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에서 개인이 뇌 건강을 관리하는 게 가능해질 것입니다.”
이진형 미국 스탠퍼드대학교 신경학·생명공학과 교수는 14일 서울 강남구 코엑스에서 열린 ‘메디컬 코리아’ 기조연설을 통해 개개인이 뇌 건강을 관리할 수 있는 날이 올 것이라고 장담했다. 이 교수는 최근 한국인 여성 최초의 스탠퍼드대 뇌과학자이자 종신교수로 주목받고 있는 인물이다.
이 교수는 어디서든 개인이 모바일 애플리케이션을 통해 다양한 뇌 질환을 진단하고, 그에 대한 치료법을 찾을 수 있는 플랫폼을 만들 계획이다. 이를 통해 환자의 치료 접근성을 높이고, 의료비용을 낮출 수 있을 것으로 전망했다.
이 교수는 “1970년대만 해도 1만명 가운데 1명꼴이었던 자폐 질환이 지금은 36명 가운데 1명꼴로 추정될 만큼 자폐와 같은 발달성장애 환자가 빠른 속도로 증가하고 있다”며 “치매의 경우 제약업계가 치료제 한 개를 개발하는 데 1조원 넘게 투자를 했지만 결과적으로 많은 실패를 했고, 몇 개의 약물이 승인됐지만 부작용 때문에 사용에 한계가 있다”고 짚었다.
그러면서 “뇌 질환 치료의 기본적인 목표는 뇌 기능의 정상화로, 이를 위해선 뇌 기능을 정확히 측정하는 게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뇌 질환을 정복하지 못하는 이유는 ‘뇌가 어떻게 작동하는지’ 모르기 때문이라는 진단이다. 이 교수는 “체계적으로 뇌 질환을 진단하고 치료하는 방법을 찾아나갈 수 있는 플랫폼을 만들면 환자는 자신의 뇌 상태를 직접 점검하고, 의료기관은 환자의 상태를 손쉽게 파악하고 관리하는 게 가능해진다”고 말했다.
이 교수는 2013년 미국 실리콘밸리에서 바이오 기업 ‘엘비스’를 창업했다. 최근엔 서울에 이어 대구에 사무실을 여는 등 한국에서도 간질, 치매, 파킨슨병 등 5개 질환 진단·치료법을 연구하고 있다.
이 교수는 “치매와 간질(뇌전증) 솔루션을 완성해 인증 절차를 남겨둔 상태이고, 파킨슨병에 관한 원인을 밝혀내 치료법을 만들어나가는 단계”라며 “10년 내 5개 질환에 대한 솔루션을 제시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전했다. 아울러 “아이폰에 여러 애플리케이션을 설치해 쓰듯 다양한 뇌 질환과 그에 대한 치료법이 담긴 앱을 내려받아 쓸 수 있게 하겠다”고 밝혔다.
한편 ‘모두의 헬스케어: 장벽 없는 세상을 향한 새로운 탐색’을 주제로 세계 의료 전문가들이 참석한 이번 콘퍼런스는 이날부터 오는 15일까지 진행된다.
신대현 기자 sdh3698@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