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창현 코스콤 사장이 토큰증권(STO) 법제화 물결 속에 플랫폼 구축 역할을 가장 중요한 과제로 꼽았다. 자본시장의 급격한 변화를 불러올 내년 대체거래소 출범에도 철저히 준비하기로 했다.
윤 사장은 이날 서울 여의도 코스콤 본사에서 열린 취임 100일 기념 기자간담회에서 “올 9월 취임했는데 벌써 100일을 맞이했다. 아직도 좀 어색하긴 하지만, 역할에 충실하기 위해 열심히 노력하고 있다”며 “국회에 가기 전부터 금융 전문가, 교수로 활동하면서 코스콤에 대해 관심 있게 지켜봤다. CEO 역할을 수행하게 되어 영광으로 생각한다”고 말했다.
코스콤은 지난 1977년 증권회사와 유관기관이 공동 이용할 목적으로 설립된 증권 전산 전문회사다. 국내외 증권 정보를 수집 및 가공, 판매하고 금융업계의 전산 인프라 구축 및 운용 역할을 주된 사업으로 영위하고 있다.
윤 사장은 새로운 자산 시대에 코스콤이 STO 공동플랫폼 구축에 집중해야 한다고 봤다. 금융기관들이 저렴한 비용으로 STO 사업에 참여할 수 있도록 지원한다는 목표다.
STO는 분산원장(블록체인) 기술을 활용해 자본시장법상 증권을 디지털화한 것을 뜻한다. 증권 제도적 측면에서 실물 증권과 전자증권에 이은 새로운 발행 형태다. 다만 한국에서는 현재 규제 샌드박스를 통해 제한적으로 허용된 상황이다.
윤 사장은 비례대표로 제21대 국회의원을 지낼 당시 STO 허용 법안을 발의하는 등 꾸준한 관심을 보여 왔다. 그는 “STO 사업을 직접 챙기고 있고, 이를 위해 지난달 29일 사장 직속 부서인 ‘STO사업추진 TF부’도 신설했다. 좋은 성과를 낼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키움, 대신, 유안타, IBK, BNK증권 등과 MOU를 체결한 상태다. 해당 회사들과 함께 발행·유통 플랫폼을 만들어 관리하는 것부터 시작한다”며 “아직 STO 시장이 얼마나 잘 될지는 지금 확인하기 어렵다. 다만 미술품, 한우, 웹툰, 저작권, 뮤직 등에 대한 다양한 종합투자가 흥미롭게 진행된다면 포트폴리오 다각화 측면에서 충분히 기대된다”고 언급했다.
현재 정치권에서는 STO의 정식 출범을 위한 법안 발의가 이어지고 있다. 제22대 국회에서도 김재섭 국민의힘 의원과 민병덕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STO 법안을 발의했다. 윤 사장은 “여당안과 야당안 두 개가 나와서 정무위원회 법안심사소위원회에서 수정안을 마련하면 통과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윤 사장은 내년부터 출범할 예정인 대체거래소(ATS)와 파생상품 야간시장 체제에 대한 코스콤 대응의 중요성도 언급됐다. 이를 위해 코스콤은 ‘88-66 미션’ 전략을 마련했다는 설명이다. ‘88-66 미션’은 ATS 거래시간(오전 8시~오후 8시)과 파생상품 야간시장 거래시간(오후 6시~다음날 오전 6시)을 뜻한다. 또한 24시간 내내 장애 없이 운영될 수 있도록 가동점검단도 함께 운영할 방침이다.
윤 사장은 “88-66 미션은 ATS가 작동하는 시간이다. 해당 기간 컴퓨터 전산 시스템이 제대로 돌아가게 하는 굉장히 중요한 역할을 코스콤이 해야 할 때”라며 “사실상 하루 종일 돌아갈 수밖에 없는 체제이기 때문에 장애가 발생하지 않도록 역량을 총동원하겠다”고 했다.
이외에도 인공지능(AI) 시대가 도래한 만큼, AI 전환 가속화에도 나선다. 코스콤은 관련 전담조직을 구성하고 사내 인프라 구축에 돌입한 상태다. 또 AI 컨택센터(AICC) 서비스를 확대해 금융사들의 편의성을 높일 예정이다. 근간사업 경쟁력 강화를 위해 파워베이스(PowerBASE)의 5세대 원장시스템 구축을 검토하고, 인증서비스와 데이터 비즈니스도 혁신할 계획이다.
윤 사장은 “복수거래소 체제 전환, 파생상품 야간시장 개설, 디지털 자산 시대 도래, 생성형 AI 확산 등 국내 자본시장 내 다양한 변화가 산적해 있다”며 “이같은 자본시장 대전환기를 맞이해 코스콤은 지난 47년 동안 축적한 기술력과 노하우를 바탕으로 디지털 혁신을 이끌어 국내 자본시장 인프라의 새로운 지평을 열어가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