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공의료기관 의사 3500명 부족…연봉 6억원까지 치솟아

공공의료기관 의사 3500명 부족…연봉 6억원까지 치솟아

기사승인 2024-10-03 21:08:05
서울 시내 한 대형병원에서 의료진이 이동하는 모습. 사진은 기사와 직접적 관련 없음. 연합뉴스

만성 인력난에 시달리는 공공의료기관의 의사 부족 현상이 심화되고 있다. 4억원이 넘는 연봉 제시에도 채용에 난항을 겪기도 하고 전남의 한 의료원은 지난해 연봉 6억2000만원에 의사를 채용했다.

3일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경실련)과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소속 더불어민주당 전진숙 의원이 전국 공공의료기관에서 받은 자료에 따르면 지난 6월 기준 전국 공공의료기관 217곳 중 41.9%인 91곳은 의사 정원을 채우지 못했다. 전국 공공의료기관은 228곳이고, 치과병원과 한방병원을 제외하면 217곳이다.

부족한 총 의사수는 3563명으로, 교육부 소관 대학병원 2831명, 지방의료원 309명, 보훈병원 109명, 국립중앙의료원 107명, 보건복지부 소관 의료기관 71명 순으로 의사가 부족했다. 보건소 등 지역보건의료기관 1570곳 중 131곳도 정원을 채우지 못했다.

지역보건법에 따라 전국 16개 시도 보건소와 보건의료원, 보건지소에 배치돼야 하는 의사 최소인력도 부족했다. 필요 인력은 1956명이지만 1466명만이 배치된 것으로 나타났다.

지역별로 보면 경북은 인력 기준 대비 의사가 110명 부족해 인력난에 시달리고 있다. 전남은 84명, 경남은 76명 부족했다. 보건소와 보건의료원, 보건지소 594곳은 의사가 한명도 없다. 경북은 94곳, 전남 93곳, 전북 81곳, 경남과 충남은 각각 77곳에 의사가 없었다. 의사가 없는 기관 중 456곳은 비상근 의사가 순회진료를 하거나, 한의사, 간호인력 등이 의료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전국 공공의료기관 중 휴진과목이 있는 의료기관의 수와 휴진과목 수도 늘었다. 지난 9월 기준 공공의료기관 228곳 중 휴진과목이 있는 기관은 44곳으로 2022년(38곳), 지난해(43곳)보다 6곳 많아졌다. 휴진과목 수도 2022년 68개, 지난해 75개, 지난 9월 88개로 늘어났다. 

공공의료기관 20곳은 장기휴진 과목이 있다. 대구광역시서부노인전문병원은 2008년 5월부터 현재까지 재활의학과가 휴진 상태다. 국립재활원은 2016년 10월부터 이비인후과가, 동남권원자력의학원은 2017년 2월부터 감염내과가 휴진 중이다.

채용난에 공공의료기관들이 채용 시 제시하는 의사 연봉은 계속 올라가고 있다. 전남 목포시의료원은 지난해 연봉 6억2000만원에 정형외과 의사 1명을 채용했다. 같은 해 울진군의료원도 영상의학과 전문의를 5억600만원에 채용했다. 울진군의료원은 앞서 2022년 같은 과 의사를 3억6000만원에 채용했다. 2년 만에 연봉 1억4600만원이 오른 것이다. 거창적십자병원은 올해 영상의학과 전문의 모집 공고에 연봉 4억5000만원을 제시했지만 구인에 거듭 실패했다. 결국 5억원으로 연봉을 올린 후에야 채용에 성공했다. 

경실련은 “최소한 공공의료기관에 필요한 의사는 국가가 직접 양성해서 배치하고 일정 기간 의무 복무하는 공공의사를 양성해야 한다”며 “이를 위해 정부는 국회와 함께 공공의대 신설 및 지역의사제 도입을 조속히 추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조유정 기자
youjung@kukinews.com
조유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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