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세계에서 큰 성공을 거둔 넷플릭스 ‘피지컬: 100’이 시즌2로 돌아온다. 그리스 신전을 콘셉트로 삼은 지난 시즌에 이어 이번에는 지하광산으로 향한다. 장호기 PD의 진두지휘 하에 이종일 PD, 강숙경 작가가 또 한 번 의기투합했다. 지난해 조작 의혹으로 홍역을 치른 만큼 이번엔 만반의 준비를 갖췄다. 출연진 역시 운동선수 겸 방송인 김동현을 비롯해 국가대표 출신 운동선수, 지게꾼 등 다채로운 면면으로 채웠다. 체급도 44㎏에서 200㎏를 넘나들 정도로 다양하다. 14일 서울 마포동 호텔 나루 서울 엠갤러리에서 열린 ‘피지컬: 100 시즌2 - 언더그라운드’ 제작발표회에는 이들 제작진이 참석해 “모든 예상을 깰 수 있을 것”이라고 자부했다.
“시즌2, 모든 면에서 진화했다”
‘피지컬: 100’은 지난해 공개 당시 한국 예능 최초로 넷플릭스 글로벌 톱 TV쇼(비영어) 부문에서 1위를 달성하는 등 성과를 거뒀다. 공개 6주간 시청시간만 2억시간에 육박할 정도다. 새 시즌은 지하광산을 배경으로 희생과 욕망, 협동과 경쟁의 경계를 의도적으로 모호하게 뒀다. 오로지 육체로만 자웅을 겨루게 하겠다는 의도다. 규모도 대폭 키웠다. 지난 시즌이 축구장 2개 규모였다면 이번엔 축구장 3개 규모로 넓혔다. 세트를 꾸미기 위해 사용한 모래만 300톤 이상이다. 장호기 PD는 “프로그램 핵심은 유지하지만 콘셉트와 구성 면에서 많은 걸 바꾸고 부족한 점은 개선했다”며 “규모부터 흥미로운 수행 과제(퀘스트), 출연진까지 모든 부분에서 진화했다”고 자부했다.
“참가자들 뒤통수를 치려 했다”
돌아온 시즌2는 모두의 예상을 깨는 데 집중했다. 기획 단계부터 디스토피아 영화들을 떠올리며 피지컬만이 동력이 된 세상을 구성하려 했다. 출연진의 몰입감을 끌어올리기 위해 실제 철로를 설치하는 업체와도 협업했다. 이 PD는 “이전 시즌을 보고 준비했을 참가자들의 뒤통수를 치려 했다”면서 “예상대로 흘러가지 않도록 반전을 줬다”고 귀띔했다. 시뮬레이션단도 체급과 성별별로 다양하게 꾸려 적정 난이도를 찾았다. 예고편에 등장한 무동력 트레드밀은 일찌감치 화제였다. 강 작가는 “참가자들이 무동력 트레드밀을 처음 봤을 때나 광차를 미는 표정을 잊을 수가 없다”면서 “시청자들에게도 그런 표정을 이끌어내고 싶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러면서 “출연진이 원초적인 마음으로 임한 덕에 각본 없는 드라마가 나왔다. 상상 이상의 멋진 결과일 것”이라고 자신했다.
“출연진 논란·돌발 상황 철저히 대비했다”
앞서 ‘피지컬: 100’은 결승전 조작 의혹과 출연자 성범죄 논란 등 잡음이 일었다. 국내 프로그램이 논란 발생 시 해당 분량을 편집하는 것과 달리 넷플릭스는 내부 정책상 사후 대처가 요원하다. 때문에 사전 대응에 더욱 총력을 기울였다는 설명이다. 장 PD는 “대한민국 예능 프로그램이 할 수 있는 가장 타이트한 검증 과정을 거쳤다”고 강조했다. 체급 격차 및 성별에 따라 유·불리가 나뉜다는 지적에는 “우린 가장 강력한 근육질을 선발하는 게 아닌 다양한 지표에서 완벽에 가까운 피지컬을 찾는 프로그램”이라며 “상대적 약자에게 이권을 주는 건 기획의도와 맞지 않다. 다만 출연진의 피지컬 장점을 극대화하는 면을 부각하려 했다”고 부연했다. 지난 시즌 결승전 당시 벌어진 조작 논란을 교훈 삼아 이번 시즌에는 격투기 지도자 자격증을 가진 이들을 심판단으로 기용했다. 장 PD는 “승패부터 변수까지 구두 합의나 임의 판단이 아닌 객관적 해석을 바탕으로 판정했다”고 설명했다. 행사 말미 합류한 유기환 넷플릭스 한국 예능 총괄 디렉터 역시 “지난 경험을 바탕으로 꼼꼼한 매뉴얼과 철저한 심판진, 시뮬레이션을 갖춰 모두가 납득 가능한 방식을 택했다”고 강조했다.
김예슬 기자 yeye@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