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인형 국군 방첩사령관이 ‘12·3 비상계엄 사태’와 관련해 경찰 국가수사본부(국수본)에 피의자 신분으로 소환을 통보받았다. 다만 여 사령관은 계엄 관련 사전기획설에 대해 강하게 부인했다.
9일 국수본 특별수사단은 여 사령관에게 피의자 신분으로 출석을 통보, 소환 날짜를 조율하고 있다. 여 사령관은 계엄령 선포 직후 정치인 등 주요 인사 체포 시도 등에 주도적 역할을 한 것으로 의심받고 있다.
다만 여 사령관은 같은 날 입장문을 통해 “방첩사가 (비상계엄을) 사전기획하고 준비했다는 부분은 전혀 사실이 아니다”라며 “(계엄 당시) 부대 출동은 새벽 1시가 넘어서였고 국회나 선거관리위원회 근처까지 가다가 복귀했다. 이것은 방첩사가 계엄령을 사전에 알지 못했다는 것을 방증한다”고 주장했다. 이어 “방첩사는 기무사 해체 트라우마로 부대원 모두가 계엄령에 모두 민감하다”며 “만약 사령관이 미리 알고 준비했다면 시작 전에 모두 노출된다”고 거듭 강조했다.
자신이 군 사령관으로서 책임을 지겠다는 언급도 있었다. 여 사령관은 “사령관으로서 행한 행동에 대해서는 엄중히 책임을 지겠다”면서 “그 과정에서 제 지시를 따를 수밖에 없었던 부대원들에 대해서는 군 명령계통의 특수성을 감안해 저에게 모든 책임을 물어주시기를 바란다”고 이야기했다. 이어 “저는 수사 과정에서 투명하고 소상하게 저와 방첩사가 이번 비상계엄 과정에서 한 역할과 행동에 대해 사실대로 밝힐 것임을 약속드린다”며 “국민 여러분과 방첩사 부대원에게 심려를 끼쳐 드려 너무나도 죄송하다”고 덧붙였다.
국수본은 이날 이상민 전 행정안전부 장관도 피의자 신분으로 소환 통보했으며, 이진우 수도방위사령관에게도 출석을 통보했다. 이 전 장관은 불법 계엄을 사전 모의하고 옹호했다는 혐의를 받았으며, 이 사령관은 계엄 선포 직후 윤 대통령으로부터 상황을 묻는 전화를 받았다고 공개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