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동연 경기도지사의 핵심 공약인 경기국제공항 건설 추진을 놓고 탄소배출량 등 환경문제를 지적하는 비판이 나왔다. ‘기후도지사’를 자처하는 김 지사의 행동과 경기국제공항 추진은 대척점에 놓인 사안이라는 주장이다. 비판 내용에는 김 지사를 가리켜 ‘기후도지사’가 아닌 ‘기후악당’이라는 거친 표현도 나왔다.
미국과 캐나다 출장 중인 김 지사는 지난 9일(현지시각) 제이 인즐리 美 워싱턴 주지사와 만나 기후위기 대응 관련 지방정부의 리더십과 역할을 주제로 의견을 나눴다.
이 자리에서 김 지사는 “워싱턴주가 하고 있는 기후약속법(Climate commitment act) 과 건강한 환경을 위한 법(HEAL) 같은 기후위기 대응 정책에 깊은 인상을 받았다”면서 “환경문제와 기후변화 대응의 선두주자인 워싱턴과 경기도가 정책협력을 하면 좋겠다”고 제안했다.
이 같은 내용이 언론에 보도되자 진보당 화성시위원회는 지난 13일 성명을 내고 “김동연, 뻔뻔한 기후도지사 시늉 즉각 중단하라”며 김 지사의 행보를 강하게 비판했다.
진보당 홍성규 화성시위원장은 성명을 통해 “경기국제공항을 여전히 완강하게 고집하는 한 김동연 지사는 ‘기후도지사’를 언급할 자격이 전혀 없다”며 “거꾸로 기후도지사가 아니라 기후악당"이라고 주장했다. 홍 위원장은 “어떻게 기후위기 대응과 공항 건설이 한 묶음으로 함께 갈 수가 있나”라며 “국제적인 웃음거리, 조롱거리가 될 일”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지난 2021년 프랑스에서는 고속철도로 2시간30분 이내 이동이 가능한 국내선 항공노선을 폐지하기로 결정했다”며 “이는 탄소 배출량이 가장 많은 교통수단이 바로 비행기이기 때문“이라고 주장했다.
경기도 관계자는 “계획대로라면 현재 진행 중인 ‘경기국제공항 건설 추진 방안 수립 연구용역’ 결과가 8월쯤 나온다”며 “용역 결과에는 사업의 필요성, 복수 후보지도 포함돼 있다”고 밝혔다. 이어 “용역 결과를 토대로 향후 조례에 따른 시군 유치 신청도 받을 예정”이라며 "나아가 국토교통부의 ‘제7차 공항개발 종합계획(2026~2030)’ 반영을 요청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경기국제공항은 경기남부지역에 민간국제공항을 건설하는 사업으로, 지난 지방선거에서 김 지사가 이를 공약하면서 본격 추진되고 있다. 최근 한 언론의 관련 보도에는 '작은 나라에 무슨 공항이 이리도 많냐' '기존 인천공항이나 김포공항을 이용해도 충분한데 굳이 경기국제공항이 왜 필요한지 모르겠다' 등 비판 댓글이 달리면서 향후 본격 추진과정에서 논란도 예상된다.
수원=김태영 기자 ktynews@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