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원식 국회의장은 제22대 국회 개원식에 불참한 윤석열 대통령을 향해 아쉬움을 드러냈다. 그러면서 “국회를 존중하지 않고 국정 운영의 성과를 낼 수 없다”며 “책임있는 자세, 진전된 자세를 보여달라”고 촉구했다.
우 의장은 2일 오후 국회에서 열린 제22대 국회 개원식에서 “민심에 가장 닿아있는 국회의 목소리에 귀 기울이는 것이 정부가 성공하는 길”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이날 열린 제22대 국회 개원식은 윤 대통령이 불참한 가운데 개원 약 3개월 만에 열렸다. 이는 1987년 민주화 이후 현직 대통령이 개원식에 참석하지 않은 첫 사례다.
우 의장은 “오늘 임기 첫 정기국회 시작과 함께 뒤늦은 개원식을 한다”며 “오늘의 이 개원식이 22대 국회의 첫 3개월을 돌아보고 자세와 각오를 가다듬는 새로운 계기가 되기를 바란다”고 했다.
이어 “정치가 할 일도, 대한민국이 앞으로 나아가는 힘도 국민의 삶에서 나온다. 민심의 목소리를 입법에 반영하고 정부에 전할 책임이 국회에 있다”며 “헌법이 정부와 법원에 앞서 국회를 먼저 명시한 것도 국회의 특별한 권한과 책임 때문일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법을 만들고 집행하고 적용하는 삼권이 각자의 역할을 하면서도 조화롭게 융합해야 국민의 삶에 편안해진다”며 “모처럼 양당 대표 회담이 있었고 대통령도 (개원식에) 참석했으면 국민 보기에 좋았을 텐데 참으로 아쉽다”고 했다.
최근 의정 갈등 속 의료 대란 사태가 장기화하는 데 대해 정부의 책임 있는 자세를 주문했다. 그는 “의정갈등이 낳은 의료공백이 6개월째 이어지고 있다. 개혁이라는 이름으로 시작한 일인데 국민이 겪는 현실은 의사 없는 병원”이라며 “정부는 더 현장 속으로 들어가서 문제의 해법을 찾아야 한다. 현실감각부터 의료현장과 국민에 맞춰야 한다”고 힘줘 말했다.
이어 “사회적 대화를 제안한다”며 “여야 정당의 대표들이 논의를 시작한 것을 환영한다. 더 나아가 정부, 여야 정당, 의료 관계인, 환자와 피해자가 한자리에 모여서 작심하고 해법을 찾아보자”고 제안했다.
개헌을 비롯한 정치 개혁 논의도 거듭 제안했다. 그는 “현행 헌법을 만들고 무려 37년이 지났다. 그간의 변화를 반영하고, 앞으로 변화해야 할 길을 만들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라며 “대통령의 결단으로 막힌 물꼬를 틀 수 있길 기대한다. 정치개혁 특히 선거제도 개혁도 지금 해야 한다”고 했다.
대통령 재의요구권 사용으로 오는 26일 본회의에서 재표결이 예상되는 ‘방송4법’ 처리와 관련해서는 국회의장 중재안을 재차 강조했다. 그는 “여야 정당과 언론종사자 언론학자, 시민사회 등이 고루 참여해 집중적으로 논의하고 합의안을 만들자”며 “필요하면 대화 테이블을 여는 것도 의장이 감당하겠다”고 했다.
아울러 우 의장은 여야 모두를 향해 “22대 국회는 유례없는 여소야대 국회”라며 “다수당으로서의 부담감과 집권당으로서 책임감이 함께 작용해야 한다. 각별한 노력을 기울여달라”고 당부했다. 그러면서 “이 자리에 멈추지 않겠다. 미래로 나아가는 국회의 사명을 온 힘을 다해 실천하겠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