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하반기 전공의 모집에서 필수의료과의 지원율이 0~1%대로 저조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흉부외과에 지원한 전공의는 한 명도 없었다.
7일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소속 김예지 국민의힘 의원실이 보건복지부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하반기 전공의 모집 25개 과목 중 6개 과목은 지원인원이 0명에 그쳤다.
심장혈관흉부외과의 모집인원은 133명이었으나 지원자가 1명도 없었다. 의정갈등 이후 전공의들이 이탈하며 흉부외과 전공의는 전국에 12명만 남아 존폐 우려가 높아졌다. 비뇨의학과, 예방의학과, 방사선종양학과, 핵의학과, 직업환경의학과도 지원인원이 0명으로 집계됐다.
특히 필수의료 과목으로 꼽히는 ‘내외산소’(내과·외과·산부인과·소아청소년과)와 응급의학과는 과목별 모집인원 대비 지원자 비율이 1% 안팎으로 나타났다. △내과는 모집인원 735명 중 지원인원 12명(1.63%) △외과 317명 중 5명(1.57%) △산부인과 367명 중 3명(0.81%) △소아청소년과 553명 중 2명(0.36%) △응급의학과 301명 중 2명(0.66%)에 불과했다.
피안성(피부과·안과·성형외과·정형외과), 정재영(정신건강의학과·재활의학과·영상의학과) 등 인기 과목들도 사정은 크게 다르지 않았다. 정신건강의학과가 가장 높은 지원율을 보였으나, 그마저도 한 자릿수를 기록했다.
구체적으로 △피부과는 105명 중 3명(2.85%) △안과 141명중 7명(4.96%) △성형외과 115명 중 2명(1.73%) △정신건강의학과 157명 중 13명(8.28%) △재활의학과 147명 중 7명(4.76%) △영상의학과 210명 중 2명(0.95%) 등 지원율을 보였다.
정부는 이번 하반기 전공의 모집을 앞두고 사직 전공의들에게 수련 특례를 제공하고, 권역 제한을 푸는 등 회유책을 내놨다. 그러나 전공의들에겐 통하지 않은 모양새다. 하반기 전공의 총 모집인원은 7645명이었으나 지원자는 인턴 13명과 레지던트 91명 총 104명으로, 1.36%의 지원율을 보였다.
정부는 의료공백을 메우기 위해 오는 9일부터 하반기 모집기간을 연장할 계획이다. 한덕수 국무총리는 7일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의사 집단행동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회의를 주재하며 “지난 7월31일까지 각 수련병원별로 하반기 전공의 모집을 시행했지만 지원자 수가 많지 않았다”면서 “이번주 중 하반기 전공의 모집기간을 연장해 진행한다. 정부는 전공의분들이 단 한분이라도 병원으로 복귀할 수 있도록 끝까지 소통하고 설득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