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키뉴스 전북본부 데스크칼럼 <편집자시선>은 우리 사회에서 일어나는 모든 현상과 현안들에 대해 따끔하게 지적하고 격려할 것은 뜨겁게 격려할 것입니다. 특히 우리 주변의 정치적 이야기에 관심을 갖고 전라북도의 새로운 길을 모색하고자 합니다. [편집자주]
4·10 총선이 10일 앞으로 다가오면서 거대 양당이 자체 분석한 지역구 선거 판세를 보면 국민의힘이 80여곳, 더불어민주당이 100여곳에서 승리할 것으로 나타났다. 254개 선거구 중에서 60곳 이상이 아직 확연히 우세한 후보가 나타나지 않고 있어 대혼전 양상인 것으로 분석된다.
48개 의석이 걸린 서울은 국민의힘 우세지역은 10곳, 민주당 우세지역은 21곳, 광역시·도 가운데 가장 많은 의석이 걸린 경기도(60개)에서는 민주당이 50여 곳에서 앞서는 등 수도권 전체 122개 의석 가운데 민주당이 90곳 이상에서 우위를 보이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낙동강벨트’를 중심으로 격돌한 부산·울산·경남(PK) 지역도 승부 예측이 쉽지 않은 상황이다. PK는 전통적으로 보수 지지세가 강하지만 민주당 현역 의원이 있는 지역과 경남 창원 일부 지역에서는 양당이 박빙 양상을 보이고 있다.
충청권(28석)의 경우도 양당이 서로 과반 승리를 예측하고 있고, 강원(8석)은 국민의힘이 우위를 보이지만 어느 정당도 승리를 자신할 수 없고 대구·경북(TK) 지역도 혼전 지역구가 속출하고 있다.
그러나 호남을 보면 그야말로 원사이드하다. 민주당은 광주와 전북, 전남 등 28개 지역구를 모두 큰 이변 없이 석권할 것으로 자신하고 있다. 그래도 광주와 전남은 일부 지역구에서 새로운 미래와 무소속 후보가 일부 선전하고 있지만 전북은 3파전을 벌리는 전주을 마저 사실상 승부가 결정됐다고 봐도 과언이 아니다.
여야 지도부가 전국을 돌며 총력 유세전을 펼치고 있으나 전북지역은 관심 밖으로 밀려난 모양새로 선거 열기가 민주당 경선 때보다 못하다.
30여년간 그래 왔듯이 전북에서는 총선이 ‘정책대결’이 아닌 ‘이념전쟁’으로 번지면서 일당독주 현상이 고착화하고 있다. 특히 이번 총선은 지난해 잼버리 실퍠와 새만금 예산 삭감 등을 겪으면서 ‘특정 정당 쏠림’이 더욱 심해져 무관심 대상으로 전락했다.
국민의힘은 16년만에 10개 전 지역구에 후보를 내세웠다고 하지만 ‘험지(險地)’를 넘어 ‘사지(死地)’로 인식되면서 버리는 패가 됐다. 한시가 아까운 선거기간에 굳이 전북을 찾을 이유가 없고 소위 ‘선물’을 준비할 필요도 없다.
그렇다면 전북을 텃밭으로 두고 있는 민주당이라도 도민들의 서운함을 달래줘야 하는데 민주당도 굳이 ‘다 잡아 논 집토끼’에 특별히 보상할 필요도 없고 중앙당 지도부에서 열정을 쏟을 이유도 없다.
민주당 전북자치도당이 제시한 ‘22대 총선 9대 공약’만 봐도 지역발전 방법론은 전혀 제시하지 못하고 지난 총선과 대선 공약보다도 퇴보하는 등 ‘재탕·삼탕 사탕발림 공약’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민주당은 총선 9대 정책공약으로 △미래융복합 신산업과 자산운용특화 금융도시 조성 △2045탄소제로 그린 성장 중심지로 조성 △첨단 농업과학기술로 농생명 산업 강화 △글로벌 K-컬쳐 △전북 청년투자 확대 민생경제 활성화 △안전하고 행복한 복지 전북 △새만금 주요 사업 2030년 완공 △전북 주요 SOC 조기 구축 △입법을 통한 전북특별자치도 성공 등을 내세웠지만 전북발전을 획기적으로 이끌 메가 프로젝트를 찾아볼 수 없다.
미래융복합 신산업·자산운용 특화 금융도시 조성은 이미 지난 총선 공약에 포함됐던 것으로 4년 동안 전혀 진전이 없다 다시 포장만 바꿔 제시했으며 글로벌 K-Culture, 지방소멸대책, 청년투자 등의 공약은 전북도가 현안으로 분류해 진행되고 있는 사업이다.
특히 공항, 철도, 도로 등 새만금 주요사업은 2030년 완공하겠다고 했는데 도리어 퇴보했다는 지적이다. 새만금 국제공항은 2026년 개항에서 2028년으로 연기돼 현재 사업 적정성 검토 용역을 받고 있는데 민주당은 기한을 더 늦쳐 2030년 완공으로 공약을 내놨다.
총선 공약 중 그나마 새롭고 신선한 것은 정운천 국민의힘 전주을 국회의원 후보가 내놓은 ‘전주와 새만금을 20분대로 연결하는 고속철도를 새만금종합계획에 포함시키겠다’는 것 정도다. 전주와 새만금을 20분대로 연결해 공동경제권으로 개발 동반 성장을 도모하겠다는 것인데 전북 전체를 놓고 볼 때 어느 정도 미래지향적 공약이라 평할 수 있다.
전북자치도의 미래 청사진을 그려보면 행정구역의 조정이 뜨거운 현안으로 떠오른다. 꾸준히 거론되고 있는 전주시와 완주군의 통합이나 새만금 메가시티 조성 등 지자체간의 이해관계가 엇갈리지만 충분히 검토하고 추진할 가치가 있는 사안들이다. 그러나 민주당은 일언반구도 없어 비껴가려는 것은 아닌지, 그만큼 전북 성장에 고뇌가 부족한 것은 아닌지 묻고 싶다.
사실 민주당이 장악하고 있는 전북 정치권은 지난해 새만금 잼버리 파행 이후 대규모 예산 삭감과 새만금 사업중단이라는 초유의 사태를 겪었지만 정부와 여권의 ‘전북 홀대’만 비난했을 뿐 자신들의 무능과 무책임에 대해서는 책임 있는 사과조차 없었다.
지금 전국은 총선을 맞아 각 지역별로 경부선 철도 지하화, 경인전철 지하화, 광역 급행열차, 신공항 건설, 공기업 지방 이전 등 굵직굵직한 사업들이 이슈화되고 있고 지역 공약으로 반영돼 가시화하는 모양새다. 오히려 천문학적인 재원을 어떻게 마련할 것이냐는 비판이 나올 정도다.
여야 모두 하루가 다르게 민심의 흐름이 바뀌는 지역을 위주로 선거 전략을 짜는 것은 당연하다. 1석이 중요한 선거 구도에서 전북은 어찌 보면 ‘번외 지역’이 되었는데 과연 무엇이 문제인지 자문해 볼 필요가 있다.
더 나아가 민주당 정치인들은 선거철인데도 유권자들을 위하기보다는 자신들의 행보에만 더 관심이다. 지난해 보여줬던 무능과 무책임한 그들에게 또다시 4년을 맡길 수밖에 없는 현실이 참담할 따름이다.
민주당에 있어 ‘전북’은 어떤 과연 의미인가, 전북의 낙후와 홀대에 민주당의 책임이 크다는 것을 직시하고 더 낮은 자세로 도민을 섬기고, 전북발전에 대해 고민하고 책임지는 모습을 보여줘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