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프면 쉴 권리’를 누리는 노동자가 더 늘어날 전망이다. 정부가 업무 외 부상이나 질병으로 근로를 할 수 없게 되어 생활에 어려움을 겪는 노동자를 지원하기 위한 상병수당 시범사업 시행 지역을 확대하기로 했다.
보건복지부는 현재 10개 지역을 대상으로 시행 중인 상병수당 시범사업에 신규로 4개 지역을 추가 선정해 올해 하반기부터 시행할 예정이라고 30일 밝혔다.
상병수당 시범사업은 근로자가 업무 외 질병·부상 발생으로 경제활동이 어려운 경우 치료에 집중할 수 있도록 소득을 보전하는 제도다. 지급요건을 충족하는 경우, 하루 4만7560원의 급여가 지급된다. 지역별 대기기간(3~14일)을 제외하고 최대 90~120일간 수급이 가능하다.
지난해 7월부터 시행된 이 사업은 총 9774건이 지급됐다. 1인당 평균 18.5일, 84.7만 원을 수급 받았다.
시범사업은 단계별로 신청자격에 차이가 있다. 경기 부천시·경북 포항시·서울 종로구·충남 천안시·전남 순천시·경남 창원시에서 상병수당 1단계 시범사업을, 경기 안양시·용인시·대구 달서구·전북 익산시에서 상병수당 2단계 시범사업을 시행하고 있다. 모든 취업자가 신청 가능한 1단계와는 달리 2단계의 경우 가구 합산 건강보험료 환산 기준중위소득 120% 이하 및 재산 7억원 이하 가구에 속하는 취업자를 대상으로 한다.
사업 참여자의 만족도는 높은 편이다. 농산물 판매장에서 근무하는 A씨(경북 포항시 거주)는 허리골절로 수술 후 6주간 치료와 휴식이 필요하다는 진단을 받았다. 업무 중 다친 것이 아니라 산업재해보상보험 신청도 어렵고 무급휴직을 해야 해서 생계가 걱정되던 중 상병수당 시범사업 제도를 신청했다.
A씨는 대기기간(7일)을 제외하고 총 35일간 약 161만 원의 상병수당을 수급 받았다. 그는 “상병수당 덕분에 마음 편히 치료를 받고 직장에도 복귀할 수 있었다”라며 “상병수당 제도가 더 많은 지역에 확대되길 바란다”고 밝혔다.
추가 모집하는 신규 4개 지역은 지방자치단체 공개 경쟁을 통해 선정된다. 접수 기간은 오는 내달 7일부터 29일까지다. 사업추진 여건, 추진 기반, 사업계획의 적절성 및 충실성, 각 지자체장의 사업추진 의지 등을 평가하여 4월중 3단계 시범사업 지역을 선정할 계획이다.
이중규 보건복지부 건강보험정책국장은 “상병수당 시범사업을 통해 부상이나 질병으로 근로를 할 수 없게 되어 생활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지역주민들이 혜택을 받게 되었다”며 “오는 7월부터 4개 지역에서 추가 시행할 예정으로 관심 있는 지자체의 적극적인 참여를 바란다”고 밝혔다.
김은빈 기자 eunbeen1123@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