체코 원전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된 한국수력원자력이 지식재산권 분쟁 상대인 미국 웨스팅하우스 측과 미국에서 직접 접촉한 것으로 알려졌다.
24일 연합뉴스에 따르면 황주호 한국수력원자력 사장은 이달 초 미국을 방문해 웨스팅하우스 경영진과 만나 양사 간 지식재산권 분쟁 상황에 관한 의견을 교환했다.
앞서 웨스팅하우스는 한수원이 체코에 수출하려는 최신 한국형 원전 APR1400이 자사 기술을 기반으로 한 것이라면서 한수원의 체코 원전 수출을 막아달라는 소송을 미국 법원에 제기한 바 있다. 한수원은 원자로 개발 초기에는 웨스팅하우스 도움을 받았지만, 현재 수출 대상인 APR1400은 독자 개발한 모델인 만큼 미국의 수출 통제 대상이 아니라는 입장이다.
체코 원전 수주전은 초기 한수원과 웨스팅하우스, 프랑스전력공사(EDF) 3파전이었지만 웨스팅하우스가 가장 먼저 탈락했고 한수원이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됐다. 체코 원전 수주 경쟁을 통해 웨스팅하우스의 독자 수출 역량 약화 흐름이 포착된 만큼 시공 경쟁력을 가진 한수원과 설계 경쟁력이 있는 웨스팅하우스의 타협 여지가 커진 상태다.
한수원은 웨스팅하우스와의 이번 접촉에서 제3국 시장 공동 진출을 도모하자는 제안을 한 것으로 전해졌다. 황 사장의 미국 방문은 지난 7∼8일 한미 에너지장관 회담 시기 이뤄진 것으로 전해졌다.
원자력공급국그룹(NSG) 지침상 내년 3월까지 체코 원전 수주 최종 계약을 맺으려면 불필요한 분쟁을 피하기 위해서라도 미국 정부에 수출 신고가 이뤄지는 것이 이상적이다.
지난해 4월 미국 에너지부는 한수원이 제출한 체코 원전 수출 신고를 미국인이 신청해야 한다는 취지로 반려한 바 있다.
정부와 한수원은 체코 원전 정식 계약 시한인 내년 3월까지 원만한 합의 도출을 위해 노력한다는 방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