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게 석 달이나 걸릴 일이냐, 하나를 보면 열을 안다고…”
추석인 지난 17일 막혀 있는 부용가교 앞에서 시민 A씨는 “지난번 장마가 끝나고는 태풍이 오면 다시 막힐까봐 안 고치고 기다린다기에 무슨 일처리가 이따위인가 어이가 없었다”며 “이제 태풍도 안 왔으니 내년 장마까지 기다릴 참인가보다”며 헛웃음을 보였다.
도를 넘어선 세종시의 무책임 늑장행정에 시민 원성이 높아지고 있다.
지난 7월 초 장마에 떠내려 온 토사와 부유물에 막힌 부용가교가 지금까지 개통되지 않아 시민불편이 계속되는 상황이다.
부용가교는 부용마을과 부강면을 잇는 주요 소통로이자 동시에 금강을 따라 자전거를 타는 시민들이 강을 건너는 곳으로 애용되고 있다.
지난 비로 인한 부용가교의 피해는 교각 등 주요 구조물에 특별한 손상 없이 상판에 부유물이 쌓이고 교량 끝 보도블록과 난간 일부가 유실되는 경미한 수준에 그쳤다.
그럼에도 세종시는 예산타령을 핑계로 복구 작업을 미루고 미루다 결국 추석 연휴에도 이를 막힌 상태로 방치해 많은 시민들에게 불필요한 피해를 끼친 셈이다.
A씨는 “장마 후 한 달이 지나도록 꿈쩍도 않다가 언론에 기사가 뜨니 광복절인데도 굴삭기가 나타나 부유물을 치우더라”며 “하루거리 일이라 금방 뚫릴 줄 알았는데 결국 이번 명절 때까지 못 지나다니게 했다”며 분통을 터뜨렸다.
더군다나 이날까지 복구작업은 교량 끝 연결부분에 보도블록 일부만 작업이 덜 된 상태로, 마무리를 미루면서 없어도 될 시민불편을 초래한 셈이라는 지적이다.
시민 B씨는 “돈이 없어서 못 고치는 건지, 관심이 없어서 안 고치는 건지, 이유가 뭐든 이해할 수 없는 상황”이라며 “이 정도 고칠 예산도 없으면 뭘 할 수 있겠나”라고 날을 세웠다.
이번 추석연휴를 맞아 자전거를 즐기던 시민들도 막힌 부용가교를 건너며 불만을 쏟아냈다.
C씨는 “매주 이곳을 지날 때마다 시정은 도대체 왜 이 모양인지, 또 시장은 매일 뭘 하는 건지 평소 관심도 없던 궁금증이 생긴다”라며 “이건 시민을 무시하는 정도가 아니라 일부러 골탕 먹이려는 것 아니냐”고 비꼬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