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런데 부산시가 새로운 미술관을 유치하려고 한다. 퐁피두센터 부산 분관이다. 사람들은 이야기한다. "부산시에 규모있는 미술관이 2개나 있는 것은 분명한 부산의 자산이다. 그런데 여기에 또 다른 미술관은 유치한다?"고 한다.
퐁피투센터 부산 분관 유치 토론회에 참석한 최승현 독립큐레이터는 지적한다. "퐁피두센터를 유치하고자 하는 당사자가 공적기금과 무관한 기업이나 개인일 경우라면 상관할 바가 아니다. 그러나 세금으로 운영되는 기관이 이를 시도하고자 한다면 이야기가 다르다. 큰 규모의 세금 투입에는 그에 합당한 사유와 절차, 납세자들의 동의와 공감대라는 것이 필요하기 마련이다. 그래서 다시 궁금해진다. 부산시가 공청회 한번 없이 퐁피두센터 유치를 비공개적으로까지 끝내 추진한 이유는 무엇일까?"
이는 요약하면 유치 과정이 안타깝다는 지적이다. 이는 결국 도대체 누구를 위한 퐁피두센터 분관 유치인지 이해하기 어렵다는 시각이다.
정준모 전 국립현대미술관 학예연구실장의 지적은 더 현실적이다. "퐁피두 부산을 건립하는데만 1000억원 이상이 소요된다. 연간운영비와 로열티로만도 100억원 이상이 들어갈 것으로 보인다. 운영경비를 국내외 관람객 유치와 기획전 등 유료 전시로 충당할 것으로 예상된다. 예를들어 10만명이 입장하고 관람료가 2만원이면 20억원 수익인데 이런 전시회를 연 10회 해서 200억원의 수익을 내도 실제수입은 70%인 140억원에 불과하다. 그러나 이같은 전시를 연 10회 개최한다는 것은 불가능하고 전시물 교체 등으로 연 3회~4회 정도만 가능한 수준이다. 그리고 무엇보다 시민혈세로 미술관을 건립하고 고가의 입장료를 받는 것도 이상적이지 않다"라고 지적했다.
박찬형 부산참여연대 총괄본부장은 "2024년 6월 28일, ‘세계적 미술관 분관 유치를 위한 업무협약 동의안, ’협약명 : 부산광역시- ○○○○○ 양해각서‘를 부산시는 입법 예고했다. 그리고 시의회 해당 상임위는 7월 22일 비공개로 심의 처리했다. 막대한 사업비(건축비+운영비+로열티)가 투입되어야 하는 사업을 부산시가 비공개 처리하는 것이 과연 타당한 것인지, 이것이 본계약이 아니라 단순 업무협약(MOU)체결이라면 왜 공개도 하지 못하는지 의문이다. 체결하려는 양해각서의 내용은 A-Z까지를 공개해야 할 것이다."라고 입장을 밝혔다.
분명한 것은 퐁피두센터 부산 분관 유치에는 시민 혈세가 투입된다. 이는 지금부터라도 투명한 자료 공개와 분관 유치 타당성에 대한 폭넓은 공론화가 필요하다는 것을 의미한다.
부산을 '예술의 도시'로 부상시키려는 노력이 진행되고 있다고 백번 양보해도 "그 계획의 어디쯤에 부산시민들이 있는 것이냐?"고 사람들은 묻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