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J온스타일-케이블 TV’ 극한 대립…책임공방 ‘팽팽’

‘CJ온스타일-케이블 TV’ 극한 대립…책임공방 ‘팽팽’

기사승인 2024-12-10 01:40:11
연합뉴스

사상 초유의 홈쇼핑 ‘블랙 아웃’(방송 송출 중단) 사태를 둘러싼 케이블TV업계와 CJ온스타일 간 갈등이 격화되고 있다. 이번 사태가 장기화될 조짐을 보이면서 홈쇼핑 업계 전반으로 확산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10일 업계에 따르면 CJ온스타일은 연초부터 이어온 송출 수수료 협상이 결렬된 데 따라 지난 5일 자정부터 딜라이브와 아름방송, CCS충북방송에 대한 방송 송출을 중단했다. 홈쇼핑 업체가 수수료 갈등으로 방송 송출을 중단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양측은 번갈아 가며 서로 주장을 반박하는 입장문을 내며 첨예하게 대립하고 있다. 한국케이블TV방송협회(이하 협회)는 전날 입장문을 내고 “CJ온스타일은 유료방송 산업 30년 역사상 전례 없는 일방적인 송출중단의 책임을 종합유선방송사업자(SO)에게 전가하고 있다”라며 “‘홈쇼핑 방송채널 사용계약 가이드라인’을 위반한 사례들이 다수 확인되고 있다”고 밝혔다.

협회는 “CJ온스타일이 제안한 복수의 협의안은 △8VSB 가입자 제외 △데이터홈쇼핑 송출 중단 후 채널 이동 △50% 이상의 송출수수료 인하 등 SO(종합유선방송사업자)가 현실적으로 수용하기 어려운 조건”이라고 지적했다.

이에 CJ온스타일 관계자는 “협회가 마치 케이블TV 전체에 송출을 중단하는 것처럼 사실을 왜곡하고 확대하고 있어 유감”이라고 밝혔다. 

CJ온스타일 측은 입장문을 통해 “당사는 케이블TV 3개 사가 주장하는 극단적 협상안을 제시하지 않았다”며 “홈쇼핑 방송 채널 사용계약 가이드라인에 명시된 대가산정요소를 기반으로 복수의 협의안을 제안했다”고 했다. 이어 8VSB 가입자 제외 협상안 외에도 추가안을 제안하는 등 계약 갱신을 위해 적극 노력했다고도 강조했다. CJ온스타일은 또 지난해 3월 개정된 가이드라인의 가입자 수 산정 기준은 ‘이용자 수’로 변경됐으나 케이블TV 업계가 자료를 주지 않았다고 반박했다.

그러나 협회는 새 가이드라인에서도 가입자 수 산정 방식에 본질적인 변화는 없으며, ‘이용자 수’와 ‘단자 수’가 다르다는 주장도 근거가 부족하다고 전했다.

이처럼 양측 갈등이 심화되는 이유는 송출 수수료에 따른 수익성 악화에 있다. 홈쇼핑 업계는 이커머스를 비롯한 플랫폼과의 경쟁으로 수수료 지급 여력이 줄었고, 홈쇼핑사의 수수료에 의존하는 SO측은 홈쇼핑 측의 수수료 인하 요구를 거부하고 있는 상황이다.

실제 홈쇼핑 7개 법인(GS샵·CJ온스타일·현대홈쇼핑·롯데홈쇼핑·NS쇼핑·홈앤쇼핑·공영홈쇼핑)의 지난해 전체 매출은 5조5577억원으로 전년(5조8721억원) 대비 5.4% 감소했다. 이 가운데 송출수수료의 비율은 71%에 달했다.  

반면 홈쇼핑 업계의 송출수수료는 지난 10년간 1조원 가까이 늘었다. 한국TV홈쇼핑협회에 따르면 2013년 1조374억원 수준이던 송출수수료는 지난해 1조9375억원까지 뛰었다. 
 
양측 이견이 좁혀지지 않자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주 1회 열던 홈쇼핑 대가검증협의체를 수시로 열기로 했다. 과기정통부는 송출 중단 다음 날인 지난 6일에도 협의체 회의를 열고 중재에 나섰다. 그러나 과기정통부가 당장 방송 송출을 중단할 수 있는 권한이 마땅치 않아 사태는 장기화될 것으로 관측된다.

이와 관련해 과기정통부 관계자는 “이번 송출 중단 사태가 발생한 데 대해 엄중히 생각하고 있다”며 “협상 과정에서 가이드라인 준수가 충분히 됐는지 살피고, 절차에 따라 필요한 검증을 적극적으로 해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대가검증협의체를 통해 검토해서 필요할 경우 시정명령도 고려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김한나 기자
hanna7@kukinews.com
김한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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