닷새간의 추석 연휴 기간에도 국회의원들은 분주하다. 평소 바쁜 의정활동으로 챙기지 못한 지역구에 머물면서 지역 현안 챙기기에 여념이 없다. 이번 추석 명절 연휴 22대 국회의원의 일정은 어떻게 될까.
254명의 지역구 의원 대다수는 본인 지역구 일정에 집중한다. 연휴 시작 전 관내 소방서와 경찰서 등을 돌면서 격려하고, 간단한 간식 등을 전달하는 센스를 보이는 의원들도 있다. 또 지역 내 어르신들이 모여 있는 양로원을 비롯해 복지시설 등을 방문해 명절 인사를 나누는 것은 필수 코스로 불린다.
전남 나주·화순을 지역구로 둔 신정훈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이번 추석 동안 나주와 화순을 오가면서 민심 파악에 주력하겠다는 계획을 갖고 있다. 22대 국회 전반기 행정안전위원장을 맡으면서 상임위 일정 등으로 더욱 바빠진 터라 모처럼의 연휴를 통해 지역에 더 신경을 쓸 수 있도록 하기 위함이다.
신 의원은 쿠키뉴스와 통화에서 “이번 추석은 의료 공백으로 공포의 연휴가 될 수 있다는 우려가 있다”며 “일단 화순 전남대병원을 찾아 응급실 상황을 점검하고, 전통 시장 등을 돌면서 민심 파악에 나설 방침이다. 또 지역 내 어르신들을 찾아뵙는 것도 도리”라고 말했다.
오는 10월 16일 재보궐 선거가 예정된 곳의 지역구 국회의원들은 더욱 더 신경을 써야 할 상황이다. 본인 선거가 아니지만 당의 명예와 자존심이 걸려 있는 만큼 일단 이겨야 한다.
영광을 지역구로 둔 이개호 의원(담양·함평·영광·장성)은 전 연휴 기간 민주당 영광군수 후보 지원에 나선다. 영광뿐 아니라 담양·함평·장성 지역들도 챙겨야 해 몸이 하나라도 부족할 지경이다. 이 의원을 돕기 위해 박지원 의원은 몸소 영광 등을 찾아 후방 지원에 가세하기도 했다.
이 의원은 13일 쿠키뉴스와 통화에서 “지역 국회의원이면 마땅히 지역 의견을 듣는 게 온당하다”며 “4개 군 지역 전통시장을 찾아 지역민들과 만나고, 지역 사찰·각종 시설 등을 돌면서 인사도 드리고 있다. 특히 영광군수 선거에 신경을 쓰고 있다”고 전했다.
이어 “지역별로 추석맞이 노래자랑이 12개가 열리니 행사장들을 찾을 것 같다”며 “혹시 직접 못 뵌 분들께는 직접 전화를 드려 명절 인사를 전할 계획이다. 연휴 초반에는 고속도로 입구에서 귀성 인사를, 돌아갈 때쯤에는 귀경 인사도 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백종헌 국민의힘 의원(부산 금정)도 10월 재보궐 선거를 앞두고 더 지역 챙기기에 심혈을 기울이고 있다. 보수의 텃밭으로 불리지만 부산 금정구청장 후보에 민주당과 조국혁신당이 각각 후보를 낸 만큼 신경이 쓰일 수밖에 없다. 연휴가 시작되기 전 일찍 부산으로 내려간 백 의원은 지역 현안인 ‘금샘로 완전 개통’ 해결을 위해 13일 부산대를 찾아 간담회를 진행했으며 지역을 돌면서 민심 청취를 진행 중이다.
백 의원은 쿠키뉴스에 “10월 재보궐 선거가 있어 더 심혈을 기울이고 있다”며 “지역을 돌면서 국민의힘을 지지해달라는 말과 함께 ‘잘할 수 있다’는 믿음을 심어 드리고 있다. 평소 못했던 많은 지역 일정들을 소화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당 전체가 비례 의원들로만 구성된 조국혁신당은 10월 재보궐에 사활을 걸고 지역 공략에 집중하고 있다. 조국 대표는 13일 용산역 추석 귀성인사를 시작으로 곡성·영광·부산금정 등에서 순차적으로 지역 민심 훑기에 나선다. 16일에는 직접 곡성 지역 특산물인 토란 수확 일손 돕기를 자처하는 등 눈코 뜰 새 없이 바쁜 일정을 소화 중이다. 조 대표뿐 아니라 나머지 의원들도 지역을 나눠서 인사를 진행하고 있다.
재충전을 위해 시간을 보내는 이들도 상당수 존재한다. 경기 ‘화성을’을 지역구로 둔 이준석 개혁신당 의원은 추석 명절 전 직접 지역 내 현수막을 사다리를 타고 달았다. 본격적인 귀성이 시작되는 시점에 동탄역에서 명절 인사를 계획했고, 남은 연휴는 휴식에 집중할 방침이다.
이준석 의원은 쿠키뉴스와 통화에서 “원래 프로그래머이다 보니 쉬는 날 개인 프로젝트를 하거나 쉰다. 이번 휴일도 그렇게 보낼 것 같다”며 “동탄에서 자전거 타고 살살 돌아볼 계획도 갖고 있다”고 부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