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헬스케어·제약바이오 벤처기업들의 약진이 계속되고 있다. 이들이 제품 연구개발(R&D)을 포기하지 않도록 적극적인 지원이 이뤄져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18일 업계에 따르면 헬스케어 벤처기업들이 독자적인 기술력을 확보해 기존 제품에 새로운 기술을 접목하고 진보된 제품을 개발하는 등 환자 삶의 질을 개선하기 위한 노력을 지속적으로 전개하고 있다.
바이오벤처 기업 중 하나인 ‘바스큘러인터페이스’는 혈액과 박테리아 흡착을 억제하는 기능성 혈관계 카테터(도관)를 개발하고 있다. 혈관계 카테터는 30일 동안 정맥에 삽입돼 약물 주입, 혈액 채취 등을 하는 의료기기다. 바스큘러인터페이스는 지난 2018년 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으로부터 고분자 표면개질용 첨가제 제조에 관한 기술 이전을 받아 관련 연구원 2명과 함께 경기도 수원에서 창업했다.
카테터가 혈관에 있는 동안 혈소판, 혈장단백질 등이 카테터 표면에 달라붙어 혈전을 일으키고, 박테리아가 번식해 혈류 감염을 일으킨다. 바스큘러인터페이스가 개발하는 카테터는 이러한 부작용을 억제하는 제품이다.
혈전과 혈류 감염으로만 미국에서 매년 20만명이 사망하는 만큼 바스큘러인터페이스의 카테터에 관심이 모인다. 바스큘러인터페이스 관계자는 “기능성 카테터를 개발하면 혈류 감염과 혈전뿐 아니라 감염에서 비롯된 패혈증까지 예방해 전 세계 약 4000만명의 목숨을 살릴 수 있을 것”이라며 “기능성 카테터는 삶의 가장 중요한 가치인 행복함의 조건을 충족시킬 수 있는 제품이다”라고 말했다.
KIST로부터 기술 이전을 받아 연구의 기본 토대를 확립한 바스큘러인터페이스는 최근 혈관계 카테터뿐 아니라 관상동맥용 스텐트(그물망) 개발에도 주력하고 있다. 2022년 한국사회투자, 2023년 BSK 인베스트먼트, 퍼스트게이트의 투자사로부터 투자를 받아 현재 서울아산병원에서 카테터의 기능과 안전성을 확인하기 위해 임상시험을 진행하고 있다.
바스큘러인터페이스는 지난해 12월21일 국민일보와 쿠키뉴스가 공동 주최한 ‘제3회 코어 스타트업 어워즈’에서 헬스케어&바이오 최우수상(한국바이오협회장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코어 스타트업 어워즈는 한 해 혁신 기술과 아이템을 바탕으로 높은 사업 성과를 보인 스타트업들을 시상하고 격려하는 자리다.
이 자리에서 체외진단의료기기 벤처기업 ‘바이오니트’도 최우수상을 공동 수상했다. 바이오니트는 바이오기술과 IT 기술을 결합한 의료기기를 개발하고 있다. 의료현장의 위험한 반복 수작업을 대체하고, 의료 행위의 가치를 높이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바이오니트는 그동안 자궁경부암 진단 시스템과 여러 자동화 의료기기를 개발해 공급해왔다. 향후엔 가루약 자동 포장기와 액체생검 분야의 핵심기술을 기반으로 R&D에 집중할 계획이다. 바이오니트 관계자는 “의료현장에서 아직도 위험하고 노동 집약적인 업무가 진행되고 있다”며 “또 창조적인 의료기기를 개발해 의료혜택을 덜 받는 저개발국가 사람들의 삶의 질 향상을 위해 노력하겠다”고 했다.
업계는 이러한 바이오벤처 기업들이 기술 개발과 시장 진출에 어려움을 겪지 않도록 지원이 뒷받침돼야 한다고 전한다. 이승규 한국바이오협회 상임부회장은 쿠키뉴스와의 통화에서 “혁신 신약이든 의료기기든 끊임없는 투자와 단계별 지원이 없다면 성공할 수 없다”며 “정부는 일정한 투자 규모가 유지될 수 있도록 지원하고 규제 리스크를 해소해 줘야 한다”고 제언했다. 아울러 “완제품 생산부터 판매, 마케팅에 이르기까지 전주기적 인프라를 구축해 지원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신대현 기자 sdh3698@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