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범죄도시4’(감독 허명행)가 개봉 첫날부터 흥행한 가운데 스크린을 독과점했다는 비판이 나오고 있다.
25일 영화관입장권 통합전산망에 따르면, 전날 ‘범죄도시4’는 82만1626명을 동원하며 개봉과 동시에 박스오피스 1위에 이름 올렸다. 누적 관객 수는 86만2626명이다.
전편보다 많은 관객을 동원했다. ‘범죄도시3’(감독 이상용)는 첫날 74만874명을 모았다. ‘범죄도시2’는 첫날 관객 46만7483명이었다. 시리즈를 거듭할수록 관객몰이에 박차를 가하는 모습이다. 이번 편에선 온라인 불법 도박 범죄를 소재 삼아 용병 출신 빌런(악당) 백창기(김무열)를 검거하는 괴력 형사 마석도(마동석)의 이야기를 그렸다.
관객은 늘지만 평점은 주춤… 반응 살펴보니
실관람객이 매긴 평점은 전편보다 소폭 하락했다. 멀티플렉스 3사 집계에 따르면, 개봉 첫날 ‘범죄도시4’ 평균 평점은 9점이었다. CGV 골든에그지수 92%, 롯데시네마 9.1점, 메가박스 8.7점을 나타냈다. ‘범죄도시3’(평균 9.2점)보다 0.2점 낮다. 관람객들의 성비와 연령 비율은 대체로 비슷했다. CGV 집계에 따르면 성비는 여성이 51%로 좀 더 우세했고, 관람 연령대는 30대가 32%로 가장 많았다. 20대(27%), 40대(22%), 50대(16%), 10대(3%)가 뒤를 이었다. 비교적 전 연령대와 전 성별에 인기인 모습이다.
다만 관객들은 구성에 변주가 없는 점을 지적했다. 빌런(악당)의 잔혹함을 보여주고 마석도가 잡범들을 때려잡은 뒤 사건 수사에 돌입하는 전개가 이번 편에서도 되풀이돼서다. 신선함이 없다는 비판이 나오는 반면 익숙함을 좋게 보는 의견도 있다. 관객들은 “범죄 종목만 바꿔 똑같은 형식으로 사골을 우린다”(CGV·밥주**), “김치찌개 맛집에서 먹는 김치찌개”(CGV·ci******) 등 상반된 반응을 내놨다.
스크린 점령한 ‘범죄도시4’… 독과점 우려 이어져
전날 ‘범죄도시4’는 좌석점유율 85.5%를 기록했다. 극장 전체 좌석이 10개라면 8~9개가 ‘범죄도시4’에 배정된 격이다. 상영 점유율은 81.9%(상영횟수 1만5674회)에 달했다. 2019년 스크린 독과점을 했다고 비판받은 ‘어벤져스: 엔드게임’(감독 앤서니 루소·조 루소)의 개봉 당일 상영점유율(80.8%)과 좌석점유율(85%)을 뛰어넘은 수치다.
때문에 관객의 영화 선택권을 저해하는 게 아니냐는 목소리가 나온다. 극장이 지나치게 ‘범죄도시4’만 상영하다 보니 동 시기 상영작들이 설 곳 없다는 지적이다. 같은 날 개봉한 배우 젠데이아 콜먼 주연작 ‘챌린저스’(감독 루카 구아다니노)는 ‘범죄도시4’에 치여 좌석점유율 3.6%, 상영점유율 4.3%에 그쳤다.
김예슬 기자 yeye@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