페퍼저축은행의 신용등급이 'BBB'에서 'BBB-'로 하향 조정됐다.
15일 NICE(나이스)신용평가는 페퍼저축은행의 장기신용등급을 기존 ‘BBB(부정적)’에서 ‘BBB-(부정적)’로 내렸다. 등급전망은 부정적(Negative)를 유지했다.
나이스신용평가는 조달비용 및 대손비용 증가로 수익성이 크게 저하된 점을 페퍼저축은행의 장기신용등급 하향조정 이유로 설명했다. 페퍼저축은행의 작년 말 순손실은 1072억원, 총자산순이익률(ROA)은 –2.0%를 기록했다. 지난해 고금리가 이어진 것과 금융권 수신 경쟁의 영향이 컸다. 개인신용대출 연체율이 상승했고 개인사업자 담보대출의 건전성 저하 등 대손비용이 크게 증가하기도 했다.
또 부동산가격 하락 등 영향으로 페퍼저축은행의 고정이하여신 규모가 증가한 것도 자산건전성이 저하에 영향을 미쳤다. 지난해 12월 기준 페퍼저축은행의 총 여신 3조6009억원 중 3개월 이상 연체돼 손실이 예상되는 고정이하여신(4630억원) 비율이 12.9%에 달한다. 이는 저축은행의 고정이하여신 평균 비율 8.8% 보다 4% 이상 높은 수치다. 페퍼저축은행의 고정이하충당금도 58.7%로 저축은행 평균(95.1%)보다 크게 낮은 수준이다.
지난해 말 페퍼저축은행의 BIS자본비율이 11.0%로 권고 수준에 다다른 점도 문제다. 저축은행의 BIS자본비율 평균은 16.9% 이다. 지형삼 나이스신용평가 연구원은 “페퍼저축은행의 중소기업대출 등 위험가중자산 증가가 자본확충 속도를 상회하면서 자본적정성 지표가 하락했다”고 분석했다.
이는 페퍼저축은행만의 문제는 아니다. 나이스신용평가의 ‘부동산PF 손실인식 현황과 추가손실 전망 Ⅲ: 저축은행’ 보고서에 따르면 저축은행 16개사(고려, 다올, 더케이, 대신, DB, 애큐온, OSB, SBI, 예가람, 유안타, 키움, KB, 페퍼, 하나, 한국투자, 한화)의 지난해 순손실이 2711억원으로 나타났다. 연체율은 5.1%로 전년(3.2%) 대비 상승했다. 지난해 부동산 PF 익스포저(부동산 PF대출과 브릿지성 토지담보대출의 합산) 충당금 적립률도 7.1%로 전년(3.5%) 대비 두 배 이상 올랐다.
이준범 기자 bluebell@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