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세계 제약바이오 전문가가 모인 ‘JP 모건 헬스케어 컨퍼런스’에서 삼성바이오로직스, 롯데바이오로직스, SK바이오팜이 특색있는 경영 전략을 발표했다.
지난 8일부터 11일까지(미국 현지시각) 나흘간 진행되는 2024 JP모건 헬스케어 콘퍼런스(JPMHC)는 미국 투자은행 JP모건이 매년 개최하는 글로벌 최대 제약 바이오 투자 행사다. 올해는 전 세계 8000여명의 투자자와 600여개 바이오 기업이 참여했다.
특히 이번 JPMHC에서는 삼성바이오로직스, 롯데바이오로직스, SK바이오팜, 셀트리온 등 다수 국내 제약사가 공식 초청을 받고, 경영 전략을 발표하는 기회가 마련됐다.
삼성바이오로직스, ADC 생산·5공장 준공·거점 확보 3대축 확장
존림 삼성바이오로직스 대표는 JPMHC 발표에서 생산능력, 비즈니스 포트폴리오, 지리적 거점 3대 축 확장 전략에 속도를 낼 계획이라고 밝혔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차세대 바이오 기술로 떠오르는 ADC 분야에서 경쟁력을 확보하고 시장에 선제적으로 대응하기 위해 2024년 준공을 목표로 의약품 생산시설 건설을 추진하고 있다. 삼성 라이프 사이언스 펀드를 통해 ADC 기술을 보유하고 있는 유망한 국내외 바이오 기업에 투자를 진행하고 있기도 하다.
지난해 4월 착공에 들어간 5공장은 2025년 4월, 업계 최단 기간인 24개월을 공사 기간으로 잡고 건설 중이다. 18만 리터 동일 규모인 3공장보다 약 1년(35→24개월) 단축된 신기록을 쓸 것으로 예상된다. 5공장 완공 시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전 세계 압도적인 1위 규모인 총 78만4000리터의 생산능력을 보유하게 된다.
글로벌 고객사와의 접점을 늘리기 위해 지리적 거점 확대도 지속할 예정이다. 앞서 보스턴에 이어 2023년 주요 빅파마가 위치한 뉴저지에 세일즈 오피스(영업 사무소)를 구축해 고객 소통 채널로 활용하고 있다. 향후 중요성이 높은 해외 거점에 추가로 진출해 글로벌 수주 네트워크를 구성하고 영업 역량 측면에서 초격차 경쟁력을 만들어 나갈 방침이다.
존림 대표는 “삼성의 바이오 사업 비전과 로드맵에 발맞춰 선제적이고 과감한 투자를 이어갈 것”이라고 말했다.
롯데바이오로직스, 고객사 수요 충족 ‘바이오 플랜트’ 구축
이원직 롯데바이오로직스 대표는 현재 구축 중인 송도 바이오플랜트 구성 계획을 발표하고, 고객사의 수요를 충족할 수 있는 의약품 인프라 확충을 약속했다.
이와 함께 위택생산(CDMO) 시장의 수요와 공급 역량 격차를 해소하는 유연하고 정교한 의약품 생산시설을 갖추기 위해 디자인(Design)을 설계의 주요 키워드로 제시했다.
구체적으로 △기술적 유연성을 반영한 시설 △전문인력의 경험에 기반한 최적 운영 시스템 △ 숙련된 품질 인력이 설계한 고품질 시스템 내재화 △성장지향적 제도를 통한 인적자원 역량 강화 △미래지향적 성장을 통한 오픈이노베이션 생태계 구축을 예로 들었다.
롯데바이오로직스는 지난해 10월 인천경제자유구역청과 인천 송도국제도시 내 바이오 플랜트 건립을 위한 토지매매 계약을 체결한 바 있다. 이를 통해 2030년까지 송도 11공구 KI20 블록(인천광역시 연수구 송도동 418, 418-9)에 바이오 플랜트 3개를 건설해 총 36만 리터 규모의 항체 의약품 생산 체계를 갖출 예정이다.
이 대표는 “송도 바이오 플랜트는 단순 생산시설 그 이상을 넘어 인류의 더 나은 삶을 위한 혁신 솔루션의 가치를 지닐 것”이라며 “환자들에게 필요한 의약품을 적재적소에 공급하는 글로벌 CDMO 기업으로 도약해 나가겠다”고 언급했다.
SK바이오팜, 세노바메이트 10억불·새로운 파이프라인 선점
이동훈 SK바이오팜 사장은 세노바메이트의 강력한 현금 창출력을 기반으로 혁신 신약 개발 플랫폼에 투자해 글로벌 빅 바이오텍으로 제 2의 도약을 준비한다는 전략이다.
뇌전증 신약 세노바메이트는 지난해 미국 시장에서 제품명 엑스코프리로 판매되며 신규 환자 처방 수(NBRx) 1위의 뇌전증 치료제로 등극했다. 신규 환자 처방이 증가하면서 총 처방 수(TRx)도 가파르게 늘고 있다. 세노바메이트의 출시 37~42개월차 처방 수는 13만7526건으로, 경쟁 신약의 1.67배 수준이다.
이 사장은 세노바메이트의 전신 발작 및 소아청소년 적응증 확장과 아시아 3개국 임상 3상을 2025년까지 마무리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이를 통해 2029년에는 1조원 이상의 블록버스터 매출을 달성하겠다는 포부다.
또 표적단백질분해 치료제(TPD)·방사선의약품(RPT)·세포유전자 치료제(CGT) 개발과 시장 선점도 목표로 했다. 이를 위해 SK라이프사이언스랩스, SK팜테코 등 SK그룹과의 협업을 활발히 전개하고 있다.
이 사장은 “세노바메이트의 지속적인 성장과 SK그룹사와의 시너지를 바탕으로 신규 모달리티 기술 플랫폼과 항암으로 영역을 확장하고 균형 잡힌 ‘빅 바이오텍’으로 도약할 것”이라고 전했다.
박선혜 기자 betough@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