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니클로 따라잡는 토종 스파브랜드…탑텐, 1조 클럽 앞뒀다

유니클로 따라잡는 토종 스파브랜드…탑텐, 1조 클럽 앞뒀다

탑텐, 올해 매출 1조원 넘길 듯…유니클로와 비슷
“스파브랜드 성장 무서워, 유니클로 변화 필요”

기사승인 2024-12-08 06:00:08
서울에 위치한 유니클로 매장. 사진=심하연 기자

국내 토종 스파브랜드들 성장세가 무섭다. 매장 수를 늘리고 전략을 다양화하며 ‘업계 1위’ 유니클로 뒤를 바짝 뒤쫓고 있다. 신성통상이 운영하는 탑텐은 ‘노재팬’ 이전 매출을 완전히 극복하지 못한 유니클로의 매출을 거의 따라잡았다.

8일 업계에 따르면 국내 스파브랜드 매출은 모두 상승하고 있다. 최근 매장을 공격적으로 확대하고 있는 무신사 스탠다드는 지난 10월 오프라인 매장 월 매출이 최초로 100억원을 넘어섰다. 올해 무신사 스탠다드는 오프라인 매장에서만 매출 1000억원을 기록할 것으로 보인다.

이랜드월드가 운영하는 스파오는 올해 1월부터 지난달 10일까지 매출이 지난해 동기 대비 25% 증가했다고 전했다. 지난해 4800억원의 매출을 올린 스파오는 올해는 6000억원을 넘길 것으로 보고 있다. 패션업계 불황이 이어지며 삼성물산 패션이나 한섬, 정통 패션 기업들이 고전하고 있는 가운데, 가성비를 내세운 스파 브랜드만 살아남고 있는 모양새다. 

탑텐은 유니클로와의 격차를 거의 좁혔다. 탑텐은 지난해 매출이 9000억원 수준으로 매장 확장세를 고려했을 때 1조원 이상 매출을 달성할 것으로 예상된다. 점포 숫자도 지난 2020년 400개 수준에서 현재 700개 이상으로 늘었다.

탑텐은 에이지리스 전략과 제품 원단 혁신을 통해 성장 가도를 달리겠다는 설명이다. 올해엔 에센셜 라인과 여성 물량을 늘려 2017년 38%였던 여성 라인 비중을 52%까지 확대했다. 또 애슬레저 라인인 ‘밸런스’와 키즈를 위한 ‘탑텐 베이비’를 선보이며 전 연령대가 입는 ‘에이지리스 브랜드’ 이미지를 굳히며 매출을 늘려 갔다.

탑텐 관계자는 “현재 품질 향상을 위해 내부적으로 연구개발(R&D)을 강화하며 소비자들의 니즈를 선제적으로 파악해 제품을 개발하는 전략을 펼치고 있다”며 “특히 1~2년 전부터 사업부의 디자인 MD와 콘셉트 협의를 통해 차별화된 소재를 연구 개발하고, 모든 소비자가 만족할 수 있는 ‘굿웨어’ 제품을 선보이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탑텐이 가진 소재 지식을 바탕으로 글로벌 원사·원단업체와 협력해 신성통상만의 독창적인 원단을 개발해 최고의 제품을 만들겠다는 목표를 가지고 있다”고 덧붙였다.

현재 국내 스파 브랜드 매출 1위는 유니클로다. 유니클로를 운영하는 에프알엘코리아의 지난해 회계연도 기준(2022년 9월~2023년 8월) 매출과 영업이익은 각각 9219억원, 1413억원으로 집계됐다. 일본 불매운동에 이어 코로나19를 겪으며 하락한 매출 회복에 전념하고 있지만, 아직 노재팬 사태 이전 수준으로 끌어올리지는 못했다. 일본 불매운동 이전인 2018년(2018년 9월~2019년 8월) 회계연도 기준 유니클로의 매출은 1조3781억원이었다.

이런 상황에 최근 에프알엘코리아는 대표까지 교체했다. 업계에서는 대표 교체 시기와 이유에 대해 의문을 표하는 상황이지만, 롯데그룹 관계자는 “기존 정현석 대표는 승진을 하면서 백화점 사업으로 이동했다. 보직에서 물러나거나 하는 개념은 아니”라며 “신임 대표의 운영 계획 등은 현재로서 말하기 어렵다”고 설명했다.

업계는 유니클로가 국내 스파브랜드 시장에서 이렇다할만한 성과를 내지 못했다고 평가한다. 패션업계 관계자는 “현재 유니클로가 일본 불매 운동의 영향을 벗어나긴 했지만, 국내 스파브랜드도 이전에 비해 가파르게 성장하고 있다”며 “게다가 무신사 스탠다드 등 신생 브랜드까지 생기는 상황”이라고 전했다.

이어 “스파브랜드 업계 자체가 커졌기 때문에 유니클로도 매출 회복이 가능했던 것”이라며 “지금같은 때에 눈에 띄는 차별화 전략을 세우지 않으면 국내 스파 브랜드에게 밀릴 수 있다”고 덧붙였다.

유니클로는 “유니클로는 이전과 마찬가지로 고객에게 최선의 상품과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며 “매장 수 확대 등과 관련해서는 현재 구체적으로 정해진 바는 없다”고 전했다.
심하연 기자
sim@kukinews.com
심하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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