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키과학] '미래를 바꾸는 기술' 8광자 양자컴퓨팅 현실화

[쿠키과학] '미래를 바꾸는 기술' 8광자 양자컴퓨팅 현실화

ETRI, 세계 최초 광자 8개 간섭 집적회로 구현
프로그래머블 실리콘 포토닉스 양자얽힘 IC 개발

기사승인 2024-09-04 09:39:05
양자컴퓨팅 8광자 큐비트 칩 개발을 시연하는 ETRI 연구팀. ETRI 

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 양자기술연구본부 이종무 박사팀이 세계 최초 광자를 이용한 ‘8광자 큐비트(Qubit)’ 집적회로 칩 개발에 성공했다. 

연구팀은 실리콘포토닉스 양자칩을 확장해 광자 8개를 제어할 수 있는 시스템을 완성, 광자기술을 적용해 시공간에서 양자얽힘 구현 가능성을 열고 현재  8개의 광자에서 발생하는 양자현상을 실험 중이다.

앞서 지난해 ETRI는 KAIST, 이탈리아 트렌토대학과 협력해 광자 4개를 제어할 수 있는 4큐비트 실리콘포토닉스 칩에서 2큐비트와 4큐비트 양자얽힘을 구현하는데 성공하고 해당 연구논문을 발표했다. 

이어 ETRI는 이번에 8큐비트로 확장된 칩을 제작해 6큐비트 양자얽힘 현상을 확인했다. 이는 실리콘기반 광기술 집적회로로 이룬 세계 최초 성과여서 큰 의미를 갖는다.

실리콘 포토닉스 4-큐비트 양자회로. ETRI

광자기반 양자컴퓨터 현실로

광자는 진행방향을 두 개로 나눠 위로 가면 0, 아래로 가면 1로 표현한다. 이에 따라 4큐비트는 빛이 가는 길이 위와 아래를 합쳐 총 8개, 8큐비트는 16개인 셈이다. 

연구팀은 큐비트 간 양자적으로 서로 강하게 얽힌 상태를 칩 내에서 구현했다. 연구팀의 광자기반 기술은 양자컴퓨터를 만드는 방법 중 가장 유력한 것으로 꼽힌다.

이는 손톱 크기의 실리콘 칩에 광자기반 양자 회로를 포함한 실리콘포토닉스 양자칩을 만들고, 여러 개 양자칩을 네트워크로 연결해 범용 양자컴퓨팅을 구현하는 기술이 핵심이다. 광자기반 양자컴퓨터는 빠른 속도, 상온 동작, 낮은 오류, 확장성, 에너지효율 등 많은 장점을 갖는다.

양자회로 1-큐비트 및 2-큐비트 상태의 토모그래피 측정 결과. ETRI

ETRI는 이번에 광자생성기, 위상변조기, 스위치 등 다양한 광학소자를 제작해 빛의 경로를 조절해 양자간섭을 유도, 컴퓨터의 기본 역할인 정보전달 및 변환 수행을 가능토록 했다.

칩 내에는 비선형 광자 쌍생성 소스 8개와 광 경로를 조절하는 광스위치가 40여 개 들어 있고, 광스위치 중 20여 개는 양자게이트 역할을 한다. 이로써 단일광자검출기를 통해 양자상태를 측정하는 양자컴퓨터의 기본 틀을 갖춘 셈이다.

특히 연구팀은 다른 방향에서 진입한 두 개의 광자가 만나면 서로에게 영향을 줘 함께 뭉쳐 진행하는 양자현상인 ‘홍-오우-만델(HOM)’ 효과를 칩 내에서 측정했다.

이를 토대로 연구팀은 5㎜×5㎜ 크기 4큐비트 집적회로를 만들어 HOM 간섭실험과 광자 두 개를 더한 4개의 광자 경로가 얽히며 일어나는 양자 현상을 발표했다. 

양자회로 4-큐비트 GHZ state 토모그래피 측정 결과. ETRI

아울러 연구팀은 현재 10㎜×5㎜ 크기 8큐비트 집적회로를 만들어 총 8개의 광자에서 발생하는 양자 현상을 연구 중이다. 

연구진은 기술완성도를 높여 올해 16큐비트 칩 개발에 도전하고, 이후 32큐비트로 확장해 양자기계학습을 포함한 양자컴퓨팅 응용연구에 이용할 계획이다.

윤천주 ETRI 양자기술연구본부장은 “향후 기술완성도를 높여 5년 내 클라우드 서비스를 계획 중”이라며 “실험실 규모 시스템이 가동되도록 제작해 새로운 영역의 학문을 개척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ETRI는 지난 10여 년 동안 무선 양자암호통신 실환경 100m 전송, 양자컴퓨팅 컴파일러 요소기술, 통신 3사와 양자암호 전송시스템 표준화, 상온에서 작동하는 양자 인터넷 핵심기술, 세계최초 암호 양자 안전성 검증기술, 양자내성암호 공략 양자 알고리즘 및 양자내성 공략 전 과정, 동형암호 고속연산 칩기술 등 양자분야에서 많은 성과를 내며 관련 기술 상용화를 추진 중이다.
이재형 기자
jh@kukinews.com
이재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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