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이치 발전가능성 믿고 투자”…김여사 주장에 檢 불기소 결정 “시세조종 몰랐다”

“도이치 발전가능성 믿고 투자”…김여사 주장에 檢 불기소 결정 “시세조종 몰랐다”

기사승인 2024-10-24 06:15:11
김건희 여사. 사진=연합뉴스 

윤석열 대통령 부인 김건희 여사가 도이치모터스 주가 조작 연루 의혹과 관련해 "회사의 발전 가능성을 믿고 주식에 투자했을 뿐 시세조종에 대해서는 알지 못했다"고 검찰에 진술한 것으로 확인됐다.
 
24일 연합뉴스 보도에 따르면 A4용지 20페이지 분량의 김건희 여사의 불기소 결정서에는 김 여사가 "권오수 전 도이치모터스 회장과는 기업 경영인과 투자자의 관계로, 경영인으로서의 권 전 회장에 대한 신뢰를 바탕으로 도이치모터스의 발전 가능성을 믿고 투자한 사실이 있을 뿐 권 전 회장 등이 시세조종을 하는지 전혀 몰랐다"며 혐의를 부인하는 내용이 담겼다. 

김 여사는 또 이틀에 걸쳐 통정거래(서로 미리 짜고 한 거래)가 이뤄졌다고 법원에서 인정된 계좌에 대해선 "주식 매도 기회라고 스스로 판단했고, 권 전 회장 측의 지시가 있었던 건 아니다"라고 말했다.

검찰은 "김 여사는 상장사 대표인 권 전 회장을 믿고 초창기부터 회사 주식에 지속적으로 투자한 것으로 보인다"며 "주식 관련 전문성이 부족한 일반 투자자인 김 여사로서는 권 전 회장이 주포와 선수들을 모아 시세조종을 한다는 사실을 미필적으로도 인식하기 어려웠을 것으로 보인다"고 적었다. 검찰이 김 여사의 주장을 받아들인 셈이다. 

이에 검찰은 “김 여사의 주가 조작 가담이나 방조 혐의를 입증할만한 뚜렷한 증거가 없다”며 불기소 처분을 내렸다.  

검찰은 도이치모터스 주식 거래가 이뤄진 김 여사 명의 계좌 6개를 차례로 거론하며 이런 판단의 근거를 제시했다. 1차 주가 조작 주포인 이모씨에게 운용을 일임했던 신한투자증권 계좌에 대해 "증권사 직원에게 구체적인 매수 수량·가격 등을 결정할 재량이 있었고, 해당 직원도 시세조종성 주문이라는 사실을 인식하지 못했다는 취지로 진술했다"면서 "김 여사는 매매 결과를 사후 보고받았을 뿐"이라고 적었다. 김 여사가 직접 운용했다고 진술한 대신증권 계좌 관련해선 "권 전 회장 등으로부터 주식 매도에 관한 사전 연락이나 요청받았을 가능성이 있다는 사정만으로 김 여사가 범행에 가담했다고 단정하기 어렵다"고 했다.

특히 2010년 11월 1일 주가조작 주포 세력 간 “매도하라 하셈” 등 문자를 주고 받은 지 7초 만에 김 여사 계좌에서 8만주가 매도된 거래에 대해서도 검찰은 “권 전 회장으로부터 매도 요청을 받고 제출하였던 것으로 추정된다”면서 “권 회장으로부터 연락 요청왔을 가능성만으로 범행 가담 단정은 어렵다”고 말했다. 

이어 검찰은 “2010년 10월은 주가 상승세라 '매도에 적기'였다”며 "설령 김 여사가 권 전 회장으로부터 매도 요청을 받고 18만주의 매도 주문을 제출했다고 하더라도 이례적인 정도로 비경제적이거나 비합리적인 거래라고 보기 어렵다"라고도 밝혔다. 

한편 김 여사는 2007년 12월 구 도이치모터스 유상증자에 참여해 2억원 상당의 주식을 배정받은 뒤 2009년 5월 21일 모두 매도했고, 같은 달 19일 권 전 회장이 운영하던 두창섬유로부터 도이치모터스 주식 8억원어치를 블록딜(시간 외 대량매매)로 인수해 한 달간 모두 매도한 것으로 파악됐다. 김 여사는 이후에도 본인이 직접 운용하거나 투자를 일임한 6개 계좌를 통해 도이치모터스 주식을 계속 거래했다.
정혜선 기자
firstwoo@kukinews.com
정혜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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