같은 미세먼지 농도에서도 운동 강도에 따라 사망 위험도가 달라진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세브란스병원 심장내과 정보영 교수, 박한진 강사, 분당차병원 심장내과 양필성 교수 공동 연구팀은 미세먼지 농도와 노인의 운동 강도의 관계를 조사한 결과 저농도 미세먼지 속에서 중등도, 고강도 운동을 하면 수명 연장에 긍정적인 영향을 갖는다고 28일 전했다.

연구팀은 건강보험공단 자료를 통해 2009년 1월부터 2012년 12월까지 회당 최소 30분 이상의 신체 운동을 주 1회 이상 주기적으로 하는 만 65세 이상 노인 8만1326명을 대상으로 연평균 미세먼지(PM10) 농도와 운동 강도가 수명에 미치는 영향을 살폈다.

그 결과 연평균 미세먼지가 54.5㎍/m³(세제곱마이크로미터, 연평균 미세먼지 농도 전국 상위 10% 기준) 이하인 저농도 지역에서 중등도, 고강도 운동을 이어갈 경우 수명 연장에 도움이 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 노인의 전체 운동량 중 중등도 운동 비중이 10% 증가하면 사망 위험률이 2.3% 감소했고, 고강도 운동의 비중이 10% 늘면 2.8% 줄었다.

반면 연평균 미세먼지가 54.5㎍/m³ 이상일 때는 운동 강도에 따라 사망 위험률이 차이를 보였다. 미세먼지 고농도 지역의 노인이 중등도 운동 비중을 10% 늘리면 사망 위험률이 4.8% 감소했지만, 고강도 운동 비중을 같은 정도로 올리면 사망 위험률이 4.9% 증가했다.

중등도 운동으론 걷기, 자전거 타기 등을 꼽을 수 있으며, 격렬한 달리기 등 숨이 헐떡일 정도의 활동은 고강도 운동으로 구분할 수 있다.

정보영 교수는 “이번 연구를 통해 미세먼지가 있다고 해서 무조건 야외운동을 지양할 필요는 없다는 것을 확인했다”며 “다만 고농도 미세먼지로 인해 대기 질이 나쁜 상황에서의 고강도 운동은 실내에서 할 것을 권한다”고 말했다.

한국보건의료연구원 환자중심의료기술최적화 연구사업의 지원을 받아 진행된 이번 연구 결과는 미국의 저명한 의학술지 메이요클리닉 프로시딩(Mayo Clinic Proceedings, IF 12.213) 최신호에 실렸다.

김성일 기자 ivemic@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