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이번 총선에 적용할 선거제 결정 권한을 위임받아 조만간 발표할 예정이다. 준연동형·병립형 중 병립형 비례대표제로 회귀할 가능성이 지배적이다.
민주당은 2일 국회에서 비공개 최고위원회의를 열고 연동형·병립형 비례대표제 결정을 위한 전 당원 투표를 실시하는 방안을 논의한 끝에 이재명 대표에게 당의 입장을 정하는 권한을 위임하기로 했다. 강선우 대변인은 이날 회의 직후 “최고위에서 허심탄회한 소통이 있었다”며 이같이 결정했다고 전했다.
그간 당 내에선 소수 정당의 국회 진출을 보장해주는 준연동형 유지와 총선 승리 및 의석수 확보에 유리한 병립형으로 회귀해야 한다는 입장이 팽팽하게 맞섰다. 정청래 최고위원은 최근 전 당원 투표로 병립형 회귀 여부를 정하자고 제안한 반면 고민정 최고위원은 전 당원 투표제는 ‘무책임한 행동’이라고 비판했다.
고 최고위원은 이날 최고위원회의 공개 발언에서 “지난 총선에서 위성정당을 창당할 때, 서울, 부산 보궐선거 후보를 공철할 때 당원 투표로 동의를 얻어 실행에 나섰으나 큰 후폭풍에 휩싸였다”며 전 당원 투표제를 직격했다.
고 최고위원의 우려는 지난 2020년 3월 총선 당시 ‘위성정당 참여’ 여부를 전 당원 투표로 결정한 것에 따른 것으로 보인다. 당시 민주당은 꼼수 논란에 휩싸이며 책임을 당원에게 전가한다는 비판을 받았다.
이 대표는 주말동안 고심하고 조만간 결정을 내릴 것으로 보인다. 당내에선 병립형 회귀에 무게를 싣고 있다. 앞서 이 대표는 지난해 11월 “멋지게 지면 무슨 소용이냐”며 총선 승리에 유리한 병립형 회귀를 시사한 바 있다.
다만 이 대표가 병립형 회귀를 결정할 경우 지난 대선 때 약속했던 등가성 보장 공약 등을 파기한다는 비판을 받을 수 있어 끝마무리를 어떻게 지을 지에 초점을 맞춰 고심할 것으로 보인다. 장경태 최고위원은 회의 직후 기자들과 만나 “이재명 대표의 결단 시점이 설 연휴 기간을 넘지는 않을 것”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