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변화에 대응해 세계 수목원과의 협력을 통한 산림생물다양성 보전과 더불어 백두대간 시드볼트 역할 확대를 고민할 때입니다.”
14일 국립세종수목원에서 열린 ‘글로벌 생물다양성 보전 협력 강화를 위한 국제 심포지엄’에서 다양한 의견이 제시됐다.
산림청 산하 한국수목원정원관리원(이하 한수정)과 국립수목원이 공동 주관한 이번 행사는 생물다양성을 주제로 관련분야 세계 석학과 유관기관 전문가 등이 참석해 기후위기에 대응하는 생물다양성 확보전략을 심도 있게 모색했다.
심성택 한수정 이사장은 환영사를 통해 “우리는 기후위기라는 글로벌 과제에 직면해 산림생물자원 보전이라는 중요한 역할을 맡고 있다”며 “오늘 심포지엄에서 생물다양성의 중요성을 인지하고 미래 세대에 이를 물려주기 위한 해결책을 찾길 기대한다”고 밝혔다.
세계 전체 수종 중 1/3 멸종 위기
이날 기조강연에 나선 폴 스미스 국제식물원보전연맹 사무총장은 최근 글로벌 수목평가를 통해 세계 모든 수종 중 1/3이 멸종 위기에 처했다고 공개에 주목받았다. 특히 이 중 2800종은 '위급' 상태에 있다고 설명해 경각심을 일으켰다.
폴 스미스 사무총장은 “세계적 차원에서 수종 복원을 지원하기 위한 글로벌 시스템을 구축, 보전 상태를 실시간 모니터링 중”이라며 “각국의 식물원과 수목원에서는 최소 1만 8000종을 보존하고 있는데, 수종 멸종을 막기 위해서는 야생식물 종자를 중복 보전하고 있는 백두대간 글로벌 시드볼트의 역할이 매우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이어 연단에 오른 김주환 한국식물원수목원협회 회장은 식물원과 수목원의 생물다양성 보전 역할에 주목하고, 보다 체계적인 목표를 수행할 필요가 있다고 역설했다.
김 회장은 “수목원은 물론 사립 정원도 멸종위기 식물의 보전과 관리에 매우 중요한 역할을 수행하고 있다”며 “최근 기후변화 위기 속에 멸종위기종을 체계적으로 보전하기 위해서는 백두대간 글로벌 시드볼트의 역할과 더불어 인간의 복지 증진을 위한 다양한 교육과 복원 활동도 추진해야 한다”고 말했다.
국경 없는 생물보전 네트워크 갖춰야
이날 주제발표자로 나선 장계선 국립수목원 연구관은 기후변화, 인구증가, 난개발 등에 대응하는 ‘생물다양성협약(CBD)’과 같은 국제사회의 노력을 소개했다.
장 연구관은 “국립수목원은 동아시아와 중앙아시아의 식물원, 식물연구 기관, 전문가들과 지역 네트워크를 구축하고, 특히 식물다양성이 높은 열대 동남아의 식물종 보전을 위해 국제협력을 강화하고 있다”며 “이런 지역 네트워크는 국경을 넘어 분포하는 생물종을 효율적으로 보전하는 데 필수”라고 설명했다.
또 미국 모튼수목원 소속 에이미 브린 박사는 ‘글로벌 수목 보전 프로그램(GTCP)을 소개하며 글로벌 협력 수목 보호활동의 중요성을 강조하고, 백두대간 글로벌 시드볼트 활용의 장점을 제시했다.
에이미 브린 박사는 “미국, 멕시코, 중앙아메리카, 동남아 등 세계적 협력 프로젝트를 진행 중”이라며 “생물다양성 핫스팟에서 위협받는 수종 보호와 생태계 보전을 위해 한국의 시드볼트를 적극 활용하는 등 세계의 전문지식을 결집시켜야 한다”고 밝혔다.
이밖에 이날 주제발표로는 나채선 한수정 야생식물종자실장이 ‘미래식량 위기대응 한국형 작물재래원종(KCWR)’에 대해, 피오나 헤이 덴마크 오르후수대 교수가 ‘국제농업개발연구자문기구(CGIAR) 유전자은행의 종자보전 연구’에 대해 설명해 관심을 끌었다.
한편 이날 한수정은 ‘기후위기 시대 생물다양성 보전에 대한 글로벌 행동 실천 행사’를 열고 조지아 바투미식물원에서 14종 14점) 강원 자연환경연구원에서 40종 40점, 공주대에서 56종 65점, 천리포수목원에서 45종 45점 등 시드볼트에 보관할 야생식물 종자를 기탁받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