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우디아라비아에서 판매하는 기아 차량 중 셀토스는 15%, 쏘넷은 10%를 차지합니다. 판매된 셀토스와 쏘넷 중 90%가 여성 운전자입니다. 젊은 여성들에게 운전이 허용되면서 주로 소형 SUV를 선택합니다.”
지난 28일(현지시각) 사우디아라비아 제다에 위치한 기아 NMC(National Marketing Company) 대리점 킹 압둘 아지즈 로드 쇼룸에서 Firas Alabdullah NMC 지역 소매 관리자는 “사우디에서 셀토스, 쏘넷, 스포티즈 차량의 주 고객층은 여성이다. 실제로 쇼룸에서 가장 많이 팔리는 모델은 쏘넷, 셀토스다. 페가스의 경우 남녀 모두에게 인기 있다”고 말했다. 실제로 이날 대리점을 찾은 여성 고객들의 모습을 쉽게 찾아볼 수 있었다.
전 세계에서 유일하게 여성의 운전을 금지하던 사우디아라비아가 지난 2018년 6월24일(현지시간) 0시부터 여성의 운전을 합법화하면서 여성 운전자들의 차량 구매량이 증가하고 있다.
기아는 3년 전 리브랜딩을 통해 새로운 자동차, 제품, 기술을 도입했으며, 사우디의 젊은 층의 니즈를 충족시켜 준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특히 사우디 젊은 여성층에게 인기가 높다.
기아의 사우디아라비아 판매량은 지난 2020년 2만5023대, 2021년 2만6568대, 2022년 3만290대, 2023년 4만8266대로 꾸준히 성장하고 있다. 올해는 8월 누적 기준으로 총 19만대가 판매됐다.
사우디의 도로는 차선이 구분되어 있지 않고, 교통량이 많다는 특징이 있다. 장소 이동을 위해 차량에 탑승할 때마다 수시로 차량이 끼어드는 모습을 쉽게 볼 수 있었다. 혼잡한 도로를 보며 ‘튼튼하고 안정감 있는 차’에 대한 니즈가 높을 것이란 생각까지 들었다.
NMC 쇼룸에서 관계자들이 강조한 것처럼 강인한 퍼포먼스와 차량 내구성, 합리적인 가격이 사우디 도로에서 기아를 쉽게 찾아볼 수 있는 이유가 아닐까.
기아가 제다에서 입지를 굳힐 수 있었던 또 다른 원동력은 주 고객층의 꾸준한 구매 경험에 있다.
Firas Alabdullah NMC 지역 소매 관리자는 “사우디에서 기아의 판매량이 꾸준히 늘고 있지만, 신규 고객보다 오랜 고객들이 많다. 비율로 따지면 신규 고객은 20%이다. 15~20년 동안 기아를 이용한 고객들도 상당수”라고 말했다.기아는 사우디에서 고객 신뢰를 높여 패밀리카로서의 입지 또한 굳히고 있다.
Abdullah Allam NMC 시니어 프러덕트 매니저는 “사우디아라비아에서 여성 운전이 합법화되기 전까지 대부분의 사우디 가정에는 집안 운전사가 있었다. 여성들이 이동할 때 운전사들은 주로 카니발로 이동했다”며 “차량 구매는 남성이 하지만, 이제는 부부가 함께 패밀리카로 기아를 선택하는 경우도 다반사”라고 설명했다.
이처럼 해외 제조사가 운전자들의 로열티(충성도)와 신뢰도를 높일 수 있는 것은 A/S 경쟁력에 있다. 기아를 비롯한 현대자동차그룹은 사우디아라비아에서 점검, 정비, 수리가 가능한 A/S 네트워크를 80여개 갖추고 있다. 이는 현지 자동차 업체 중 가장 많은 숫자다.
특히 사우디아라비아 기아 NMC 대리점은 사우디의 총 7개 행정 지역(타북, 메디나, 메카, 알바하, 아시르, 자잔, 나지란)에서 차량을 독점으로 공급하고 있다. 현재는 12개의 A/S 센터와 13개의 쇼룸을 보유하는 등 317여명의 임직원이 근무하고 있다.
사우디는 전동화가 본격화되는 추세에 따라 EV5 출시도 앞두고 있다.
Abdullah Allam(NMC 시니어 프러덕트 매니저는 “사우디아라비아에서 기아의 첫 전기차인 EV5가 첫 출시됐다. 오는 11월부터 판매를 시작할 예정”이라면서도 “현대차는 이미 아이오닉 5, 아이오닉 6를 판매하고 있다. 판매량은 1000대 이하에 그친다”고 말했다.
사우디아라비아는 현재 대부분의 자동차를 한국, 일본 중국으로부터 수입해오고 있다. 일방적인 수입 구조 탈피를 위해 친환경 자동차에 공격적인 투자가 이뤄지고 있다. 오는 2030년에는 50만대의 전기차를 매년 생산할 수 있는 전기차 제조 생산 허브가 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