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그룹과 OCI그룹 간 통합을 두고 한미 오너 일가의 경영권 분쟁이 격화되고 있는 가운데, 국민연금이 한미약품그룹 모녀의 손을 들어줬다. 모녀 측과 장차남 측의 지분 비중 차이가 좁혀지면서 경영권 분쟁은 더욱 치열해질 것으로 전망된다.
국민연금기금 수탁자책임 전문위원회(이하 수책위)는 26일 회의를 열어 오는 28일 열리는 한미사이언스 정기 주주총회의 안건에 대해 심의하고 송영숙 한미그룹 회장이 이끄는 한미사이언스 현 경영진이 추천한 임주현·이우현 사내이사, 최인영 기타비상무이사, 김하일·서정모·박경진 사외이사 선임 안건에 찬성하기로 의결했다.
한미 일가의 장남과 차남인 임종윤 한미약품 사장과 임종훈 한미정밀화학 대표가 제안한 임종윤·임종훈 사내이사, 권규찬·배보경 기타비상무이사, 사봉관 사외이사 선임 안건에는 모두 반대하기로 결정했다.
한미사이언스는 한미약품의 지주회사다. 국민연금은 한미사이언스의 지분 7.66%를 갖고 있어 이번 경영권 분쟁에서 캐스팅보트를 쥐고 있다는 평가를 받는다.
이번 국민연금의 결정으로 한미사이언스의 경영권을 둘러싼 분쟁에서 송영숙 회장과 임주현 한미사이언스 사장이 쟁쟁한 경쟁력을 갖게 됐다.
현재 최대주주인 신동국 한양정밀 회장은 장차남 편을 들고 있다. 장차남 지분 28.01%, 신 회장 지분 12.15%, 디엑스앤브이엑스의 한미사이언스 지분 0.41%까지 합해 총 40.57%를 갖췄다.
모녀 측은 한미그룹 본부장 4명과 한미그룹 계열사 대표 5명, 국내 의결권 자문사인 서스틴베스틴 지분을 포함해 35%를 보유하고 있다. 여기에 국민연금 지분을 더하면 총 42.66%의 지분을 쥐게 된다.
박선혜 기자 betough@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