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테말라는 150년이 넘는 커피 생산의 역사를 가지고 있다. 1889년 파리 월드 엑스포에서 ‘세계1위커피’ 수상으로 그 품질을 인정 받으면서 본격적인 세계 수출을 시작했다. 이후 과테말라정부 산하기관인 ANA CAFE(과테말라국립커피협회)가 과테말라커피의 생산환경연구부터 마케팅 그리고 사회사업까지 모든 분야를 담당하고 있다. ANA CAFE가 과테말라의 전통적인 커피 생산방식과 환경을 유지하는데 큰 역할을 하고 있다.
과테말라 커피는 여전히 150년전의 전통적인 재배방식인 ‘그늘재배방식’을 유지하고 있으며 자연의 선순환이 유지되는 자연환경을 유지하고 있다. ‘그늘 재배방식 커피’는 다른 나무의 그늘 아래에서 재배된 커피를 말한다. 이 방식으로 커피를 재배하는 농부들은 기존의 커피 농장에 그늘을 제공 할 수 있는 나무를 심거나, 이미 존재하는 나무숲 안에 커피나무를 심기도 한다. 그늘 재배 방식을 통해 커피나무는 강한 태양의 직사광선이나 바람 등으로 부터 보호 받을 수 있다. 그늘나무에서 떨어진 나뭇잎이 토양의 습도를 일정하게 유지시켜주고 천연 비료 역할을 해주기도 한다. 또한 그늘나무숲에 서식하는 벌레들은 커피나무의 병충해를 막아준다. 그래서 농약이나 비료의 도움 없이도 커피나무가 튼튼하게 자랄 수 있다.
결국 ‘그늘재배방식커피’라는 말은 ‘유기농커피’와 같은 의미로 쓰인다.
그늘재배방식의 커피나무는 늦게 자란다. 그래서 커피가 여러 가지 맛을 품을 수 있는 시간을 확보해 준다. 결국 과테말라커피는 고품질의 커피일 가능성이 매우 높다는 것이다.
그늘재배를 하는 과테말라 커피농장에는 재규어가 살기도 한다. 열대우림이 제공하는 그늘은 재규어에게도 최상의 서식환경이기 때문이다. 먹이가 풍부하고 그늘을 제공하기 때문에 쉬기도 좋다. 적도의 강한 햇빛은 재규어도 피하고 싶다. 그래서 과테말라커피의 상징은 재규어다.
전통적인 커피는 그늘에서 재배하기 때문에 생육조건이 까다로워서 생산량이 적을 수 밖에 없다. 그래서 1972년에 커피의 생산량을 늘리기 위해 새로운 하이브리드 품종이 개발되었다. 이 새로운 품종들은 직사광선 아래에서도 잘 생산되어 수확하기 쉬웠으며 더 많은 커피를 생산할 수 있었다. 많은 커피 생산자들이 그늘을 만들어주는 큰 나무를 자르고 새로운 품종의 커피를 재배하기 시작했다. 1892년 이래 6백만에이커의 커피나무 중에서 60%가 그늘나무를 빼앗기고 있다. 불행하게도 태양아래에서 대량으로 수확이 가능한 이 하이브리드 품종 커피는 추가 비용, 즉 살충제와 화학비료의존비용을 동반했다. 그 외 토양침식, 토양고갈 문제 해결을 위해 광대한 지역의 열대 우림을 개간하게 했고 이 재배방식은 지속 가능하지 않다는 것이 분명해졌다.
이렇게 큰 규모의 그늘나무가 사라지면서 서식지 감소로 인해 철새의 20%가 감소하고 열대우림지역에 살면서 커피나무와 공생하던 곤충들과 조류, 야생동물들이 사라지게 되었다. 물론재규어도 서식지를 잃었다.
이제 환경보호론자는 물론이고 커피농부들, 그리고 커피회사들까지도 나서서 그늘나무재배방식을 복원하려고 노력하기 시작했다. 지속가능한 커피를 마시는 방법은 그늘나무재배방식을 복원하고 소비하는 것이라는 결론을 얻었기 때문이다. 이제 커피를 생산하고 유통하고 소비하는 세계의 흐름은 그늘재배커피로 돌아가지는 것이며, 커피생산지로부터의 소비지역으로 직수입하는 시스템을 구축하기 위하여 , 즉 ‘Shade grown coffee, directly from the farm’을 위해 여러 방면으로 노력하고 있다.
한국은 커피생산국이 아니다. 그러나 거대한 소비시장을 가지고 있다. 소비자는 건강한 커피를 마실 권리가 있다. 국민의 건강을 위한 커피산업으로 변화 할 필요성이 있기 때문에, 우리나라의 커피산업종사자들도 환경을 살리고 지속가능한 커피를 마시기 위한 노력, 그늘재배방식의 커피를 직수입하는 방법을 모색해야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