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면내시경에 대한 오해와 진실

수면내시경에 대한 오해와 진실

전문의 상주하는 소화기내과 병원 찾으면 '안심'

기사승인 2024-07-03 14:26:36
이기조원장(소화기내과전문의, 웰니스병원 제공)

2000년대에 들어 전국민 건강검진이 실시되고, 건강에 대한 관심과 의료 접근성이 늘어나면서 내시경 검사는 매우 보편화되었다. 특히 수면유도제를 투여하여 시행하는 수면내시경 검사가 일반화되면서 이에 대한 오해도 많아지고 있다. 웰니스병원 소화기내과 전문의 이기조 원장의 도움말로 수면내시경 검사에 대해서 알아봤다.
 
TV 예능 프로그램에서 연예인들이 수면 내시경 검사를 받으며 자신도 모르게 이상한 말을 하거나 은밀한 이야기를 하는 장면이 종종 방송된다. 이외에도 인터넷 사례나 유튜브 등 다양한 미디어에서도 비슷한 사례가 많이 나와 '나도 내시경 중에 무의식적으로 욕을 하거나 부끄러운 이야기를 하면 어떡하나' 걱정하는 경우가 많아졌다. 그러나 수면진정을 위해 투여한 약물로 인해 진정이 되지 않고 오히려 더 많이 움직이며 말을 하게 되는 현상인 역설반응은 매우 드물다. 더욱이 역설반응이 나타나더라도 수치심을 느낄 만한 구체적인 문장이나 단어가 아닌 별 의미 없는 웅얼거림이나 단순 통증 호소인 경우가 대부분이다. 실제로는 대부분 환자들이 조용히 잠들었다가 깨어나므로 큰 걱정은 하지 않아도 된다. 

수면내시경시 많이 사용하는 수면유도제는 미다졸람과 프로포폴 두 가지이다. 각각의 장단점을 살펴보면, 먼저 미다졸람은 수검자의 호흡을 안정적으로 유지시켜 고령자나 호흡기 기저질환이 있는 사람들도 큰 부담 없이 사용할 수 있다. 두 번째 장점은 일시적 망각 효과로, 환자가 검사를 받으면서 어떤 이야기를 했더라도 기억이 나지 않고, 검사 중 통증이 있었더라도 끝난 후에는 기억이 나지 않는다는 점이다. 이러한 효과 덕분에 검사가 끝난 후에도 환자들은 검사를 받은 것을 잘 기억하지 못한다. 단점으로는 수면진정 효과가 다소 느리게 나타난다는 점과 미다졸람 투여만으로는 역설반응이 나타날 수 있다는 점이 있다. 역설반응은 대부분 검사 중 몸을 많이 움직이는 형태로 나타나며, 검사 진행이 어려울 정도로 많이 움직일 경우 위험할 수 있어 간혹 길항제를 투여해 맨 정신에서 검사를 진행하기도 한다. 

두 번째로 많이 알려진 수면유도제는 프로포폴이다. 프로포폴은 수면 유도 시간이 미다졸람에 비해 매우 빨라 약물 투여 후 10초에서 15초 이내에 잠들게 한다. 또한 미다졸람의 단점인 역설반응이 잘 나타나지 않는다는 장점도 있다. 그러나 이러한 강력하고 빠른 수면진정 효과로 인해 호흡 억제 부작용이 있을 수 있다. 따라서 70세 이상의 고령자나 호흡이 불안정한 사람들에게는 충분한 고려 후 투여해야 한다. 프로포폴은 효과가 좋고 부작용이 많지 않은 좋은 약물이지만, 일부 사람들의 악용으로 인해 중독성 마약이나 나쁜 약물로 인식되기도 했다. 그러나 적절한 약물 용량 조절과 투여 원칙을 지키면 안전하게 사용할 수 있는 약물이다.
 
미다졸람의 일시적 기억상실 효과로 인해 수면내시경을 자주 받으면 뇌세포가 많이 죽어 치매가 빨리 온다는 오해도 있다. 그러나 이는 전혀 근거 없는 이야기다. 수면약물 투여로 인한 단기적인 기억상실일 뿐, 장기적인 기억력 저하와는 무관하다. 또한 투여된 수면유도제는 수 시간 내에 체내에서 대사되어 약물 성분이 남아 있지 않아 영구적인 부작용을 유발하지 않는다.
 
수면내시경의 정식 명칭은 의식하 진정내시경이다. 일반적인 수술을 할 때 처럼 전신마취제 투여 후 통증이 없고 몸을 전혀 움직이지 않는 가사 상태에 이르게 하는 것이 아니라, 수면 내시경은 말 그대로 수면 진정의 효과, 잠깐 잠들게끔 도와주는 약물만 투여해 검사를 받는 불편함을 줄이는 것이다.
 
내시경을 받을 때 가장 중요한 것은 내시경 전문의가 있는 의료기관에서 수면이 안전한지 꼼꼼한 병력 청취와 상담을 통해 위험 요소를 미리 가려내는 것이다. 70세 이상의 고령 환자, 코골이가 심하여 무호흡증이 나타나는 환자는 가능하면 수면내시경을 피하거나 소량의 진정제 투여를 권유한다. 또한 수면내시경 중에는 산소포화도, 맥박, 혈압 등 환자의 생체 징후를 모니터링 하여 발생할 수 있는 사고에 대비할 수 있는 의료기관에서 받는 것이 중요하다. 또한 수면 내시경 중에는 산소포화도, 맥박, 혈압 등 환자의 생체 징후를 모니터링하여 발생할 수 있는 사고에 대비한다. 환자의 생체 징후에 갑작스러운 문제가 발생하더라도 대부분의 내시경실에는 필요한 산소마스크, 기관내삽관 기구 등이 준비되어 있다.
 
수면내시경의 질과 안정성을 높이기 위해 학회 차원에서 꾸준히 내시경 전문의들의 교육 이수를 통한 면허 갱신 및 내시경실 인증평가를 실시하고 있다. 해외 연구 결과에 따르면, 내시경으로 인한 사망 비율은 10만명당 3~4명 꼴로 일생 동안 교통사고로 사망할 확률보다 더 낮은, 매우 드문 확률이다. 드문 확률이기는 하나, 아예 발생하지 않는 것은 아니기에 의료진 또한 방심하지 않고 안전한 내시경 검사를 위해 많은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따라서 수면 진정내시경에 대한 막연한 두려움이나 공포가 있는 환자들도 안심하고 내시경 검사를 받아도 된다.

부산=곽병익 기자 skyhero@kukinews.com
곽병익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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