류마티스 관절염, ‘간’ 때문에 발생한다?

류마티스 관절염, ‘간’ 때문에 발생한다?

기사승인 2024-03-25 11:31:39
생쥐에서 혈청 아밀로이드A(Serum Amyloid A, SAA)를 관절 내로 주사하거나 SAA 유전자를 간에 과발현 할 경우, 만성 관절염이 현저히 나빠지지만(왼쪽), SAA를 억제하는 항체로 치료할 경우 관절염이 호전됨(오른쪽)을 보여 준다. 가톨릭중앙의료원

류마티스 관절염을 악화하는 요인 중 하나로 간에서 생성된 혈청 아밀로이드A가 지목됐다.

가톨릭중앙의료원은 김완욱 가톨릭대 의과대학 창의시스템의학연구센터 교수(교신저자) 연구팀은 최근 혈청 아밀로이드A(Serum Amyloid A, SAA)가 간에서 생성되어 혈관을 타고 관절에 도달해 류마티스 관절염을 일으키는 핵심 매개체로 작용해 관절염을 악화시킨다는 병리기전을 학계 최초로 밝혔다고 25일 전했다.

류마티스 관절염은 관절 주위를 둘러싸고 있는 활막이라는 조직에 염증이 발생해 관절의 기능 손상과 변형을 일으키는 대표적인 면역질환이다. 활막이 존재하는 관절, 즉 움직일 수 있는 모든 관절에 발생할 수 있다. 

연구팀은 신체의 염증이 지속되는 환경에서 간으로부터 과도하게 생성된 혈청 아밀로이드 A가 우리 몸의 면역시스템을 교란시키고 혈액을 타고 멀리 떨어진 관절에도 영향을 끼쳐 류마티스 관절염을 일으키는 핵심 물질로 작용하는 현상을 발견했다.

또한 다양한 세포생물학적 실험 끝에, 혈청 아밀로이드A가 단핵구(monocytes)라는 면역세포를 혈액으로부터 관절 안으로 빠르게 이동시키고 이 세포를 강력하게 흥분시켜 사이토카인과 케모카인의 분비를 자극한다는 점을 발견했다.

사이토카인과 케모카인 중 특히 CCL2(CC Motif Chemokine Ligand 2)로 인해 염증세포가 관절 내로 더욱 모여 관절 파괴와 염증반응이 증폭되면서 류마티스 관절염이 심하게 악화된다는 점을 증명했다.

이후 연구팀은 혈청 아밀로이드A에 의한 병리 현상이 류마티스 관절염 환자의 진단과 치료에 응용이 가능한지 확인 연구에 돌입했다. 그 결과, 혈액 내 혈청 아밀로이드A의 농도에 따라 류마티스 관절염 환자의 염증 상태가 잘 반영되었고 약물치료 후 염증은 현저히 감소했다. 

특히 IL-6를 억제하는 약물인 ‘악템라’로 치료할 때 가장 뚜렷하게 혈청 아밀로이드A가 감소했다. 실험용 생쥐에서 혈청 아밀로이드A의 작용을 차단하는 중화항체를 혈관 내로 주입할 경우 관절염의 진행이 현저히 억제됐는데, 이는 혈청 아밀로이드A가 류마티스 관절염의 새로운 타깃으로 치료에 응용될 수 있음을 보여준다.

김완욱 교수는 “이번 연구 성과는 간과 관절 간 상호교류가 면역세포 활성화와 만성 관절염의 원인으로 매우 중요하다는 새로운 병리 패러다임을 제시했다는 것”이라며 “이를 기반으로 혈청 아밀로이드A가 바이오 마커로서 류마티스 관절염의 진단과 치료에 새롭게 활용될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김은빈 기자 eunbeen1123@kukinews.com
김은빈 기자
eunbeen1123@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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