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낙연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신당 창당을 공식화하자 당내에선 대체적으로 ‘당혹스럽다’는 분위기가 감지된다. 특히 비명(비이재명)계 의원들마저도 연대 가능성에 거리를 두는 모습이다. 친이낙연계로 불렸던 의원들도 신당 합류 가능성에 선을 그었다. 

비주류 모임인 ‘원칙과 상식’ 소속 이원욱 민주당 의원은 14일 SBS라디오에서 이 전 대표의 신당 창당 발표를 두고 “많이 당황스럽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 전 대표께서 숨고르기 없이 갑자기 링에 뛰어들어 막 100미터(m)를 질주하고 계시는 것 같다”고 했다. 

그러면서 원칙과 상식 소속 모임 의원들(조응천·이원욱·윤영찬·김종민)은 이 전 대표를 따라 나갈지 등에 대해 논의한 적 없다며 재차 거리를 뒀다. 그는 “실존적 문제에 대해서 합의를 본 바 없다”고 설명했다. 

친이낙연계에서도 이 전 대표의 신당 창당에 반대한다는 목소리를 냈다. 이병훈 민주당 의원은 13일 기자회견을 통해 “신당에 참여할 의사가 없고 신당에 반대한다”며 “제1야당인 민주당의 분열을 초래할 가능성이 크다”고 비판했다. 

이 전 대표는 이날 SBS에 출연해 신당 창당을 공식화하면서 총선 목표에 대해 “욕심대로라면 제1당이 돼야 할 것”이라고 말해 민주당 내에서는 반발하는 등 파장이 커졌다. 당내에선 총선을 앞두고 분열을 초래하면 윤석열 정권과 맞서 싸울 수 없다는 비판이 거세지는 상황이다. 

조응천 의원은 CBS라디오에서 “이 전 대표는 저희랑 무관하게 진행하고 계시는 것”이라며 “왜 저렇게 서두르나”고 했다. 그러면서 “반이재명이라는 가치만으로 1당은 어림도 없다”며 “총선이 식당 메뉴판이라면 지금 메뉴판에는 탄 밥과 쉰 밥 혹은 핵폐기물과 독극물밖에 없다. 그러니 손님이 선뜻 손이 가지 않는 것”이라고 꼬집었다. 

당내에선 이 전 대표를 따라갈 사람은 없을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는 가운데 일각에선 통합 체제를 위해 이재명 대표와 이 전 대표의 봉합에 노력을 끝까지 해봐야 한다는 의견도 나온다. 

김한규 의원은 이날 CBS라디오에서 “이 전 대표는 이재명 대표의 당 운영 방식에 대해 불만이 많고 내년 8월 이후에도 크게 달라지지 않을 것 같다 이런 문제의식을 갖고 계신 것 같다”며 “개인적으론 12월 말까지 생각해보신다고 했으니 당에서 어떻게든 전직 총리로서, 전직 당대표로서 기여할 바를 만들어드리는 노력을 끝까지 해야 되지 않나는 생각이다”고 했다. 

한 초선 의원도 이날 쿠키뉴스와 통화에서 “이 전 대표의 신당 창당엔 반대한다”며 “친명계 내에서 사쿠라 이런 발언들은 자제하고 끝까지 (봉합을 위해) 노력해봐야 되지 않냐는 개인적인 바람은 있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