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월도 기준금리 동결 전망…“금리 인하 지연, 경기에 부정적”

5월도 기준금리 동결 전망…“금리 인하 지연, 경기에 부정적”

기사승인 2024-05-21 06:00:34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지난해 10월19일 서울 중구 한국은행에서 열린 10월 금융통화위원회 금리 결정에 대한 기자간담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쿠키뉴스 자료사진

이번달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 정례회의(이하 금통위)에서 기준금리가 동결될 거란 전망이 나오고 있다. 이번에도 동결되면 11회 연속이다.

21일 금융권에 따르면 한국은행 금통위는 오는 23일 통화정책방향 회의를 열고 기준금리 조정 여부를 결정한다.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는 지난 2일 기자간담회에서 “기준금리 인하 시점을 원점에서 재검토할 필요가 있다”며 “5월 금통위가 굉장히 중요하다”고 강조한 바 있다.

금융권에선 이번에도 기준금리가 동결될 거란 전망이 지배적이다. 물가상승률이 여전히 한은의 목표치보다 높게 나오는 상황, 미 연방준비제도(연준·Fed)의 기준금리 인하 시기가 불확실해진 점 등이 주요 원인으로 꼽힌다.

먼저 물가상승률이 여전히 한은이 목표로 하는 2%보다 높게 나오고 있다. 통계청이 지난 2일 발표한 4월 소비자물가동향에 따르면 4월 소비자물가지수(113.99)가 전년 동월 대비 2.9% 올랐다. 지난 1월 소비자물가 상승률 2.8%를 기록한 이후 2~3월 3.1%로 올랐다가, 다시 2%대로 내려온 것이다.

올해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상향 조정할 가능성이 높은 점도 기준금리 동결을 예상하는 이유다. 경기 전망을 밝게 보는 상황에서 경기 부양 효과를 주는 기준금리 인하를 결정하는 건 모순적이기 때문이다. 올해 1분기 국내총생산(GDP)이 직전 분기 대비 1.3% 성장한 만큼 연간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기존 2.1%보다 높게 수정할 거란 전망이 나온다. 한국개발연구원(KDI)과 경제협력개발기구(OECD)도 최근 한국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지난 2월 2.2%에서 2.6%로 상향했다.

새로 금통위원으로 임명된 이수형, 김종화 위원이 처음으로 금통위 회의에 참여하는 점도 금리 동결에 영향을 미칠 거란 전망이 나온다. 김지나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20일 보고서를 통해 “이번 회의부터 금리 결정에 참여하는 2명의 신임 금통위원은 신중하고 보편적인 선택을 할 가능성이 높다”라며 “기존 위원들 역시 인하 전망으로 바뀔 가능성은 없다고 본다”고 분석했다.

미국 연준의 금리 인하 시점이 불투명해진 것도 금리 동결의 원인으로 지목된다. 미국의 인플레이션 지표가 예상보다 높고, 경기 지표도 좋은 편이라 연준 금리 인하 시기 전망이 상반기에서 하반기로 미뤄졌다. 한국의 기준금리 인하도 미국의 영향을 받는 만큼 대부분 9월 이후로 예상하는 분위기다.

정용택 IBK투자증권 연구원은 20일 “한국의 기준금리 인하는 미 연준의 금리 인하가 가시화된 이후, 올해 연말 정에 가능하지 않을까 싶다”라며 “올해 경제성장률 전망에 따라 인하 시점이 결정될 것 같다. 만약 올해 성장률 전망치가 지난해보다 더 높아지면 연말, 혹은 내년으로 넘어갈 수도 있다”고 설명했다.

다만 금리 인하 시점을 두고는 여러 전망이 엇갈린다. 박상현 연구원은 오늘 8월을 기준금리 인하 시점으로 예상하며 “물가 안정세가 뚜렷해질 것 같고, 여전히 국내 회복 기조가 불투명해 금리 인하 필요성이 계속 제기될 가능성이 있다”라고 분석했다. 이어 “한국개발연구원도 한국이 꼭 미 연준의 금리 정책을 따라갈 필요가 없다고 얘기했다”라며 “국내 물가 상황이 미국보다 안정적인 동시에 경기는 불확실하기 때문에 금리를 선제적으로 인하할 필요성이 있다”고 설명했다.

금리 인하 시점이 늦어지는 것이 국내 경기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거란 예상도 나온다. 박상현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20일 “국내 금리 인하 시점이 지연되면 아무래도 부동산 시장 등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라며 “최근 서울 지역 아파트 가격이 상승하는 것도 금리 인하에 대한 기대감 때문인데, 인하 시기가 지연되면 찬물을 끼얹을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금리 인하 지연이 내수 경기에도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준범 기자 bluebell@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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