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 공천을 보니 이런 상태로 총선 승리를 할 수 있을까요”
최근 민주당 한 수도권 후보의 선거사무소에 방문한 권리당원들이 이같은 우려를 내비쳤다. 당원들이 선거사무소에 방문해 당의 공천과정에 비판의 목소리를 잇따라 내고 있다. 민주당 한 충청권 후보의 선거사무소를 찾은 당원들은 “현재 여론의 흐름이 부정적인데, 공천과정의 논란들이 영향을 미친 것”이라고 분석했다.
4.10 총선을 한달여 앞두고 공천파동이 이어지자 당 안팎에서는 걱정이 많다. 공천에 문제를 제기하며 최고위원직을 관둔 고민정 민주당 의원도 지난달 “공천에서 떨어진 사람들뿐만 아니라 이재명 대표와 문재인 전 대통령을 지지하는 핵심 당원들조차도 걱정을 많이 한다”고 지적한 바 있다. 비명(비이재명)계 송갑석 의원은 7일 BBS라디오에서 “당 내부의 결집과 단합을 약화시키고 친명 일색의 분들로 후보가 정해지고 있다하는 흐름은 중도층 표심에 좋은 영향을 미칠 것 같지 않다”고 했다.
박광온, 윤영찬, 강병원, 김한정 의원 등 비명계 현역 의원들이 지난 6일 친명계 후보들에게 패배해 대거 탈락했으며 박용진 의원은 현역 하위10%에 들면서 정봉주 전 의원과 결선을 치르게 됐다. 이에 박 의원은 “여러가지 원칙들이 계속 깨지고 있는 모습때문에 국민과 언론이 지적하고 있다”고 했다.
당 밖에서도 민주당의 공천에 대해 부정 평가가 잇따라 나타나고 있다. 엠브레인퍼블릭·케이스탯리서치·코리아리서치·한국리서치가 지난 4∼6일 전국 만 18세 이상 남녀 1000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전국지표조사(NBS)에 따르면 민주당 공천에 대한 평가로 ‘잘못하고 있다’가 53%로 과반으로 집계됐다. ‘잘한다’는 32%에 그쳤다. 국민의힘 공천에 대한 부정평가는 42%였다. 또 다른 여론조사에서는 투표결정에 영향을 미칠 사안에 대해 ‘주요 정당의 공천 문제’가 66%로 나타났다. 민주당 지지층은 71%, 국민의힘 지지층은 68%가 이같이 응답했다.
민주당 한 관계자는 이날 쿠키뉴스와 통화에서 “공천과정의 문제로 지역마다 당원들이 걱정을 많이 하는 건 사실”이라며 “공천이슈말고는 지지율에 영향을 미칠 만한 이슈가 없지 않았나”고 했다. 또다른 관계자는 “국면 전환을 빠르게 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다만 일각에선 경선결과를 마무리짓고 본격 선대위로 전환하면 여론이 바뀔 것이라고 전망했다. 당원들의 경우 결국 총선에서 본인 당에 찍을 가능성이 높지만 중도층의 경우 내밀한 공천 과정의 문제 등 보다는 ‘정권 심판’ 및 ‘경제’에 초점을 맞춰 투표할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지도부 한 관계자는 “친명계인 조정식 의원 등의 다선 의원들도 불출마를 했으면 상황은 나았을 텐데 그렇지 않았기 때문에 약간의 잡음은 있었지만 지금 여론조사로 평가하기엔 너무 이르다”고 꼬집었다. 최요한 정치평론가는 “역대 중간 선거는 모두 정권 심판 선거였다”며 “강서구청장 보궐선거에서도 상상 이상으로 표 차이가 났다. 공천과정의 잡음은 바로 잡힐 것”이라고 분석했다.
한편 인용된 여론조사는 휴대전화 가상번호(100%)를 이용한 전화 면접 방식으로 이뤄졌고, 응답률은 17.2%다.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서 ±3.1%p다.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조하면 된다.
이승은 기자 selee2312@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