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년 만에 다시 맞붙게 된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이 서로에 대한 공세를 높이고 있다. 4개월여 앞으로 다가온 미국 대선이 더욱더 뜨거워질 전망이다.
미국 abc뉴스와 로이터 등에 따르면 바이든 대통령은 28일(현지시간) 노스캐롤라이나주 롤리에서 “나는 진심으로 대통령직을 수행할 수 있다”며 “나는 이기기 위해 이곳에 왔다”고 말했다.
전날 TV토론에서 부진한 모습을 보였던 것을 인정하면서도 자신이 적임자라는 점을 강조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내가 젊은 사람이 아님을 안다. 과거만큼 편안하게 걷지 못하고 옛날만큼 술술 말하지 못하고 토론도 잘하지 못한다”면서 “나는 내가 아는 바를 확실히 알고 진실을 어떻게 말할지를 안다. 잘못된 일과 옳은 일을 구별할 줄 알고 대통령직을 어떻게 완수해야 할지 안다. 많은 미국인이 그렇듯 쓰러졌을 때 다시 일어남을 안다”고 이야기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에 대한 공격도 거셌다. 바이든 대통령은 “나는 그(트럼프 전 대통령)가 토론에서 거짓말에 대한 새로운 기록을 세웠다고 생각한다. 그는 길고양이 수준의 도덕성을 가졌다”며 “그는 단순히 유죄 판결을 받은 중범죄자에 그치지 않는다”라고 주장했다.
전날과 다른 바이든 대통령의 힘 있고 유려한 연설에 청중들은 “4년 더”를 외치며 환호했다. 온라인에서도 바이든 대통령의 연설 영상을 본 미국 네티즌들은 “왜 어제는 이런 모습을 볼 수 없었느냐”, “이 영상을 모두가 볼 수 있게 해야 한다” 등의 댓글을 남기며 지지를 표했다.
‘후보 교체론’에 대해서도 일축했다. 마이클 타일러 바이든 대선캠프 공보담당은 “후보 교체와 관련해 어떤 논의도 없다. 민주당 유권자들은 바이든 대통령은 후보로 뽑았고 그는 대선 후보”라며 “바이든 대통령은 81세이고, 트럼프 전 대통령은 78세다. 나이에서 차별화가 되지 않는다”고 밝혔다.
TV 토론에서 강력한 퍼포먼스를 보인 트럼프 전 대통령은 승리를 자평하며 바이든 대통령은 공격했다.
그는 28일 버지니아주 체서피크에서 “우리는 어제 나라를 망친 사람을 상대로 대승을 거뒀다”며 “바보 같은 조 바이든은 한 주를 캠프 데이비드에서 토론 준비를 위해 사용했는데, 너무나도 열심히 공부한 나머지 그가 무슨 일을 하고 있는지도 모를 지경에 이르렀다”고 비꼬았다.
바이든 대통령이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우호적인 관계를 맺고 있지 못하다는 지적도 내놨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바이든은 그들을 한 번도 압도하지 못했다. 그는 국제적 망신이고, 세계의 지도자들은 그를 존중하지 않는다”며 “북한과 중국, 러시아는 우리에게 똑똑한 대통령이 있으면 미국의 적이 아니다. 중국은 내 재임 시절 수천억달러를 지불했다. 그들이 우리를 존경했기 때문”이라고 주장했다.
바이든 대통령의 핵심 의제인 기후변화에도 의구심을 표하며 반박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세계는 조금씩 더워지고 있다. 그의 보조금으로 아름다운 미국 전역이 풍력 발전기로 뒤덮이고 있다”면서 “"내가 승리하면 석유 시추를 3배로 늘리고, 전기차 의무 정책을 취소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앞서 TV 토론에서 바이든 대통령보다 많은 주목을 받았다. 그러나 발언이 과장되거나 거짓인 경우가 많다는 지적도 나온다. CNN 팩트체크팀은 트럼프 전 대통령이 토론 중 30번 넘게 거짓 발언을 했다고 집계했다. 바이든 대통령의 경우, 거짓 또는 오해의 소지가 있는 발언을 최소 9번 넘게 했다고 분석했다.
이소연 기자 soyeon@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