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광암은 60~70대에서 주로 발생하고 여성보다 남성의 발병 위험도가 3~4배 높다. 특히 흡연자의 방광암 발병 위험도는 비흡연자의 2~7배에 달한다. 담배의 발암물질이 폐를 통해 몸에 흡수된 뒤 신장에서 걸러져 소변에 포함되는데, 방광이 소변 속 발암물질에 장시간 노출되면 변성이 생기고 암이 발생할 수 있다.
통증 없는 혈뇨가 대표적인 증상이다. 종괴가 만져지면 방광암이 상당히 진행된 것으로 볼 수 있다. 혈뇨 등의 이상 증상이 발견되고 방광암 가능성이 의심되면 소변검사를 실시한다. 소변검사상 이상 소견이 보이거나 육안적 혈뇨를 보인 환자에게는 방광경(내시경) 검사를 하며, 이후 컴퓨터단층촬영(CT)이나 자기공명영상법(MRI) 등을 통해 다른 장기로의 전이 혹은 임파선 전이 등을 확인한다.
방광암은 60~70% 정도가 초기 또는 1기에 진단된다. 이때는 내시경 방광 종양 절제술을 통해 검사 및 치료를 진행한다. 암이 점막이나 점막하층에만 나타나는 비근침윤성(표재성) 방광암일 경우 개복수술을 하지 않고 경요도 절제술(내시경)로 치료하는 게 보통이다.
병기와 조직학적 특징에 따라 다르지만 초기 방광암 환자라도 절반 이상은 방광 안에서 재발을 한다. 고위험군 환자의 경우 10~30% 정도는 2기로 진행될 수 있는 만큼 재발 가능성을 줄이기 위해 방광 속으로 약물을 주입하는 경우가 많다.
2기 이상의 방광암은 진행성 암으로, 근침윤성 방광암이라 부른다. 주변 장기로 전이는 없지만 뿌리가 깊은 2~3기 침윤성 방광암은 대개 개복 후 로봇 근치적 방광 절제술, 인공 방광 조형술 등을 실시한다. 근침윤성 방광암 환자는 방광을 보존할 수 있다. 이를 위해 경요도 내시경 하 방광종양절제술, 방사선 치료, 항암치료 등을 병행하기도 한다.
침윤성 방광암은 공격성이 매우 높아 2년 이내에 제대로 된 치료를 하지 않으면 사망률이 급격히 높아진다. 방광암이 다른 장기로 전이한 4기는 환자에 따라 다르지만 항암치료 그리고 필요에 따라 수술까지 모두 받아야 하는 경우가 종종 있다.
태범식 고려대 안산병원 비뇨의학과 교수는 “근치적 방광 절제술은 총 3단계에 걸쳐 3~4시간에서 길게는 5~6시간 정도 걸리는데, 비뇨기계 수술 중 가장 어려운 수술로 꼽힌다”며 “먼저 방광을 절제하고 필요한 경우 남자는 전립선을, 여자는 자궁을 함께 절제한다. 이어서 임파선을 절제하고 마지막 단계에서 방광을 절제한 환자의 소장의 일부를 잘라 인공 방광을 만든다”라고 15일 설명했다.
수술 후 방광암 재발을 막기 위해서는 일단 금연이 필요하다. 간접흡연이나 독성 화학 물질에 대한 노출도 피하는 것이 좋다. 또한 물을 충분히 마시는 것이 도움이 되며, 균형 잡힌 식습관을 유지하고 적절한 운동과 정기적인 검사를 이어갈 필요가 있다.
김은빈 기자 eunbeen1123@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