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상자산 과세, 2027년으로 연기한다

가상자산 과세, 2027년으로 연기한다

기획재정부 ‘2024년 세법 개정안’ 발표

기사승인 2024-07-26 11:06:53
쿠키뉴스DB.

정부가 내년 1월 시행 예정이던 가상자산 과세를 2년 더 유예하는 방안을 추진한다. 

26일 기획재정부가 발표한 ‘2024년 세법 개정안’에 따르면 정부는 내년부터 가상자산 양도나 대여로 연 250만원 넘는 수익을 거둔 투자자에 대해 20%(지방세 포함 22%)의 세금을 부과하려던 계획을 2년 늦추기로 했다.

유예 없이 과세될 경우 가상자산 투자로 1년간 1000만원의 이익을 남겼다고 가정하면 750만원의 22%인 165만원을 소득세로 내야 한다.

가상자산 과세는 당초 지난 2020년 12월 도입돼 2021년 시행될 예정이었다. 당시 홍남기 부총리 겸 기재부 장관은 국회 국정감사에서 “내년(2022년)부터 당장 가상자산 과세하는 데 아무 문제가 없다”며 “가상자산에 대한 과세를 조정하거나 유예하는 것은 법적 안정성이나 정책의 신뢰성 측면에서 어렵다”고 말한 바 있다.

하지만 과세 인프라와 소비자 보호, 다른 자산과의 형평성 등의 이유로 수차례 유예됐고, 이번 개정안 발표로 또 한 번 미뤄지게 됐다. 

정정훈 기재부 세제실장은 이번 과세 유예에 대해 “아직 가상자산에 대해선 지난 19일 시행된 ‘가상자산 이용자 보호법’의 성과를 지켜볼 필요가 있고, 서민 중산층이 보유한 다른 투자자산과의 형평성도 고려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또한 가상자산 거래 관련 국제 정보교환이 2027년 개시되는 점도 고려됐다는 설명이다. 2027년부터는 OECD 회원국 간 암호화 자산 거래 관련 정보를 자동으로 교환하는 ‘암호화 자산 자동 정보교환 체계(CARF)’가 시행된다. CARF 시행 이후엔 거래 정보 수집이 더욱 원활해져 세원의 투명성과 과세 형평성을 제고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정부는 2027년 과세 시점이 오기 전까지 인프라를 보완하기로 했다. 먼저 가상자산을 팔 때 취득가액을 확인하기 어려운 경우에 대비해 양도가액의 일정 비율(최대 50%)을 취득가액으로 대체할 수 있도록 관련 법령을 보완할 예정이다.

가상자산 관련 과세자료 제출 의무도 강화한다. 정부는 소득세법 등 관련 법령을 개정해 가상자산사업자가 가상자산 거래내역을 제출하지 않았을 때 국세청장이 시정명령을 내리고 과태료를 부과할 수 있는 법적 근거를 만들기로 했다.

정 실장은 “소득 있는 곳에 과세 있다는 대원칙에 따르면 가상자산도 과세하는 게 맞다고 생각한다”며 “다만 이와 관련해 소비자 보호와 투명성 부분 등은 보완이 필요한 측면이 있어서 많은 고심 끝에 2년 유예를 결정했다”고 부연했다.
김동운 기자
chobits3095@kukinews.com
김동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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