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완다의 농업 발전을 위한 새로운 도전이 시작됐다.
27일 연세대학교 빈곤문제국제개발연구원에 따르면 지난 2020년 11월 르완다 정부의 요청으로 시작된 농산물 가치사슬 스마트화 지원사업이 본격적으로 추진되고 있다. 이 사업은 르완다의 중기 국가발전계획 및 농업 개발 전략과 긴밀히 연계돼 있으며, 한국의 국제개발원조(ODA)가 르완다 국가 발전에 기여할 수 있는 적절한 방안으로 평가받고 있다.
사업 초기에는 르완다 담당 기관과의 여러 차례 사전 협의 및 심층 기획 조사를 통해 방향과 예산이 확정됐으며, 이는 UN의 지속 가능한 개발 목표(SDG)와 일치한다. 과거 식민 지배와 격렬한 내전으로 어려움을 겪었던 르완다는 현재 폴 카가메 대통령의 사회 개혁과 한국의 경제 발전 모델을 바탕으로 안정적인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르완다 경제의 근간인 농업은 전체 GDP의 약 30%를 차지하고 있으나, 낮은 생산성과 영세농 중심의 구조로 인해 농민들의 소득이 제한적이다. 인구의 60~70%가 농업에 종사하지만, 경사지에서 소량의 농작물을 재배하는 농민들은 기계화와 새로운 영농 기법 도입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특히 기후변화로 인한 가뭄과 홍수의 빈번한 발생은 농업 생산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친다.
이번 사업은 고추와 양파 같은 환금성 작물의 수확 후 품질 관리를 위한 가치사슬 형성을 목표로 하고 있다. 현재 르완다는 신선 과일과 채소를 일부 유럽 및 중동 지역에 수출하고 있으나, 수확 후 가공 및 보관 시설 부족으로 품질 저하와 가격 하락 등의 문제가 발생하고 있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 한국국제협력단(KOICA)와 연세대학교가 참여해 농민들에게 수확 후 관리 기술 교육을 실시하고, 농산물 가공 및 저장 인프라를 구축할 예정이다.
특히 수도 키갈리에 '국립 농산물 가공센터'를 건립하고, 전국 4개 농업 거점 지역에 '지역 수확 후 처리센터'를 설립해 부가가치를 높일 계획이다. 또한 ICT 기술을 적용해 농업 가치사슬 전 단계에서 정보 관리 시스템을 구축하고, 민간 부문의 참여를 통해 사업의 지속 가능성을 높일 예정이다.
이 사업이 성공적으로 진행될 경우, 르완다의 농업 생산성이 크게 향상될 것으로 기대된다. 농산물 가공시설 설립과 수확 후 관리 기술 교육은 양적·질적 손실을 줄이고, 농민 소득 증대와 농산물 수출 경쟁력을 강화하는 데 기여할 전망이다. 농업협동조합의 참여로 지역 사회의 공동체 의식이 강화되고, 농민들의 권리 신장에도 기여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KOICA는 설립 이래 농업과 농촌 개발사업을 주요 목표로 삼아 지속적으로 지역개발을 주도하고 있다. 이를 통해 농촌 주민의 삶의 질 향상, 농업 생산성과 소득의 안정적 증대, 취약한 기초 인프라 개선 등 국가 성장과 안정에 기여하고 있다. 또한 '농촌개발 중기전략(2021~2025)'을 통해 농림수산업 및 농촌 개발 사업뿐만 아니라, 기후변화에 대응해 자연 자원과 농업 생태계를 보전하기 위한 다양한 지원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연세대학교는 개발도상국의 국제개발원조사업 수행 전문기관으로서, 농산업 생산성 강화, 농산물 가치사슬 강화사업, 포용적이고 지속 가능한 농촌 개발사업 및 기후변화 대응 농촌 역량 강화사업 등을 수행하고 있다.
이외에도 여러 협력 기관과 단체가 참여하고 있다. 연세대학교 미래캠퍼스 원주산학협력단은 현지 전문가 파견 및 사업 수행 관리를 주도하고 있으며, (사)한국국제개발협력센터(KIDC)도 컨소시엄으로 참여해 사업 성과 관리와 전문가 파견, 현지 사무소 운영을 공동으로 맡고 있다. 이러한 다각적인 협력 체계는 사업의 성과를 극대화하고, 르완다 농업 발전에 실질적인 기여를 할 것으로 기대된다.
신상범 연세대 빈곤문제국제개발연구원 원장은 “르완다의 농산물 가치사슬 스마트화 지원사업은 단순한 농업 지원을 넘어, 지역 사회의 경제적 자립과 지속 가능한 발전을 위한 중요한 발판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