대한축구협회(KFA)가 최근 불법 촬영 의혹을 받고 있는 황의조(노리치 시티)의 국가대표 선발을 당분간 보류하겠다고 밝혔다. 사실상 국가대표 자격 일시 박탈이다.
KFA는 28일 오후 3시30분 축구협회 회의실에서 윤리위원회와 공정위원회, 국가대표 전력강화위원회 위원으로 논의기구를 꾸려 1시간30분 가깝게 회의를 진행한 뒤 “현재 경찰 수사를 받고 있는 황의조에 대해 사실 관계에 대한 수사기관의 결론이 나올 때까지 국가대표로 선발하지 않을 것”이라고 발표했다.
이윤남 윤리위원장은 “국가대표 선수는 도덕성과 책임감을 가지고 국가대표의 명예를 유지해야 할 의무가 있다. 그런 점에서 본인의 사생활 등 여러 부분을 관리해야 한다는 점을 고려했다”고 결정 이유를 밝혔다.
이에 따라 황의조는 내년 1월 카타르에서 열리는 ‘2023 아시아축구연맹(AFC) 아시안컵’ 출전도 불투명해졌다. 황의조는 최근에도 꾸준히 클린스만호에 발탁되고 있는 핵심 공격 자원이다. 국가대표 통산 62경기에 출전해 19골을 기록했다.
잇따른 사생활 논란 속에서도 황의조는 최근 ‘2026 국제축구연맹(FIFA) 북중미 월드컵’ 아시아지역 2차 예선에서 싱가포르전과 중국전에 모두 교체로 출전하기도 했다. 위르겐 클린스만 한국 축구대표팀 감독은 “황의조는 우리 선수다. 아직까지 정확한 혐의가 입증되지 않았다. 명확한 혐의가 나오기 전까지 황의조는 대표팀 선수”라고 감쌌다.
황의조는 최근 불법촬영 혐의로 경찰 조사를 받았다. 서울경찰청은 지난 20일 황의조가 불법촬영을 한 혐의가 있다고 보고 그를 피의자로 전환해 조사를 진행한 바 있다.
앞서 SNS에 황의조에 대한 사생활 폭로글과 영상을 올린 여성 A씨가 지난 16일 구속되며 문제가 불거졌다. A씨는 지난 6월 SNS에 황의조의 전 연인이라고 주장하며 그와 여러 여성들의 모습이 담긴 사진과 동영상을 공유한 혐의를 받고 있다. 조사 결과 A씨는 황의조의 형수인 것으로 확인됐다.
황의조는 지난해 11월 휴대전화를 도난당한 뒤 사진 유포 협박을 받았다며 해당 내용은 모두 허위라고 주장했다.
하지만 이후 황의조의 불법촬영 혐의 피해자가 “촬영에 동의한 적이 없다”는 입장을 밝혀 논란이 커졌다. 피해자 측은 법무법인을 통해 “연인 사이에 합의된 영상”이라는 황의조의 주장을 반박하고 있다.
관련된 파장이 커지자 KFA는 윤리위원회를 열어 문제를 다뤘고, 결국 당분간 황의조를 국가대표로 발탁하지 않기로 했다.
김찬홍 기자 kch0949@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