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이저리그(MLB) 최고 슈퍼스타의 행선지는 LA 다저스였다.
MLB 공식홈페이지 MLB닷컴, ESPN 등 미국 현지 주요 언론들은 10일(한국시간) “오타니가 다저스와 계약기간 10년에 총액 7억달러(약 9240억원)라는 기록적인 계약에 합의했다”고 보도했다.
세부적인 계약 내용은 알려지지 않았으나 다저스와 오타니가 무키 베츠 때처럼 일부 금액을 차후에 받는 식(지불 유예)으로 계약했을 것으로 현지 매체들은 전망했다.
이는 샐러리캡에 따른 균형세 부과 때문이다. 앞서 베츠는 다저스와 12년 3억6500만달러(약 4818억원)에 계약했으나 1억1500만달러(약 1518억원)는 계약 기간이 끝난 뒤 받기로 합의했다. 베츠와 같은 지불 유예 방식의 계약은 오타니가 먼저 제안한 것으로 알려졌는데, 이는 우승에 대한 강한 열망 때문으로 풀이된다.
오타니 역시 자신의 SNS에 LA 다저스라고 적힌 다저스를 상징하는 이미지를 올려 이적을 공식화했다.
오타니의 계약은 역대 북미 프로스포츠 사상 최고 계약이다. 종전 북미미식축구(NFL) 캔자스시티 치프스 쿼터백 패트릭 마홈스의 10년 4억5000만달러(약 5940억원)를 가뿐히 뛰어넘었다.
야구로 범위를 제한하면 LA 에인절스에서 함께 뛰었던 마이크 트라웃의 12년 4억2650만달러(약 4752억원)를 경신한 신기록이다.
오타니는 지난 8월 오른팔 내측측부인대 파열 진단 받아 팔꿈치 인대 접합ㅂ 수술을 진행했다. 이로 인해 잔여시즌을 포함해 2024년에도 투수로 뛰지 않을 것으로 밝혔다. 이로 인해 투수와 타자를 모두 소화하는 오타니의 다음 시즌 가치가 떨어질 것으로 예측됐다.
하지만 오타니는 엄청난 규모의 계약을 끌어냈다. 오타니가 받는 평균 연봉 7000만달러는 볼티모어 오리올스(6090만달러), 오클랜드 애슬레틱스(5690만달러)의 2023년 선수단 총급여보다 많은 금액이다.
2023시즌을 끝으로 LA 에인절스와 계약이 만료된 오타니는 이번 FA(자유계약) 시장 최대어였다.
원소속팀 에인절스를 포함해 다저스, 사카고 컵스,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 토론토 블루제이스 등 빅마켓 구단이 오타니의 마음을 사로잡기 위해 영입전에 뛰어들었다.
해프닝도 있었다. MLB네트워크의 존 모로시 기자는 지난 9일 “오타니가 캐나다 토론토로 향하는 비행기에 탑승했다”고 보도했다. 갑작스러운 발표에 엄청난 관심이 쏠렸지만 이는 사실이 아니었다. 모로시 기자도 SNS를 통해 직접 사과하기에 이르렀다.
숱한 이야기를 뿌린 오타니 사가는 다저스행이 발표되면서 마무리됐다. 우승 열망이 강했던 오타니는 우승 가능성이 높은 다저스로 향하게 됐다.
투타겸업으로 MLB에 센세이션을 일으킨 오타니는 빅리그 6시즌 통산 투수로 38승 19패, 평균자책점 3.01을 기록했고, 타자로는 타율 0.274, 171홈런, 437타점, OPS(출루율+장타율) 0.922를 찍었다.
MLB 진출 첫해인 2018년 아메리칸리그(AL) 신인상을 받았고, 2021년과 2023년엔 만장일치로 AL 최우수선수(MVP)가 되며 빅리그를 평정했다. 2번이나 만장일치 MVP를 받은 건 오타니가 최초다.
다저스는 오타니 영입을 위해 일찌감치 준비를 했다. 2023시즌을 앞두고 코디 벨린저를 논텐더로 풀어버리고, 트레이드로 영입한 유격수 트레이 터너와 FA 계약을 포기했다. 사치세를 넘기지 않으면서 오타니 영입을 위한 준비를 마쳤다.
2023시즌이 끝나고 다저스는 분주히 움직였다. 데이브 로버츠 다저스 감독이 윈터미팅 기간 오타니와 만남을 가졌다고 밝히는 등 공개적으로 관심을 나타냈다. 그리고 천문학적인 금액을 베팅하며 오타니의 마음을 사로잡는 데 성공했다.
오타니가 다저스에 합류하면서 LA 다저스는 막강한 라인업을 꾸리게 됐다.
기존에 무키 베츠와 프레디 프리먼이 버티던 상위 타선에 오타니까지 합류하면서 상대 투수에겐 지옥과도 같은 라인업이 완성됐다. 베츠는 2018년 아메리칸리그 MVP, 프리먼은 2020년 내셔널리그 MVP 출신이다.
오타니는 이날 개인 SNS에 “에인절스 팬의 지지와 응원은 내게 전부였다. 에인절스와 함께한 6년은 영원히 가슴에 새겨져 있을 것”이라며 “모든 다저스 팬에게 항상 팀을 위해 최선을 다하고, 항상 최고의 모습을 보여주기 위해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다짐한다. 내 선수 생활 마지막 날까지 다저스뿐만 아니라 야구계를 위해 계속 노력하겠다”고 소감을 전했혔다.
김찬홍 기자 kch0949@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