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추석을 앞둔 전국 병원의 응급실이 위기상황에 직면했다는 지적에 대해 응급실 붕괴상황은 아니라며 4일부터 운영이 어려운 전국 응급실에 군의관과 공중보건의사를 배치한다고 밝혔다.
박민수 보건복지부 2차관은 2일 응급의료 일일브리핑 시작을 알리면서 “전반적인 응급의료 역량을 종합적으로 볼 때, 일부 어려움은 있지만 일각에서 제기하는 것처럼 붕괴를 우려할 상황은 아니다”라고 잘라 말했다.
박 차관은 “최근 일각의 주장처럼 응급실 근무 인원이 절반 이하로 줄었다는 것은 사실이 아니다”라며 “409개의 응급실 중 99%인 406개소는 24시간 운영하고 있고, 6.6%인 27곳은 병상을 축소 운영 중이다”라고 전했다.
이어 “다만 전공의 이탈로 응급실에 근무하는 전문의, 일반의, 전공의 등 의사가 평시 대비 73.4% 수준이지만 군의관, 공보의, 진료지원(PA) 간호사, 촉탁의 채용 등으로 인력을 보강하고 있다”고 부연했다. 권역·지역 180개 응급의료센터 응급의학과 전문의는 지난해 말 1504명에서 지난달 말 1587명으로 105% 늘었지만 전공의 500여명 이탈로 의사 부족을 겪고 있다는 설명이다.
복지부에 따르면 중앙응급의료센터 종합상황판에 표출된 권역·지역응급의료센터의 27종 후속진료 가능 여부 분석 결과, 진료가 가능한 기관은 8월 5주차(25~31일) 평균 102개소로 평시 109개소 대비 7개소 감소했다.
2일 기준 건국대 충주병원, 강원대병원, 세종충남대병원 응급실이 단축 운영 중이다. 이 중 강원대병원과 세종충남대병원은 이날부터 성인 야간 진료가 제한되지만 추석 연휴 기간에는 정상 운영한다. 아주대병원의 경우 지난주부터 운영을 중단한다고 알려졌던 것과는 달리 휴진 없이 운영 중이다. 건국대 충주병원은 7명 전원 사직 예정이었으나 지자체와 병원의 설득으로 2명이 복귀한 상태다.
정부는 추석 연휴 응급실 비상 상황에 대비해 군의관과 공중보건의사를 배치할 방침이다. 오는 4일 응급실 운영이 일부 제한된 의료기관에 15명의 군의관을 투입하고, 9일부터 235명의 군의관과 공보의를 추가 배치한다.
박 차관은 “운영에 어려움이 있는 기관을 중심으로 군의관, 공보의 등 인력을 핀셋 배치하고 인근 권역응급센터를 활용하는 등 중증·응급 환자 진료 차질을 최소화하기 위해 만전을 기하겠다”며 “현재 당면한 응급의료 문제는 의료인력 부족 등 오랜 기간 의료개혁이 지체되면서 누적된 구조적 문제다. 전반적인 의료개혁이 병행돼야 근본적인 해결이 가능하다”고 강조했다.
정부는 응급실 전문의 진찰료 250% 가산, 배후 진료인 수술·처치·마취 행위 200% 가산에 대해 이번주 건강보험정책심의위원회를 거쳐 후속 절차를 마무리할 예정이다. 이와 함께 추석 연휴 응급의료 특별대책을 통해 대형병원 응급실이 중증 환자 위주로 진료되도록 할 계획이다.
박 차관은 “정부는 지자체, 의료기관과 최대한 협력해 현 위기를 반드시 극복하겠다”며 “각 병원에서도 응급의료 유지에 책임감을 가지고 최선을 다해주시기 바란다. 국민 여러분께서도 더 위급하고 중한 환자를 위해 대형병원 이용을 자제하고 지역 병의원을 이용해주실 것을 부탁드린다”고 당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