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미연 아나운서 / 최근 주목받는 의료기술과 신약 소식을 짚어보는 이노메디 시간입니다. 이노메디 코너 함께할 쿠키뉴스 박선혜 기자 나와 있습니다. 안녕하세요.
박선혜 기자 / 안녕하세요. 쿠키뉴스 박선혜 기자입니다.
원미연 아나운서 / 네, 오늘은 어떤 내용 준비해오셨습니까?
박선혜 기자 / 몸이 불편한 분들을 위한 필수적인 이동 수단, 바로 휠체어에 대한 이야기입니다. 많은 분들이 휠체어 하면 수동 휠체어, 혹은 모터가 장착된 반자동 휠체어 정도를 떠올리는 경우가 많은데요. 최근에는 서고 눕고 계단을 오를 수 있도록 퍼스널 모빌리티(PM) 기술을 입히거나 인공지능으로 자율 주행이 가능한 첨단 휠체어들이 등장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이런 획기적인 휠체어의 등장에도 이용자는 극히 제한적일 수밖에 없는데요. 오늘 이노메디 시간에는 진화하는 휠체어 기술과 이런 고기능 휠체어의 이용률을 높이기 위해 어떤 환경이 필요한지 살펴보도록 하겠습니다.
원미연 아나운서 / 휠체어는 사용자의 이동과 활동능력을 보조하는 데 그치지 않고, 사용자의 삶의 질을 향상시키는 중요한 역할을 하죠. 때문에 사용자의 다양한 요구와 필요에 맞게 편의가 제공될 수 있는 휠체어가 계속해서 나와야 할 텐데요. 먼저 휠체어 시장의 변화를 살펴볼게요. 박선혜 기자, 휠체어 시장은 어떻게 변화되고 발전해 왔습니까?
박선혜 기자 / 주로 알려져 있는 휠체어 종류에는 수동식 휠체어와 전동식 휠체어가 있습니다. 수동식은 사람이 직접 밀어 이동하는 휠체어로, 사용자가 손잡이를 잡고 힘을 주어서 움직입니다. 전동식은 전동 모터가 장착되어 있습니다. 전원을 통해 움직이는 휠체어로, 사용자가 손잡이를 잡고 조작하여 이동할 수 있습니다. 사용자의 체력이나 근력 상태에 따라 전동 모터를 이용하여 편리하게 이동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습니다. 하지만 기본적인 작동 능력이 있는 경우에만 이용할 수 있다는 단점도 있습니다.
원미연 / 여기까지가 우리가 알고 있는 휠체어의 종류인데 이런 전동식 휠체어에서 한 단계 더 나아간 휠체어가 있다고요?
박선혜 기자 / 네, 바로 고기능 휠체어입니다. 고기능 휠체어는 기존 휠체어와는 달리 모션 기능이 달려있어 휠체어 높이와 자세를 조정할 수 있습니다. 높이를 조절하는 장치를 통해 사람들과 눈을 마주보며 걸을 수 있습니다. 또 높은 곳에 있는 책을 꺼낼 수 있고 스스로 눕고 일어서며 욕창을 방지하고 몸의 뻐근함을 해소할 수도 있습니다. 기존의 얇은 바퀴가 아닌 크고 두꺼운 바퀴로 오르막길을 도움 없이 오르는 것도 가능합니다. 단점은 비싼 가격에 있습니다. 고기능휠체어는 4000만원이 넘는 고가의 휠체어로 장애인들이 비싼 고기능 휠체어를 쓴다는 건 본인은 물론 가족에게도 큰 부담일 수밖에 없습니다.
원미연 아나운서 / 수천 만원을 호가하는 휠체어 가격을 두고 일각에선 마치 고가의 자동차를 갖는 것처럼 ‘사치품’으로 보는 시선도 있다고요?
박선혜 기자 / 네 그런 시선이 있는 것도 사실입니다. 그러나 일각의 부정적 시선과는 반대로 장애인들은 독립적 일상을 지켜낼 수 있도록 기능을 갖춘 휠체어를 ‘필수품’이라고 보고 있습니다. 미국 영화 ‘미 비포 유(Me Before You)’ 속 젊은 사업가 윌(샘 클라플린), 프랑스 영화 ‘언터쳐블 1%의 우정(Untouchable)’의 백만장자 필립(프랑수아 클루제), 한국 영화 ‘퍼펙트맨(Man of Men)’에서 로펌 대표로 나온 장수(설경구). 이들의 공통점은 사지마비를 겪고 있고, 휠체어를 사용한다는 것인데요. 모두 몸은 불편하지만 이런 고기능 휠체어를 활용해 활발한 활동을 합니다. 돈을 벌고 취미생활을 하며 연애를 하는 평범한 삶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원미연 아나운서 / 사실 이 정도 성능의 휠체어도 놀라운데, 최근에는 자율주행휠체어까지 등장하고 있다고 해요. 자율주행 자동차는 많이 들어보았지만 자율주행 휠체어는 아무래도 생소한데요. 어떤 기능을 갖춘 휠체어인가요?
박선혜 기자 / 자율주행 휠체어는 인공지능을 기반으로 자율적으로 움직이고 장애물을 피할 수 있는 이동수단을 말합니다. 카메라, 초음파 센서 등으로부터 주행도로 정보를 받은 인공지능 모델을 전동 휠체어의 모터에 반영한 것이죠. 휠체어는 용도와 사용자 특수성으로 인해 자율주행 기능이 더해질 때 그 진가를 발휘할 수 있는데요. 육체적 이유로 보행이나 이동이 불편한 상황뿐 아니라 시·청각에 어려움이 있는 사용자들도 자율주행 기능을 이용하면 보호자의 도움 없이 목적지까지 이동할 수 있습니다.
원미연 아나운서 / 영국의 물리학자 스티븐 호킹 박사가 쓰던 휠체어가 생각나네요.
박선혜 기자 / 스티븐 호킹 박사가 쓰던 휠체어는 인공지능과 연결해 눈짓만으로 이동시킬 수 있었습니다. 최근 자율주행 휠체어엔 장애물을 피해가는 내비게이션 기능을 비롯해 음성인식, 자율주행 등 다양한 기술이 탑재되고 있습니다.
원미연 / 이런 자율주행 휠체어, 현재 어떤 곳에서 주로 이용되고 있나요?
박선혜 기자 / 현재 자율주행 휠체어는 병원과 미술관 등 특정 공간이나 요양시설에서 보호자 없이 이동 가능한 수준에서 첫걸음을 내딛고 있습니다. 앞으로는 시설 밖 주행도 가능하게 되면서 활용 범위가 넓어질 전망입니다.
원미연 아나운서 / 미술관이나 병원 등에서 이런 자율주행 휠체어가 어떻게 활용되고 있는지 조금 더 자세한 설명 들어볼게요.
박선혜 기자 / 미술관에서 자율주행 휠체어를 이용하게 되면 지체장애인들은 온전히 전시회 관람에 집중할 수 있습니다. 보통 전시회에서는 보행 약자들이 직접 휠체어를 끌어야 했는데요. 자율주행 기능이 있는 경우 목적지를 설정하면 자동으로 이동합니다. 또한 국내 한 대학병원에서는 자율주행 전동 휠체어를 시범 운영하기도 했는데요. 이 자율주행 휠체어는 휠체어의 현재 위치를 확인하고, 목적지까지 길 안내를 해주며 사람이 타고 있지 않은 회송 모드에서는 자율주행으로 장애물을 피해 대기 장소로 돌아갑니다. 편리한 자율주행 외에도 안전에 특화해 있는 점이 특징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원미연 / 안전에 특화되어 있다고 했는데, 어떤 장치들이 있는 건가요?
박선혜 기자 / 병원 휠체어에서 가장 많이 발생하는 안전사고는 타고 내릴 때 휠체어가 밀려서 발생하는 낙상 사고입니다. 이 자율주행 휠체어에는 자동 제동(auto hold) 기능이 탑재돼 있어 타고 내릴 때 휠체어가 자동으로 제동 상태에 진입, 뒤로 밀리지 않아 낙상 사고를 방지합니다. 또한 내장된 ‘밀림 방지(HSA, Hill Start Assist)’ 기능을 통해 오르막길에서도 뒤로 밀리지 않기 때문에 뒤에서 운전하는 보호자가 다치는 등의 사고를 막아주고요. ‘하강 제어(HDC, Hill Descent Control)’ 기능이 지원돼 내리막길에서 가속을 막고, 정속을 유지해 충돌을 방지합니다.
원미연 / 고령의 병원 이용 환자들 가운데 30%가량이 거동이 불편해 수동 휠체어를 사용한다고 하는데 이런 자동주행 전동 휠체어를 이용함으로써 환자나 보호자가 더욱 치료에 집중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됩니다. 박선혜 기자, 이런 자율주행 휠체어에 대한 국내 개발이 활발히 이루어지고 있나요?
박선혜 기자 / 지난해 4월 식품의약품안전처는 디지털 기반 혁신 제품 개발에 필요한 정책적·행정적 지원을 강화하겠다며 고기능 전동휠체어의 제품화를 적극 추진하겠다고 밝혔습니다. 음성 인식, 수중·계단·험지 주행이 가능한 기능성 휠체어 등 17개 신제품에 대한 맞춤형 신속 분류 품목을 지정·공고하고 관련 규정을 개정해 신규 품목으로 정식 지정했습니다. 식약처는 개발 제품의 경우 분류 결정 과정에 시간이 소요되면서 신속한 제품화에 어려움이 따르는 상황을 개선하기 위해 ‘맞춤형 신속 분류 품목’ 지정 제도를 도입해 운영 중입니다.
원미연 아나운서 / 모두 똑같아 보이지만 사람에 따라, 환경에 따라 휠체어의 역할과 기능도 달라질 수밖에 없을 텐데요. 자신의 상태, 환경에 맞는 휠체어를 쓰는 것이 중요할 것 같다는 생각이 들어요. 현재 우리나라 휠체어 사용자들은 어떤 불편함을 느끼고 있나요?
박선혜 기자 / 수도권 중심으로 지하철이 발달했지만 우리나라 교통망은 자동차를 중심으로 이뤄져 있습니다. 그만큼 자가용이 우리의 일상을 차지하는 중요한 교통수단으로 인식되고 있는데, 장애인에게는 통용되지 않는 얘깁니다. 특히 지체장애인 중에서도 중증장애인의 경우 운전면허를 취득하는 일부터 자동차를 개조하는 과정에서 드는 비용, 시간, 에너지가 상당합니다. 2021년 기준 운전면허 취득 현황을 살펴보면 전체 인구 대비 운전면허 소지자 점유율은 65.6%이지만, 장애인 인구 대비 면허소지자 점유율은 6.2%에 불과했습니다.
원미연 아나운서 / 휠체어를 이용하는 장애인들이 어려움 없이 자가용을 이용할 수 있는 장치가 필요하겠군요?
박선혜 기자 / 그렇습니다. 완전 자율주행 기술이 상용화되면 운전면허를 취득할 수 없는 중증 장애인들도 자가용 이용이 가능해질 전망입니다. 현행 도로교통법상 면허 취득이 불가한 중증장애인 및 시각장애인들도 면허를 취득할 수 있게 됩니다. 외국에서 이미 시행 중인 휠체어 전환 드라이브(Drive From Wheelchair Conversion) 기술을 예로 들을 수 있는데요. 휠체어 전환 드라이브는 휠체어 사용자가 기존의 운전 좌석으로 이동하지 않고도 차량을 운전할 수 있도록 하는 특수 개조 장치를 말합니다. 자동화된 휠체어 잠금 시스템을 사용해 차량 안에서 휠체어를 안전하게 고정하고 운전자의 필요에 따라 맞춤형 운전 장치를 조정할 수 있습니다. 특히 차량은 후면 탑승 또는 측면 슬라이딩 도어, 경사로 맞춤 주행 등 완전 자동화된 기능을 탑재해 원활하고 독립적인 운전을 가능하게 합니다.
원미연 아나운서 / 이런 휠체어 전환 드라이브와 연계할 수 있는 자율주행 휠체어를 개발하기 위해 많은 개발사들이 뛰어들고 있는데요. 자체 기술로 휠체어 국가사업 및 자문위원으로도 참여한 한 기업이 있습니다. AI 로봇 모빌리티 전문기업 하이코어인데요. 관련 인터뷰 들어보겠습니다.
VCR>> 박동현 하이코어 대표
사람과 물건이 탈 것에 자율주행 인공지능(AI) 기술을 넣는 AI 모빌리티 전문 기업이고요. 저는 회사에서 12년째 대표이사를 맡고 있는 박동현입니다.
Q. 자율주행 전동휠체어란
A. 자율주행 차량은 아마 다 아실 거예요. 사람이 직접 움직이지 않아도 인공지능과 자율주행을 이용해서 운전하는 게 자율주행 자동차인데 그 기술을 휠체어에 그대로 적용한 거라고 생각하면 됩니다. 다만 다른 점이 있다면 자동차처럼 차선이 있지 않고, 인도나 차도 혹은 일반적인 실내 공간까지 다니므로 조금 더 정밀하고 어려운 영역을 다루고 있다고 보시면 될 것 같아요.
Q. 자율주행 전동휠체어 발전 현황
A. 자율주행은 총 다섯 단계가 있어요. 1단계와 2단계는 완전한 자율주행이라고는 할 수 없고요. 3단계부터 핸들에서 손을 완전히 뗀 채로 타는 것을 보통 자율주행이라고 말합니다. 전동휠체어 역시 이 단계에 해당하고 사람이 손을 떼고 앉아 있지만, 주행은 휠체어가 스스로 할 수 있는 3단계에 해당한다고 보시면 될 것 같습니다.
Q. 자율주행 전동휠체어 접근성
A. 가격을 말씀을 드리면 수동휠체어보다 당연히 더 비쌉니다. 수동휠체어가 보통 백만 원 이하, 오십만 원 미만에서 가격이 형성되는 데 비해 전동휠체어는 보통 이백만 원에서 오백만 원 선에 많이 형성됩니다. 그럼 자율주행 전동휠체어는 어떨까요. 가격이 500만 원에서 1000만 원이 올라갑니다. 어떻게 보면 저렴한 자동차 한 대 값이 되죠. 그런데 다시 바꿔 생각해보면 수동휠체어도 좋은 건 아주 비싸거든요. 가볍기도 하고요. 저희는 가격을 높이려고 하는 게 아닙니다. 어떻게 하면 조금 더 접근성 있도록 ‘가격을 낮춰서 양산할 것인가’에 목적을 두는데 다른 나라는 보통 자율주행 전동휠체어 가격이 3000만원에서 일억까지 왔다갔다 하더라고요. 저희는 그 접근성을 낮추어서 천만 원 미만으로 만드는 작업을 하고 있고 가능할 것으로 봅니다.
Q. 자율주행 전동휠체어 미충족 수요
A. 현재 주어진 기준이 정말로 많은 사람에게 적용되게 해서 이 제도가 유명무실하지 않도록 하는 것이 기대하는 점입니다. 예를 들면 이용과 제조의 기준이 따로 적용될 수 있지 않습니까? 그렇게 되지 않도록 이 기준에 대해 현명하게 함께 협의해서 실제 사업화까지 할 수 있으면 좋겠다는 것이 제 바람이고요. 어떻게 보면 정부 부처가 하나가 아니지 않습니까. 식품의약품안전처나 국토교통부, 아니면 건강보험 관련 부서 등 이런 부처에 조금만 쉽게 접근할 수 있으면 좋겠다는 생각과 함께 이런 것이 부족한 점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Q. 자율주행 전동휠체어 안전성
A. 자동차도 사실 마찬가지인데요. 자율주행 휠체어가 사람을 태우고 다니는 장비이다 보니까 혹시라도 만에 하나 문제가 생기게 되면 이 사람한테 문제가 될 수 있잖아요. 그래서 안전은 지나치게 강조해도 문제가 되지 않을 정도로 중요하다고 봅니다. 최근에 비가 많이 왔는데요. 홍수가 난 곳을 지나가다가 자율주행 전동휠체어에 물이 들어가서 멈출 수도 있어요. 그럴 때 휠체어 운전자가 수동으로 전환해서라도 밀고 갈 수 있어야 하는 거고, 아니면 누군가에게 도움을 받아서 같이 갈 수 있어야 하는데, 자율주행 전동휠체어를 움직일 수 없게 기계 덩어리로 만들어 놓게 되면 휠체어 이용자에게는 정말 심각한 상황이 될 수 있습니다. 기계는 사람이 좌우하는 거지, 엔지니어나 개발자가 좌우하면 안 된다고 생각해요. 사용자 입장에서의 안전성이 매우 중요합니다. 그래서 어떤 상황이 발생하더라도 안전하게 움직일 수 있고 충돌할 것 같으면 대비를 할 수 있게 해주는 등 사용자 경험(User Experience, UX)이 중요할 것 같습니다. 사용자 경험이 거의 마지막에 가서는 모든 걸 결정할 것 같아요. 저희는 UX에 의해 사람에게 맞춰지는 안전을 가장 중요하게 생각합니다.
Q. 전하고 싶은 말
A.어떻게 보면 이 세상 모든 사람이 늙으니까 조금씩 몸에 불편함이 생기는 건 확정된 미래거든요. 물론 이런 미래가 늦게 오면 좋죠. 건강하면 좋겠어요. 그런데 이렇게 생각하면 좋겠습니다. 이 장비를 쓰는 사람이 누구한테도 무시를 당하지 않았으면 좋겠어요. 누구한테도 불쌍하게 안 보였으면 좋겠어요. 이걸 쓰는 사람들이 당당하게 다닐 수 있도록 그런 장비를 만들기 위해 저희도 노력하고 있으니 보시는 분들도 선입견을 조금 버려주시면 좋겠다 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요즘 사회적 올바름이란 말을 많이 쓰잖아요. 그런데 사회적 올바름이라는 것이 인종, 성별 이런 것만 말하는 것 같지 않습니다. 조금 불편해도 나도 같이 다닐 수 있는 자유가 있고 재미가 있으면 좋겠다. 저는 장애를 겪는 분들도 우리와 똑같은 사람들이기 때문에 조금 더 열려있는, 선입견을 버릴 수 있는 계기를 만들어줬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원미연 아나운서 / 인터뷰 잘 들었습니다. 박선혜 기자, 인터뷰에서 들은 것처럼 국내 기업이 자율주행 휠체어를 만들 수 있는 기술력을 갖추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사용자의 이용 접근성이 높은 환경은 아니라고 하던데, 이유가 뭘까요?
박선혜 기자 / 휠체어를 개인이 알아서 구매해야 하는 구조에서 아직은 고가로 책정되어 있는 자율주행 휠체어를 일반인이 선뜻 구입하기는 어렵습니다. 자율주행 휠체어의 가격은 적게는 사백 만 원, 많게는 수천 만 원에 이르는데요. 전동휠체어 구입을 위한 보건복지부의 지원은 장애자별 상황에 따라 백오십에서 삼백 만 원대로 책정돼 있습니다. 실상 대부분의 중증장애인에게 고기능 기기는 그림의 떡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고용노동부 근로복지공단이 고기능 휠체어를 포함한 보조기기를 지원하고 있지만, 최근 6년간(2017~2022년) 실제 지원 받은 중증장애인은 2352명(7.9%)에 그친 것으로 조사됐습니다.
원미연 아나운서 / 고가의 가격으로 접근성이 떨어질 뿐 아니라 이런 휠체어를 이용하는 장애인들에 대한 인식 또한 좋지만은 않다고요?
박선혜 기자 / 한국에서는 고기능 휠체어를 사치품으로 보는 경향이 있습니다. 선진국에서는 고기능 휠체어를 적극 지원하는 반면 한국은 개인이 나서서 구입해야 하기 때문에 휠체어를 ‘돈’ 중심으로 볼 수밖에 없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사치품이라는 인식이 존재하게 되는 것입니다.
원미연 아나운서 / 일반적으로 건강한 삶을 살기 위해 수술이나 약은 비싼 것을 고르는데 휠체어에는 그런 인식이 아직 덜한 것 같아요. 박선혜 기자, 이런 고기능 휠체어에 대한 정부의 지원은 어떻게 이뤄지고 있나요?
박선혜 기자 / 일반인은 보조금을 받을 수 없고 장애인만 지원 대상이 됩니다. 다만 장애인 중에서도 실제 보조금을 받을 수 있는 경우는 적은데요. 전체 장애인 중 1% 밖에 안 됩니다.
원미연 아나운서 / 안타까운 현실이네요. 자율주행 휠체어를 국내 시장에 안착시키기 위해서는 어떤 과정이 필요할까요?
박선혜 기자 / 국내 보조기기 공적 급여 현황에 따르면 정부의 보조기기 지원사업은 보건복지부, 고용노동부, 과학기술정보통신부, 보훈처, 교육부, 중소벤처기업부, 민간지원사업 등에서 이뤄지고 있습니다. 사업이 퍼져있는 만큼 부처별 해당 예산은 제한적일 수밖에 없습니다. 부처마다 지원하는 금액과 대상도 달라 수요자 입장에선 어디에서 어떻게 지원을 받아야 할지 정보를 알기 어렵습니다. 장애인에게 꼭 필요한 보조기기가 제공될 수 있도록 지원책을 한 곳에서 관할하고 데이터를 평가·분석하는 시스템이 필요해 보입니다. 또한 합리적인 가격으로 고령층과 장애인이 휠체어를 이용할 수 있게끔 다양한 제품 개발이 뒷받침돼야 합니다.
원미연 아나운서 / 네 알겠습니다. 부담되지 않는 가격으로 휠체어가 필요한 이들 모두가 편리하게 이용할 수 있도록 정부와 지방자치단체, 기업들의 뒷받침, 또 그 뒷받침이 가능한 환경 구축이 필요해 보입니다. 이노메디 오늘은 여기서 마치겠습니다. 박선혜 기자 감사합니다.
박선혜 기자 /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