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역사편찬원이 서울의 역사와 시민의 삶을 엿볼 수 있는 ‘서울의 현대소설’을 발간했다. 한강 작가의 노벨문학상 수상 소식으로 독서 열풍이 불고 있는 가운데 옛 소설 속에 담긴 서울 이야기로 서울의 문화와 사회상을 느껴보는 건 어떨까.
26일 관련 기관에 따르면 서울역사편찬원은 옛 소설에 담긴 서울 이야기를 모아 25번째 서울문화마당 도서인 ‘서울의 현대소설’을 발간했다. 이 책에는 서울역, 인력거, 전차, 택시, 버스 등 교통수단 변천사와 함께 서울 사람들의 삶의 모습이 담겼다.
먼저 이수일과 심순애로 유명한 조중환의 ‘장한몽’, 한용운의 ‘박명’을 통해 서울역을 배경으로 펼쳐지는 다양한 인물들의 삶을 보여준다. 장한몽에서 서울역은 연인에게 배신을 당한 수일이 친구몰래 배웅하는 장소로, 박명에서는 서울역에서 기차를 타고 색주가로 팔려가는 순영이 등장한다.
이어 현진건의 ‘운수 좋은 날’, 박태원의 ‘소설가 구보씨의 일일’을 통해 서울 시내를 오갔던 인력거와 무료하게 산책하는 사람들의 모습에 담긴 삶의 아이러니를 보여준다.
운수 좋은 날은 인력거꾼 김첨지의 불안한 운수 좋은 날을 통해 가난한 인력거꾼의 비극과 식민지의 현실을 보여준다. 소설가 구보씨의 일일은 서울의 거리와 천변을 무료하게 걷는 지식인 구보를 통해 당시의 서울을 엿볼 수 있다.
노자영 ‘반항’ 박경리 ‘그 많던 싱아는 누가 다 먹었을까’ 하근찬 ‘전차구경’을 통해 전차의 운행과 퇴장을 그리고, 서울 거리에서 일어나는 사람들의 삶과 추억을 묘사했다. 이어 유진오의 소설 ‘김강사와 T교수’ 박태원의 ‘적멸’ 속 택시와 버스를 통해 변화하는 서울 거리와 사회상을 표현한다.
6·25전쟁 이후 서울의 혼란과 일상을 담은 작품도 있다. 정비석의 ‘자유부인’은 전쟁 전후 서울의 자유분방한 밤문화를, 이범선의 ‘오발탄’과 김승옥의 ‘서울 1964년 겨울’은 6·25 전쟁 이후 피폐해진 서울의 현실을 묘사한다.
전쟁 후 복구되기 시작한 서울의 번잡함과 서울살이의 어려움은 이호철의 ‘서울은 만원이다’ 박태순의 ‘서울의 방’ 등을 통해 보여준다.
서울의 현대소설은 시민청 서울책방에서 구매할 수 있다. 서울 소재 공공도서관과 서울역사편찬원 홈페이지에서 전자책으로도 열람할 수 있다.
이상배 서울역사편찬원장은 “소설을 통해 변화하는 서울의 문화와 사회상을 생생하게 느낄 수 있기를 바란다”며 “앞으로도 시민들이 서울의 역사를 흥미롭게 접할 수 있는 다양한 주제의 서울문화마당 시리지를 계속해서 발간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서울야외도서관 3곳(서울광장, 광화문 책마당, 청계천 책읽는 맑은냇가)에서는 ‘채식주의자’ ‘소년이 온다’ 등 한강 작가의 대표 저서 10종을 포함해 다양한 책을 전시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