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상 계엄령 선포·해제로 탄핵 목소리가 높아지자 정치 테마주가 급등세를 보이고 있다. 특히 지난 대선 유력 후보였던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당대표 관련 테마주가 기승을 부린다.
6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5일 오리엔트정공은 전 거래일 대비 30% 급등한 1911원에 장을 마감했다. 같은 기간 동신건설과 에이텍은 29.83%, 29.99% 오른 3만5250원, 2만4400원으로 상한가 행진을 선보였다. 이스타코, 에이텍모빌리티, 일성건설 등도 각각 17.49%, 21.41%, 13.58% 뛴 급등세로 거래를 마쳤다.
이들 종목의 공통점은 시장에서 정치 테마주로 분류됐다는 점이다. 정치 테마주는 유력 정치인과 혈연·학연·지연이 있거나 정책 수혜를 기대할 수 있는 종목을 말한다. 이날 급등한 종목들은 모두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당대표와 직간접적인 연결 고리를 지녔다.
구체적으로 에이텍은 최대주주이자 대표이사인 신승영 대표가 이 대표의 성남시장 시절 성남창조경영 최고경영자(CEO) 포럼에서 운영위원을 맡은 바 있다. 계열사인 에이텍모빌리티도 같은 맥락이다.
오리엔트정공은 과거 이 대표가 오리엔트정공 계열사 오리엔트시계에서 근무한 이력에 테마주로 묶였다. 이 대표는 과거 오리엔트 시계 공장에서 대선 출마를 공식적으로 선언한 바 있다.
동신건설은 본사가 이 대표 고향인 경상북도 안동 소재라는 이유만으로 테마주에 포함됐다. 일성건설과 이스타코의 경우 이 대표의 장기공공주택 공급 공약과 일부 연관성이 있다는 이유로 테마주에 포함됐다.
이들 테마주는 올해 진행됐던 국회의원 총선거 당시에도 일제히 불기둥을 선보인 바 있다. 하지만 폭등했던 주가는 금세 급락세로 전환됐다. 일례로 오리엔트정공은 지난 3월26일 종가 기준 1809원으로 약 한 달 전 대비 29% 급등했다. 그러나 총선 다음날인 4월11일 주가는 1386원으로 23% 급락했다.
테마주들의 실적 상태도 주가 상승의 근거로 부족하다. 일례로 대표 테마주인 오리엔트정공의 올해 3분기 누적 기준 매출액은 1273억원, 영업이익은 11억원이다. 매출액은 전년 동기 대비 소폭 늘었으나 영업이익은 41.65% 급감했다.
금융당국과 투자업계는 테마주들이 급등할 때마다 항상 투자 주의를 경고한다. 전날 이복현 금융감독원장도 금융상황 점검회의를 통해 이상징후를 보이는 정책·정치 테마주에 대해 정밀 분석을 실시하고, 투자자 피해 우려 시 소비자경보를 발령하겠다고 밝혔다.
이효섭 자본시장연구원 금융산업실장은 “수익성을 확실히 보장하는 종목이 아니고서는 섣불리 테마주에 투자하는 방법은 매우 위험하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