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대통령이 모교인 충암고등학교 교장이 도를 넘는 비난에 학생들이 괴로워하고 있다며 자제를 호소했다.
이윤찬 충암고 교장은 9일 국회 교육위원회에 출석해 “(학생들이) 거리를 다니면서 인근 학교 친구들로부터 많이 놀림을 받는다. 식당이든 거리든 어른들이 조롱 투의 말을 하니까 많이 부끄러워하고 괴로워한다”고 말했다. 이어 “뉴스에서 ‘충암파’가 이야기되면서 지탄의 대상이 되는 사실에 대해서도 학생들이 힘들어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함께 국회에 출석한 오세현 충암고 학부모회장도 “(재학생들이) 친구들 사이에서 ‘네가 지금 교육을 받으면 윤(대통령)처럼 되지 않을까’라는 비아냥을 듣고 있다. 지나가는 어른도 ‘충암은 절대 안 된다 쯧쯧쯧’이라고 말한다”며 “아이들이 안정적으로 학교를 다닐 수 있게끔 도와주셨으면 감사드리겠다”고 호소했다.
계엄령 선포 후 학교에 항의가 쏟아지고 있는 상황도 언급됐다. 이 교장은 “(계엄령 선포 이후) 한 이틀간 100통 정도 학교로 항의 전화가 왔다”며 “지난 6일에는 20통 정도 왔다”고 이야기했다. 욕설과 함께 ‘도대체 충암고는 어떤 학교이길래 이런 선배가 나왔느냐’, ‘학교 폭파해라’ 등의 질타가 있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충암고는 지난 6일 학생들이 예기치 않은 피해를 볼 가능성을 우려해 교복 대신 사복 착용을 허용하는 가정통신문을 배포하기도 했다.
이 교장은 “(계엄 관련자들은) 40여년 전 졸업생들”이라며 “아이들과 한 번도 실제로 만난 적도 없고 교직원과도 단 한 번 연락을 하거나 관계를 형성한 적도 없다”고 강조했다. 이어 “어떤 홍보물이나 홈페이지 등에서 대통령을 배출한 학교라고 자랑한 적도 없다”며 “이걸 활용해서 예산을 따온다는 행위는 단 한 번도 꿈꿔보지 않았다”고 말했다.
충암고는 윤 대통령과 김용현 전 국방부 장관, 이상민 전 행정안전부 장관, 여인형 방첩사령관 등 비상계엄 사태 주동자로 거론되는 이들의 모교다. 이로 인해 언론에서는 이들을 두고 ‘충암파’로 지칭하기도 했다.