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류업계가 ‘프리미엄’ 시장을 확보하기 위해 예술작품과 협업을 강조하고 있다. 고물가 현상이 장기화되며 소비 양극화가 트렌드가 된 가운데 위스키 등 ‘럭셔리’ 제품의 차별화를 도모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8일 업계에 따르면 이달 페르노리카코리아와 디아지오코리아는 주류에 예술을 더한 행사를 개최했다. 페르노리카코리아는 4일 서울 코엑스에서 열린 ‘키아프 서울 2024’에서 영국 출신 세계적 아티스트 ‘콘래드 쇼크로스’와 협업한 위스키 ‘로얄살루트’를 국내에 선보였다.
이날 선보인 ‘로얄살루트 타임 챔버 바이 콘래드 쇼크로스’는 로얄살루트 제품 중 가장 고연산인 53년 위스키를 블렌딩해 ‘장인정신’의 가치를 높였다. 이를 통해 시간에 대한 존중, 숙련된 장인정신 등 고연산 라인업이 지닌 독보적인 가치를 혁신적이고 창의적인 방식으로 전달한다는 설명이다.
디아지오코리아도 지난 3일 서울 한남동 ‘앤트러사이트’에서 데킬라 ‘돈 훌리오’에 예술 작품 무드를 더한 ‘돈 훌리오 포 아모르’ 팝업을 개최했다. ‘돈훌리오 1942’ 제품이 아트 페어 ‘프리즈’의 글로벌 멤버십 프로그램인 ‘프리즈 91(FRIEZE 91)’의 공식 제휴 파트너로 선정된 것을 기념하기 위해 기획됐다는 설명이다. 팝업 현장에서는 돈 훌리오의 브랜드 메시지인 ‘포 아모르; 머리가 아닌 마음을 따르라’의 의미를 전하는 작품이 공개됐다.
팝업에는 모델 최소라와 포토그래퍼 겸 브랜딩 디렉터 이코베 부부가 함께 작업한 ‘사랑, 가장 평범하고 특별한 (Por Amor, 폴라로이드: 공통의 언어)’을 전시했다. 폴라로이드 사진에 담아 기록한 둘의 일상을 기반으로 사랑이라는 주제를 탐구한 작품에 ‘포 아모르’의 의미를 담았다는 설명이다.
종합주류기업 나라셀라는 지난 4월 청년 작가의 작품을 담은 아트 레이블의 위스키와 보드카를 국내에 출시했다.
아메리칸 위스키의 독특한 매력과 섬세함을 경험할 수 있는 ‘프레임 블렌드 위스키’에는 소누(최희정) 서울문화재단 작가의 작품을 담았다. 바쁜 하루를 마무리하며 위스키를 즐기는 사람들의 모습이 그려졌다.
순수하고 맑은 맛에 주력한 ‘프레임 보드카’는 안우주 서울문화재단 작가의 작품으로 물과 수면의 반사, 안개와 달을 상징하여 순수하고 깨끗한 매력을 표현했다.
국산 술도 예술과 협업해 가치를 높인 바 있다.
국순당은 지난 2022년 국순당 50주년과 백세주 30주년을 기념해 제작한 최고급 증류주 ‘백세고百歲膏’의 아트 에디션을 선보인 바 있다.
백세고의 용기는 ‘술, 예술이 되다’라는 콘셉트로 프리미엄 수공예 도자기 브랜드 ‘이도’와 협력해 했다. 디자인은 배은경 작가와 함께 안과 밖의 어느 영역에도 속하지 않는 사이 공간인 일상의 ‘틈’을 오방색의 색깔로 표현해 희망적 공간으로 시각화했다. 한정 수량 제작된 백세고는 오는 추석에 일정 수량을 판매할 계획이다.
주류업계의 예술 협업은 프리미엄 브랜드로서 가치를 올리고 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해서인 것으로 풀이된다. 실제로 최근 위스키의 경우 종류 많아지며 차별화 필요하다는 평가 나오고 있다.
한 주류업계 관계자는 “코로나19 이후 국내 시장에 ‘홈술’ 문화가 확산한 데 이어, 고가 주류를 찾는 소비자들도 많아진 것으로 분석된다”며 “특히 고가 주류의 라인업이 대폭 늘어나며 소비자들에게 다가갈 수 있는 차별화된 방식으로 예술과 협업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아티스트와 협업한 주류의 경우 개별적인 스토리도 담을 수 있으며 기존 주류와 차별화해 수집품으로서의 프리미엄도 갖출 수 있을 것으로 바라보고 있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