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경북지역 국민의힘 소속 국회의원들이 지난 7일 윤석열 대통령 탄핵소추안 표결에 전원 불참하면서 시민들의 분노가 커지고 있다.
비상계엄 해제 요구안 처리 때에도 김형동, 우재준 의원 단 2명만 참석한 데 이어 대통령 탄핵소추안 의결에는 집단으로 불참했다.
특히 리얼미터 여론조사 결과, 대구경북에서도 윤 대통령 탄핵 찬성 여론이 66.2%로 나타나 지역 국회의원들의 행보와 괴리를 보이고 있다는 지적이다.
TK 지역구 국회의원들은 모두 국민의힘 소속으로 이날 당론에 따라 김건희 특검법 표결에는 참석한 뒤 탄핵소추안 의결 직전 본회의장을 빠져나갔다.
대구경북 국민의힘 의원들은 공식 입장은 자제한 채 몇몇 의원들만 자신의 SNS를 통해 입장을 전하고 있다.
권영진 의원은 비상계엄 해제 투표 불참 이후 의원회관에서 숙식하며 고민한 끝에 탄핵보다는 다른 해법을 모색해야 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우재준 의원은 비상계엄 선포가 잘못됐음을 인정하면서도 탄핵에는 반대 입장을 밝혔다.
유영하 의원은 “기권도 의사표시의 방법”이라며 “당론이 정해지면 당 소속 의원으로서 따르는 것이 당연하다”고 설명했다.
이에 대해 상당수 시민들은 윤 대통령의 탄핵은 불가피하며, 특히 탄핵소추안 표결 불참은 국민의 대리인으로서 신의를 저버린 행동이었다고 비판했다.
지역 국회의원 SNS 댓글에는 “계엄령을 휘두르는 대통령을 지킨 국회의원”이라는 비난과 함께 “당의 배신자가 되지 않기 위해 국민의 배신자가 되는 선택”이라는 날카로운 반응을 보였다.
또 “왜 여당의원들께서는 몇몇 의원을 제외하고는 꿀먹은 벙어리들 같다”고 비판하기도 했다.
대구 신천동에 사는 한 시민은 “시민의 뜻은 외면한 채 밥그릇 챙기기에 급급한 지역 국회의원들의 모습에 크게 실망했다”고 했고, 경북 포항시에 거주하는 한 시민은 “윤석열 내란죄 의혹을 국민의힘 TK 국회의원들이 앞장서 덮고있다”며 깊은 한숨을 내쉬었다.
반면, 일부 시민들은 “이미 탄핵을 겪은 국민들은 트라우마가 짙다”면서 “응원한다”, “잘 수습하길 바란다” 등의 메시지를 남기기도 했다.
윤석열 대통령의 탄핵소추안 표결이 부결된 이날 ‘보수의 심장’ 대구에서도 촛불 물결이 일었다.
대구경북 85개 시민사회단체로 구성된 ‘윤석열 퇴진 대구시국회의’는 대구 중구 동성로에서 대규모 집회를 개최했다. 시민들은 추운 날씨에도 불구하고 윤 대통령 퇴진을 요구하는 구호를 외치며 항의의 목소리를 높였다.
탄핵소추안 표결이 무산되자 시민들은 “내란수괴 공범 정당”, “국민의힘 해체하라”, “국민의 배신자” 등의 구호를 외치며 분노를 표출했다. 집회 참가자들은 국민의힘 대구시당사로 행진한 뒤 당사를 에워싸고 “탄핵에 동참하라”고 요구했다.
한편, ‘윤석열 퇴진 대구시국회의’는 앞으로도 윤 대통령 퇴진을 촉구하는 집회를 이어갈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