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동훈 국민의힘 대표가 윤석열 대통령의 기자회견 후 당정 화합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당초 기자회견 직후 당내에서 일부 비판이 있던 것과는 다른 양상이다. 윤 대통령이 한 대표의 5대 요구를 점진적으로 진행하는 모습을 보여준다면 이들의 동행은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한 대표는 11일 국회에서 ‘전반기 국정 성과 보고 및 향후 과제 토론회’에서 “정권을 재창출하기 위해 민심에 맞게 변화와 쇄신을 해야 한다”며 “대통령이 남은 2년 반 임기 동안 민생 변화를 최우선에 두겠다고 말했다. 민생이 정답이고 우리가 그곳에서 성과를 내야 한다”고 말했다.
또 오는 15일에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 25일에 위증교사 혐의에 대한 1심 선고가 예정된 이 대표에 대한 총공세를 시작했다. 한 대표는 12일 국회에서 민주당의 사법방해저지 긴급대책회의를 통해 “왜 한 사람의 범죄가 법체계에 따라 단죄 받는 걸 막기 위해 많은 사람들이 에너지를 사용하고 있냐”며 “민주당이 판사 겁박 무력시위가 아니라고 하지만 맞다”고 지적했다.
당초 윤 대통령 기자회견 직후 국민의힘 원내에서 일부 비판 여론이 일었던 것과는 다른 분위기다. 복수의 의원들은 기자회견 직후였던 지난 7일 쿠키뉴스에 전반적으로 “아쉽다”는 의견을 밝혔다. 그러나 한 대표는 기자회견 다음날인 지난 8일에 윤 대통령의 기자회견 내용에 동의하면서 ‘특별감찰관 임명’을 추진하겠다고 했다.
이처럼 호의적으로 변한 이유는 한 대표가 요구한 △대국민사과 △특별감찰관 임명 △대통령실 인적 쇄신 △김건희 여사 활동 중단 등에 대해 윤 대통령이 수용 의사를 밝혔기 때문으로 보인다. 친한동훈계(친한계)인 박정훈 국민의힘 의원은 12일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해 “지난번에는 대통령이 사실 약간의 고집을 부리고 있던 상황이었다”며 “지금은 한 대표의 5대 요구를 사실상 수용하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다만 당정 화합이 지속되려면 윤 대통령이 기자회견에서 밝혔던 내용들이 지속해서 지켜져야 한다는 의견이 나온다. 한 국민의힘 지도부 관계자는 12일 쿠키뉴스와 통화에서 “우리가 변화와 혁신을 얘기했을 때 대통령실이 화답했다”며 “이제 대통령실이 변화하는 모습을 보여줘야 할 때”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대표적으로 특별감찰관 수용과 김 여사 리스크 완화 방안, 대통령실 인적 쇄신 등을 통해 조금씩 변화하는 모습을 보여야 한다”며 “또 지금은 일종의 갈등 관리가 필요한 시점이다. 그런 노력들을 대통령과 당대표가 하고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다른 관계자는 같은 날 쿠키뉴스에 “윤 대통령이 한 대표가 요구했던 안들을 사실상 수용했다”며 “이제 그 후속 조치가 얼마나 빠르게 제대로 되는지 지켜봐야 한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