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낙연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탈당을 공식 선언, 제3지대에서 신당을 창당하겠다고 밝혔다. 그는 오는 4월 총선을 앞두고 거대 양당의 독점 구도를 깨뜨리기 위해 되도록 많은 의석을 얻겠다는 의지도 드러냈다.
그는 11일 서울 여의도 국회 소통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오늘 저는 24년 동안 몸담았던 민주당을 벗어나 새로운 위치에서, 새로운 방식으로 대한민국에 봉사하는 새로운 길에 나서기로 했다”고 밝혔다.
그는 이재명 대표를 겨냥하며 현재 민주당이 ‘1인 정당’,‘방탄 정당’으로 변질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민주당의 정신과 가치를 지키고 구현할 만한 젊은 국회의원이 잇달아 출마를 포기하는 지경에 이르렀다. 당내 비판자와 저의 지지자들은 ‘수박’으로 모멸과 공격을 받았다”고 비판했다.
이 전 대표는 제16·17·18·19·21대에서 활동한 5선 의원으로, 전라남도지사를 거쳐 문재인 정부에서 초대 국무총리를 지냈다. 당에서는 원내대표, 당대표 모두 역임했다. 지난 2022년 대선 경선에서 이재명 대표와 경쟁했던 그는 그 해 6월 지방선거 이후 미국으로 떠나 조지워싱턴대학의 방문 연구원으로 지내왔다. 1년간의 미국 생활을 마치고 지난해 6월 귀국해 정치판에 복귀했다.
그는 “무능하고 부패한 거대 양당이 진영의 사활을 걸고, 극한투쟁을 계속하는 현재의 양당 독점 정치구조를 깨지 않고는 대한민국이 온전하게 지속될 수 없다”며 “혐오와 증오의 양당제를 끝내고, 타협과 조정의 다당제를 시작해야 한다. 4월 총선이 그 출발이 되도록 국민 여러분께서 도와주시길 바란다”고 강조했다.
또 그는 새로운 정치의 길동무가 되겠다고 밝혔다. 이 전 대표는 기자회견 직후 기자들과 만나 “당에 남아서 아무 말도 못하는 채 따라다니며 선거에서 응원이나 하는 게 좋을지, 아니면 새로운 정치를 갈망하는 수많은 국민들께 길동무라도 돼드리는 게 더 가치 있는지를 두고 고민했는데 후자가 더 가치 있다고 생각했다”고 했다.
그러면서 새로운 정치에 뜻이 있으면 누구든지 손을 잡을 수 있다고 했다. 전날 탈당을 선언한 민주당 비주류 모임 ‘원칙과 상식’ 김종민·이원욱·조응천 의원들과 우선적으로 협력하겠다고 밝혔다. 또 신당 창당을 준비 중인 이준석 전 국민의힘 대표와도 연대가 가능하다고 했다.
그는 “극한의 진영 대결을 뛰어넘어 국가 과제를 해결하고 국민 생활을 돕도록 견인하는 새로운 정치세력을 만들겠다. 그 길에 뜻을 같이하는 사람이라면 누구든지 힘을 모아야 한다”면서 “저는 우선 민주당에서 혁신을 위해 노력하셨던 의원 모임 원칙과상식 동지들과 협력하겠다”고 말했다.
이어 “어느 분야에서든 착하고 바르게 살아온 사람들이 그 길에 함께해 주시기를 바란다”며 “특히 청년과 전문직의 참여가 필요하다. 그런 분들께서 정치 참여의 기회를 얻으시도록 돕겠다”고 호소했다.
이 전 대표는 이날 기자회견 후 취재진과 만나는 자리에서 자신과 함께하는 ‘젊은 동지’라며 신정현 전 경기도의회 의원, 천병준 부산 동래구의회 의원, 이종호 사회복지사, 박정준 민주당 다청년위원 등 4명을 소개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