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형 심층 쟁점 독서·토론’이라는 프로그램 이름에 걸맞게 고교생들의 탐구력과 사고력이 돋보이는 깊이 있는 독서 탐구 활동이 펼쳐졌다.
30일 오후 서울 중구 바비엥2교육센터에서에서 서울시교육청이 주최한 ‘2024 서울형 심층 쟁점 독서‧토론 프로그램 학생 실천 사례 발표회’가 열렸다. 이날 발표회에는 단국대학교사범대학부속고등학교, 동북고등학교, 선정고등학교, 인창고등학교, 진선여자고등학교, 홍익디자인고등학교 등 6개교 학생과 교사, 박사 연구자 등이 참여했다.
서울형 심층 쟁점 독서·토론 프로그램 학생 실천 사례 발표회는 서울시교육청의 서울형 심층 쟁점 독서·토론 프로그램의 성과를 한눈에 볼 수 있는 자리다. 이 프로그램은 학생과 교사, 박사 연구자를 매칭, 한 권의 책을 깊게 읽음을 통해 쟁점과 질문을 찾고 쓰기 활동·토론으로 비판적·논리적 사고력과 학습 주도성, 진로 설계 역량을 강화하는 교육이다.
주소연 서울시교육청 교육정책국장은 “서울형 심층 쟁점 독서·토론은 시교육청 독서 프로그램의 꽃”이라며 “책 안 읽는 국가 중 하나인 한국에서 최근 아주 좋은 일이 있었다. 한강 작가가 노벨문학상을 수상하면서 책 읽기 붐이 일기 시작했다”며 “이러한 독서 문화를 꾸준히 쌓아가야 발전하고, 좋은 문화로 효과가 발현될 것”이라고 말했다.
프로그램에 참여한 학교 학생들은 직접 사례를 발표하며 탐구한 내용을 소개했다. 단대부고 1팀(창의적 체험활동 동아리 연계형)은 책 ‘통증의 뇌과학’을 읽고 ‘플라시보 효과’를 깊이 탐구했다. 이한규 군은 심층 독서 활동에 대해 “교사와 학생 간 상호작용을 통해 완벽한 발표를 만들 수 있었다”며 “발표자로서 자세와 과학 종사자로서 자세를 기를 수 있었다”고 했다.
단대부고 2팀(창의적 체험활동 동아리 연계형)은 책 ‘통증의 뇌과학’ ‘운동화 신은 뇌’를 읽고 ‘노화로 인한 뇌 변화’를 집중적으로 탐구했다. 이민건 군은 “다양한 시각에서 질문에 대한 피드백을 받을 수 있었고 탐구 주제를 깊이 이해할 수 있었다”며 “얻은 지식을 통해 뇌과학 부분에 더 깊은 이해를 갖게 되고 진로 설계를 강화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홍익디자인고(교과 단독, 창체 및 학교 역점 사업 연계)는 책 ‘디자인의 디자인’을 읽고 깊이있는 탐구를 진행했다. 교사 김은재 씨는 “300여명의 전교생이 모두 프로그램에 참여했다”며 “(입시 다가올수록) 순수 미술, 애니메이션 등으로 진로가 다양해진다. 그러나 수시를 접수할 때까지 자신이 하고 싶은 세부 전공이 무엇인지, 세부 전공별로 무슨 차이가 있는지 모르기 때문에 전공을 미리 탐색하는 기회로 해당 프로그램을 활용했다”고 했다.
인창고(창체 및 학교 역점 사업 연계)는 환경공학 분야 오미영 박사와 함께 책 ‘탄소 중립 좀 아는 10대’를 읽고 독후활동을 진행했다. 교사 이형석 씨는 “요즘 학생들은 주장의 근거로 남의 것을 가져오거나 챗GPT를 이용하는데, 이번 프로그램을 진행하면서 오프라인으로 정해진 시간 안에 토의하고 소통하며 스스로 근거를 찾았다”며 “주장이 강한 학생들이 토론 이후 다른 주장도 충분히 수용할 수 있다는 부분이 인상적이었다”고 평가했다.
선정고(기타연계)는 책 ‘고향’ ‘레디메이드 인생’을 읽고 깊게 탐구하고 토론했다. 백경환 군은 “쟁점토론은 상대방 진영의 주장과 공통점을 통해 공존하는 사회를 만드는 데 필요한 역량을 기를 수 있었다”고 말했다.
동북고(자율·진로 학교 역점)는 책 ‘이중나선’ ‘호모데우스’를 읽고 ‘의생명 기술 활용’에 대해 깊이 있는 논의와 독후 활동을 진행했다. 이서진 군은 “주제 발표에 대한 교수님의 피드백이 굉장히 도움됐다”며 “또한 이론적으로만 알던 실험을 직접 해보는 뜻깊은 활동이었다”고 전했다.
진선여고 1팀과 2팀(창의적 체험활동 동아리 연계형)은 책 ‘사피엔스의 깊은 역사’를 읽고 탐구 활동을 진행했다. 김성현 박채리 양은 단대부고와의 연합 발표와 관련해 “같은 주제임에도 불구하고 다른 주제를 이야기해서 신기했다”며 “다른 학교 발표를 듣고 질문하거나 소통할 수 있는 유익한 시간이었다”고 말했다.
서울시교육청은 박사와 함께하는 독서 토론 프로그램이 활발히 진행돼 정책 목적을 이루고 있다고 평가했다. 김태식 교수학습기초학력지원과장은 “단순한 독서 활동만 하는게 아니라 생각하고, 토론하고 문제를 인식해 실천하려는 의지를 볼 수 있어 감동적이었다”며 “뇌과학, 바이오, 인공지능(AI) 등은 미래 큰 과제이기도 한데, 이런 주제에 대해 학생들이 진지하게 고민하는 모습을 보며 든든했다. 학생들이 원하는 꿈을 이룰 것이라 기대한다”고 말했다.
단대부고, 진선여고 활동을 지도한 연구자 유성호 박사(물리치료)는 “새로운 경험은 좋은 학습을 낳고 성공의 길로 연결된다”며 “수능과 연계되는 주제는 아니지만, 이러한 발표와 토론이 학생들의 다음 스텝에 좋은 방향성을 줄 수 있을 것”이라고 평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