웃어야 할까, 울어야 할까. 한국서 혹평받은 넷플릭스 영화 ‘황야’(감독 허명행)가 글로벌 순위에선 2주 연속 정상을 차지했다. 글로벌에선 1위에 올랐으나 국내 평점 2점대(네이버 기준)에 그쳤던 넷플릭스 영화 ‘독전2’(감독 백종열)와 닮은꼴이다.
7일(한국시간) 넷플릭스 톱10에 따르면 ‘황야’는 지난달 29일부터 이달 4일까지 전 세계 넷플릭스 비영어권 영화 중 가장 많은 시청수를 기록했다. 지난주에 이어 같은 부문에서 2주 연속 1위를 차지했다. 넷플릭스가 집계한 이 작품 주간 시청수는 1810만 시간이다. 2위인 ‘안데스 설원의 생존자들’(감독 후안 안토니오 바요나)의 시청수 690만 시간보다 2배 이상 많다.
‘황야’는 대지진이 발생해 폐허가 된 세상에서 살아남은 사람들의 사투를 그린다. 배우 마동석이 연기한 사냥꾼 남산이 주인공이다. 이웃 소녀 수나(노정의)가 수상한 사람들에게 납치되자 남산과 지완(이준영)이 그를 구하러 나선다. 마동석과 오랜 시간 호흡을 맞춘 액션감독 허명행의 첫 연출작이다. 허 감독은 오는 5월 개봉 예정인 영화 ‘범죄도시4’에서도 메가폰을 잡았다.
지난달 26일 공개된 이 작품엔 호평보다 혹평이 더 쏟아졌다. 포털사이트 네이버 평점은 10점 만점에 5점이다. 9~10점을 준 관객이 전체의 29%로 적지 않았으나 절반 가까운 관객(46%)이 1~2점을 매겼다. “‘범죄도시4’ 기대감이 부서진다”(harv****)거나 “넷플릭스 작품은 걸러야겠다”(yool****)는 쓴소리가 적지 않다. 한국 관객들이 이용하는 왓챠피디아에서도 ‘황야’는 5점 만점에 2.1점을 받았다. 액션 장면은 볼 만하나 이야기 뼈대가 약하다는 지적이 대부분이다.
해외 관객은 반응이 유하다. 글로벌 TV·영화 비평사이트 IMDb에선 10점 만점에 6점을 받았다. 영화 ‘이터널스’(감독 클로이 자오)에 출연해 해외에도 잘 알려진 마동석이 글로벌 관객을 끌어들인 것으로 보인다. 또 다른 글로벌 비평사이트 로튼토마토에선 관객 점수 56%에 그쳤다. 비평가 점수는 72%로 그보단 높다. “B급 영화의 진부한 표현과 끊임없는 근접액션으로 달려간다”(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는 혹평과 “‘콘크리트 유토피아’의 광기를 확장한다”(필름위크)는 호평이 교차한다.
한편 이번 주 넷플릭스 비영어권 시리즈물 가운데선 JTBC ‘닥터슬럼프’가 정상에 올랐다. 한국, 홍콩, 인도네시아, 말레이시아, 싱가포르 등 9개 국가에서 1위를 차지했고, 총 31개 국가에서 10위 안에 이름을 올렸다. 지난주 1위였던 ‘선산’은 9위로 미끄러졌다. tvN ‘세작, 매혹된 자들’과 SBS ‘마이데몬’은 각각 6위와 7위를 기록했다.
이은호 기자 wild37@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